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남북고위급회담을 이틀 앞둔 11일 회담 대비에 분주한 모습인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정상회담 개최 문제가 13일 고위급회담에서 다뤄지기 때문입니다.

-. 남북 정상이 4·27 판문점선언을 통해 '올가을 평양에서의 남북정상회담'에 합의한 만큼 세 번째 정상회담이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열리고, 무엇을 논의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요?

=. 특히 예정대로 가을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 종전선언으로 가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질 전망입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청와대가 가장 시급하게 생각하는 것이 종전선언인가'라는 물음에 "종전선언도 판문점선언 합의 중 하나여서 그것을 포함해 남북이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정전협정 체제에 마침표를 찍는 평화협정으로 가는 과정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정치적 선언인 종전선언이 북한의 비핵화 완료 전 시점에서의 대북 안전보장 조치임을 고려하면 이는 남북 정상이 반드시 논의해야 할 내용이라죠?

=.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도 판문점선언에 '남과 북은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한다'고 명시한 만큼 누구보다 종전선언을 끌어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성과를 내놔야 하는 처지여서 6·12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종전선언 카드'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고위급회담에서 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하자'는 북한의 제안 역시 종전선언을 앞당길 수 있는 긍정적 요소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제의를 두고 "우리의 관측일 뿐"이라면서도 "이른 시점에 뭔가 필요성이 있어서 만나자고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면서요?

=. 이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두고 모종의 진전이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해석으로 보입니다. 이른 시일 내 종전선언 문제를 마무리하고자 하는 청와대와 정부로서는 이러한 북한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정상회담 시계'가 빠르게 돌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변수들을 어떻게 제어하느냐입니다. 청와대가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등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는 이유입니다.

-. 당장 북한은 지난 9일 한 달 만에 내놓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서 선(先) 비핵화 조치를 촉구해 온 미국의 요구를 거부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죠?

=.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핵 프로그램 폐기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했지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이 실질적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북한을 보는 미국의 의구심은 여전한 상태입니다.

즉 북미 양측이 '비핵화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나아가 종전선언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북한이 10일부터 외국인 단체관광객 입국을 전격 중단함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가능성까지 제기돼 고차방정식의 미지수가 늘어난 형국입니다.

-. 남북미가 구상 중인 종전선언 프로세스에 중국이 참여하고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 '중국 변수'가 급부상한다면 문 대통령의 '중재자' 내지 '촉진자' 역할이 더욱 정교해져야 한다고요?

=. 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종전선언) 이야기가 잘 된다면야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확실한 것은 비핵화 단계를 여기까지 끌고 온 주인공이 문 대통령인 만큼 교착 국면인 현 상황을 풀 중재력 역시 문 대통령에게 기대된다는 점입니다.

오는 9월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전후한 시점에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문 대통령도 또 하나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가을 남북정상회담에 포커스를 맞추는 모습입니다. 애초 문 대통령은 다음 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불참하기로 했습니다. 개막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합니다.

-. 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개막식 초청장을 받은 김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는 데다, 남북단일팀 참가 등의 이벤트가 있기는 하지만, 아시안게임은 오롯이 비핵화와 종전선언 이슈에만 집중하는 회담을 하기에는 부적절한 탓도 있어 보인다죠?

=. 따라서 청와대로서는 남북 정상 간 세 번째 만남을 마냥 서두르기보다는 구체적인 성과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활발한 물밑 접촉과 중재 움직임이 있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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