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한국 공연장에는 세계 클래식 팬들이 열광하는 스타 피아니스트 공연이 줄줄이 예정됐습니다.

-. 우선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폴란드 출신 크리스티안 지메르만(62)이 오는 10월 19일 15년 만의 내한 공연을 연다고요?

=.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지휘 에사 페카 살로넨)와 함께 번스타인 교향곡 제2번 '불안의 시대'를 연주합니다. 그의 내한은 지난 2003년 이후 두 번째입니다.

지메르만은 까다롭고 예민한 성격으로 악명 높지만, 무결점에 가까운 연주를 선보이며 세계 최정상급 피아니스트로 군림합니다.

-. 콘서트홀 소음과 피아노 음향에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이는데, 고전·낭만 곡 연주 시엔 자신의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들고 세계 공연장을 누비는 것으로 유명하다죠?

=. 이번 프로그램은 탄생 100주년을 맞은 번스타인 작품이라 별도 피아노 운반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최 측인 마스트미디어 관계자는 "피아노 운반에 관한 계약 조항은 아직 없다"며 "공연장 피아노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의 독특하고 예민한 기질 때문에 주최 측도 다른 공연보다 더 신경을 많이 씁니다.

-. 그는 2003년 첫 내한 공연장이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무대 천장에 달린 로비 방송용 마이크를 '녹음용'으로 착각하고 마이크 선을 자르려고 해 스태프를 기절초풍시킨 바 있다면서요?

=. 그가 연주하는 번스타인 교향곡 2번 '불안의 시대'는 텅 빈 삶 속에서 신앙과 믿음을 회복하는 과정을 이야기한 W.H. 오든 시를 기반으로 작곡됐습니다.

지메르만은 작곡가가 직접 이 곡 지휘자로 나선 공연에 독주자로 함께했을 만큼 이 작품과 인연이 깊습니다.

-. 예프게니 키신(47)은 오는 10월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네 번째 리사이틀을 연다죠?

=. 네, 그는 한국을 찾을 때마다 다른 클래식 아티스트들과 비교가 불가능한 티켓 파워를 과시합니다. 2006년 그의 첫 내한 공연은 한 달 전 모든 좌석이 매진돼 공연장에 보조 의자가 깔리고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200여 명이 로비에 설치된 화면으로 공연을 지켜보는 진풍경이 연출됐습니다.

2009년 공연 때는 입장권 예매 시작 5시간 만에 전 좌석이 매진됐고 30여 회 커튼콜과 기립박수, 1시간에 걸친 10곡 앙코르 연주 등으로 화제를 뿌렸습니다.

-. 이번에도 공연 넉 달 전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이 매진된 상태라면서요?

=. 키신은 두 살 때 들은 음악을 그 자리에서 피아노로 연주하며 주변을 깜짝 놀라게 한 신동 출신입니다. 12세 때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1988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1990년 영국 BBC 프롬스에 데뷔했습니다.

1990년 카네기홀 100주년 기념공연 스타트를 끊었고, 1992년 그래미상 시상식에 특별 게스트로 나서 세계인이 생방송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연주했습니다. '신동' 출신인 그를 '거장'으로 우뚝 세운 것은 엄청난 연습량과 피아노에 대한 진지한 태도입니다. 그의 이 같은 집념은 외골수에 가깝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입니다.

-.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베토벤 '하머클라비어' 소나타와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를 선보인다죠?

=. 네, 키신은 40대에 들어서면서 베토벤 후기 소나타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후반부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 역시 뉴욕타임즈가 "극강의 테크닉과 풍부한 예술성의 완벽한 조화"라고 극찬한 프로그램입니다.

-. '피아니스트들의 교과서'로 불리는 헝가리 출신 안드라스 시프(65)는 11월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 무대를 연다고요?

=. 그렇습니다. 바흐 스페셜리스트이자 베토벤 소나타 해석의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그는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피아니스트로 유명합니다.

세계적인 음악출판사 '헨레'는 그에게 모차르트, 바흐 악보의 스페셜 에디션 편집을 부탁하기도 했을 정도입니다. 이 악보에는 쉬프가 제시한 운지법은 물론 직접 작곡한 카덴차도 들어 있습니다.

-. 90여 장이 넘는 다채로운 디스코래피를 보유한 쉬프는 그래미상 최우수 클래식 독주 부문상과 앨범상을 비롯한 다수의 상을 받은 바 있다죠?

=. 2011년 동료 예술가들과 함께 헝가리 정부의 집시 차별, 반유대주의에 공개 항의하는 등 사회 이슈에 대해 소신 발언도 내놓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내한 리사이틀에서는 독일 대표 작곡가들의 작품을 두루 선보입니다. 멘델스존 환상곡 F#단조 Op.28,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4번, 브람스 8개의 피아노 소품 Op.76·7개의 환상곡 Op.116, 바흐의 영국 모음곡 등을 선보입니다.

 

▲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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