8·2대책이 발표 1년을 맞은 가운데 서울 주택시장이 다시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지난달 박원순 서울시장이 불지핀 서울 여의도와 용산 일대의 아파트 시장은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으며 가격도 초강세입니다.

-. 강남권의 일부 재건축 단지들도 저가 매물이 팔린 뒤 호가가 올라 추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요?

=. 이 때문에 지난해 한여름 휴가철에 기습적으로 내놨던 '8·2대책'의 약발이 다하고 1년 만에 또다시 시장 안정을 위한 여름 대책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2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택시장 안정에 역점을 두겠다"고 경고한 것도 사전 구두개입을 통해 추가 상승을 막아보겠다는 의지입니다.

-.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아파트·단독·연립 등 포함)가격은 전월 대비 0.32% 상승했다죠?

=. 6월(0.23%)에 이어 두 달 연속 오름폭이 확대된 것입니다. 이 가운데 아파트는 0.34%로 전국 광역 시·도 기준으로 가장 상승폭이 컸습니다. 지방의 아파트값이 지난달 0.33% 하락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뛰기 시작한 것은 급매물이 해소되고 있어서입니다.

하반기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됐던 보유세 개편안에서 증세 대상이 초고가주택·다주택자에 집중되자 보유세 인상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택을 중심으로 매수 대기자들이 매수에 나선 것입니다.

-.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4월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이후 급감하기 시작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6월 4천800건까지 줄었다가 지난달 다시 5천638건으로 거래량이 증가했다면서요?

=. 물론 지난해 7월 거래량(1만4천460건)에 비해서는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한동안 관망하던 매수자들이 다시 집을 사기 시작했다는 것에 정부는 긴장하고 있습니다.

주택거래신고일이 계약후 60일인 것을 감안하면 통계상 비수기인 8월과 9월까지 거래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의 대규모 개발계획은 꿈틀거리기 시작한 서울 주택가격 상승세에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 서울 여의도는 지난달 초 박원순 서울시장의 '신도시급 통합개발' 발언 이후 매물이 일제히 자취를 감췄다죠?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대규모 개발은 정부 협의가 필요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으나 곧바로 박원순 시장이 도시계획입안권은 시에 있다며 맞받아치면서 시장의 기대감은 현재까지도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일대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호가는 최근 한 달 새 1억∼2억원 가량 오른 채 매물이 없어 거래를 못 할 정도입니다. 또한 서울 용산구는 미군기지 호재에다 서울시가 서울역까지 연계한 개발 마스터플랜을 이달 중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 용산 한강로·문배동 일대 아파트 단지는 최근 한 달 만에 호가가 1억∼2억원가량 올랐다면서요?

=. 최근에는 동부이촌동까지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이곳은 박원순 시장이 여의도·용산 통합개발을 언급한 이후 거래가 크게 늘고 호가도 5천만∼1억원 정도 상승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용산 한남뉴타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한남3구역의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승인했습니다.

한남 3구역 시세는 현재 소형 지분의 경우 3.3㎡당 1억∼1억2천만원에도 매물이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입니다.

-. 강남권은 보유세 개편안 발표 이후 재건축 재료가 있는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죠?

=.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지난 6월까지 1건만 팔릴 정도로 거래가 없다가 지난달 보유세 개편안 공개 이후 15건의 급매물이 팔리면서 호가가 1억∼2억원 올랐습니다.

이 아파트 112㎡는 지난 6월 15억5천5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7억1천500만원에 팔린 뒤 거래가 멈췄습니다. 현재 호가는 18억5천만원 이상에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초 최고 19억원에 팔린 것을 고려할 때 양도세 중과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악재로 3억5천만원 가까이 떨어졌던 시세가 다시 전고점을 향해 뛰고 있는 셈입니다.

-.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101㎡가 최근 16억5천만원에 팔리며 한 달여 전보다 2억원이 올랐다면서요?

=. 이 아파트는 재건축 추진위원회 측에서 정비계획 통과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일부 주민들은 1대 1 재건축 추진을 주장하면서 재건축 재료가 거래 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금주 들어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로 접어든 데다 최근 가격 상승에 추격 매수를 부담스러워하는 매수자들도 늘고 있어서 가격이 계속해서 오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 정부는 그러나 최근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움직이는 것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죠?

=. 강남 아파트값 상승세는 서울 인근 지역은 물론 분당·위례·하남 등 수도권 신도시로 가격 상승세가 확인할 수 있어서입니다. 강남 아파트값이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일 경우 추가 규제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국토부는 시장 모니터링을 확대해 과열이 확산할 경우 투기과열지구나 청약조정지역 등을 추가 지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 전문가들은 중앙 정부와 지자체 간 정책 '엇박자'가 문제라고 말한다면서요?

=. 지난해 8·2대책 발표로 움찔했던 강남 재건축 가격이 하반기에 급등했던 것도 서울시가 9월 잠실 주공5단지의 '52층' 허용이 도화선이 됐고, 이번 서울 집값 불안도 보유세 개편안 발표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 여의도와 용산이라는 요지에 대규모 개발계획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투자 심리가 살아난 영향이 크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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