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표준 양성화 해결되었다는 인식은 잘못…OECD 중 지하경제 비중 여전히 높아”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축소되면 근로소득자와 사업자간 세금 형평성이 악화되고 지하경제가 더욱 활성화돼 경제 전체의 투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은 5일 최근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를 언급한 경제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한국의 지하경제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0%를 넘어 주요 선진국의 3배에 이른다”면서 ”자영업자들의 과표양성화를 위해 도입한 애초 취지가 거의 달성되었다는 정부의 인식이 잘못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열린 ‘제53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 취지가 어느 정도 이뤄진 제도에 대해서는 축소 방안을 검토하는 등 비과세·감면제도 전반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납세자연맹은 즉각 “높은 지하경제 비중하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나 폐지는 있을 수 없다”며 6일부터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반대 서명운동’에 돌입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2018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정산을 한 근로자 1800만명 중 968만명이 22조의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근로소득자들이 연말정산으로 환급받은 금액 중 가장 비중이 큽니다. 

납세자연맹은 “현행 소득세법은 물가연동이 되지 않아 임금이 물가인상률보다 적게 올라 실질임금이 감소되어도 소득세가 증가하고, 임금이 동결되어도 매년 건강보험료 요율이 올라 건강보험료를 더 납부하는 등 가처분소득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다른 선진국과 같이 과세표준을 물가에 연동하는 ‘물가연동세제’를 실시해 불합리한 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연맹은 또“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축소하는 것은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증세를 하는 것으로 근로자가 이에 동의하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담세능력뿐만 아니라 공정한 과세, 세금이 낭비되지 않고 공동체를 위해 사용된다는 정부신뢰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선택 회장은 “근로소득보다 금융소득 등 자산소득을 우대하고, 사업소득과 근로소득의 과표 양성화율 차이를 방치해 세금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이 한국 세제의 가장 큰 문제”라며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는 서민과 중산층 근로자의 삶을 더 힘들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김선택 회장은 “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등 근로자증세를 시도한다면 납세자연맹을 중심으로 근로소득자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에대 기획재정부는 "4월말까지 각 부처로부터 조세감면 의견서를 제출받아 부처협의 등을 거쳐 8월 세법개정안에 포함할 예정"이라며 "세금우대 저축, 신용카드 소득공제 등 개별 조세지출 항목에 대한 정비방안은 현재까지 정해진 바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