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의 재미있는 다문화 이야기 25] 인종, 종교, 문화...그리고 민족 5(종교와 다문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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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의 재미있는 다문화 이야기 25] 인종, 종교, 문화...그리고 민족 5(종교와 다문화 2)
  • (정리)김미연 기자
  • 승인 2019.06.0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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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대표

앞서 종교가 민족종교와 세계종교로 나뉜다고 말했다. 즉, 종교는 처음엔 종족의 탄생신화에서부터 시작되지만, 점차 보편적 세계관을 갖게 되면서 세계종교가 된다. 이렇게 세계 종교가 된 것에는 기독교 계열에는 카톨릭과 그리스정교회, 그리고 개신교가 있으며, 이슬람교가 있고, 그 외에는 불교와 유교(종교라기보다는 생활윤리에 가깝다)가 있다. 

먼저 종교 이전에 형성된 신화를 보자. 신화는 대체로 그 종족의 탄생과 관련있는 수호신들이다. 수메르지역의 안(an) 또는 아누(anu)와 엘릴, 엔키 등의 신들과 그리스 로마신화의 제우스, 미트라 등의 신들이 그들이다. 이들처럼 인격화된 신이 있는 반면, 동식물을 상징으로 하는 토템신화도 있다. 우리나라의 곰과 호랑이, 거란과 투르크의 늑대, 로마의 늑대 등이 그것이다. 

이 인격화된 신이든, 토템신화든 모두 종족의 시원과 관련이 있다. 즉, 그 종족이 탄생하고 타 종족과 구별되고, 지속되어나가는 것에 대한 수호신 역할을 한다. 주로 원시시대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모든 사물에는 신이 존재한다는 범신론적인 경향이 짙다. 이런 범신론적 경향은 농경사회일수록 강력하고, 또 자연재해 등이 많은 곳일수록 이를 믿는 경향이 강하다(대표적인 것이 인도의 범신론이고,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은 수많은 귀신이 존재한다).

그 중 인격화된 신의 존재가 탄생한 지역은 수메르문명의 메소포타미아 지역과 이집트, 그리고 그리스 로마이다. 특히 인격화된 신들의 제각각의 역할을 하면서 인간과 환경을 창조하는 이야기는 수메르 문명을 꽃피운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실제 수메르 문명의 여러 신들의 이야기와 신화는 구약성경 등의 통해 지금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수메르 신들의 이야기는 인류 최초 종교라고 일컬어지는 조로아스터교로 이어진다. 수메르신화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신 "아누(안)"는 각각의 신들을 중재하는 역할만 할 뿐이다. 그리고 주로 실제 지배자는 엘릴(바람의 신, 엄격한 통치자 역할)이나, 엔키(지혜의 신, 물의 신으로 자상한 어머니역할)가 담당하고, 바빌론에 와서는 나르둑(키루스2세가 신바빌로니아를 무너뜨릴 때 나르둑을 믿지 않는 왕자와 사제들을 이간질 시켰다)이 역할을 한다.  

그런데, 조로아스터교에서 최고의 신은 "아후라 마즈다"이고, 이는 지혜의 신이자 불의 신이다. 그 아후라 마즈다에서 두개의 영이 나왔는데, 하나는 선한 천사의 역할을 하는 스펜타 마이뉴이고, 다른 하나는 악한 앙그라 마이뉴라고 한다. 이 앙그라 마이뉴의 별명이 샤이틴인데, 이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사탄"이다. 인간은 이 선악의 대결에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이 조로아스터교를 창시한 사람은 조로아스터(짜라투스트라)로 그의 생몰연대에 대해선 bc1300년 즈음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bc600~500년 경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어쨌든 조로아스터교는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문명과 교류하던 인더스 문명을 무너뜨리며 남하한 아리안족의 아케메네스 왕조 지역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메르문명의 신화와 인더스 문명의 신화에 영향을 받고, 아리안족의 정신세계와 연결되면서 만들어진 종교로 보인다. 

이 조로아스터교는 유대인의 유대교와 기독교, 불교에 영향을 주었다. 특히 유일신 사상은 이후 유대교(야훼), 기독교(하나님), 이슬람교(알라, 또는 알루)로 이어지며 세계종교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또한 조로아스터교에서 미래 구원의 신이 "미트라"인데, 이 미트라가 로마에서는 미래의 신이자 주인인 태양신이 되었다.
 
그 태양신의 생일이 우리의 동지(밤이 가장 긴 날)인 12월 25일이며, 로마에서 기독교를 국교로 삼으며 그 날을 예수 그리스도 탄생일로 정한 것이다(크리스마스 유래).
또한 이 미트라는 인도쪽으로 와서는 "메티아"라고 불리웠으며, 이것이 지금에 와서는 구원을 의미하는 "메시아"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 미륵이며, 불교의 미륵신앙은 여기에서 유래가 된 것이다.
(재미있는 다문화 이야기 12 키루스2세 편 참조)

조로아스터교에서 시작된 유목민 종교는 농경민족의 다신교와는 구분되는 유일신 종교를 바탕으로 한다. 또한 선과 악의 분명한 이분법적 구분에 입각하여 생활과 구원이 전개된다. 이는 유목민들의 생활환경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즉, 유목민의 경우 생활 환경이 두 종류로 나뉜다. 가뭄에 의해 대지가 척박해질 때와 비가 와서 풍요로워지는 때, 그리고 그 무리를 이끄는 것도 하나의 지도자에 의해 이끌어진다. 

반면, 농경민족은 대지에 다양한 형태의 곡식이 자라고, 또 다양한 생명들이 자란다. 그 환경에서는 범신론, 또는 다신교적 종교형태가 일반화된다. 수많은 신들이 존재하는 힌두교가 대표적인 농경민족의 종교인 것이다. 범신론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는 불교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하나의 구세주(미륵)을 상정한 것은 불교적 입장에서 보면, 불교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유목민족의 신앙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고대의 종교가 구전 설화에 의존해 전파되다 보니, 전달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각색과 차용이 이뤄진다. 대표적인 것이 수메르 신화와 유대교의 구약이야기이다. 구약의 중요부분은 그보다 수천년 전의 수메르 신화에서 거의 다루어지던 부분이다. 

예를 들어 엔키가 신들을 노동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진흙으로 인간을 창조한 것과 아담을 창조한 것, 그리고 엔키와 지우수드라의 홍수이야기와 노아의 방주이야기, 심지어 두무지와 엔킴두 이야기와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까지...거의 복사판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유대인이 바빌론에 끌려가 노예생활을 하면서, 수메르 신화의 이야기를 접하며 그것을 자신의 종족 신화로 각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렇듯 종교와 종교는 특정인에 의한 창작물이라기 보다는 집단적 의식의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니만큼, 수많은 종교들의 내용이 그 집단에 맞게 각색되고 공유되고 있는 것이다. 다시말해 다른 종교나 신화의 내용이 섞이고, 차용되면서 새롭게 각색되어, 새로운 내용과 모습을 갖추어왔던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의 종교이다. 

그럼에도 세계 종교는 두가지로 뚜렷하게 나뉜다. 하나는 유일신을 중심으로 한 신앙이며, 다른 하나는 범신론에 바탕을 둔 신앙이다. 

먼저 유일신에 바탕을 둔 신앙은 이단과의 끊임없는 투쟁, 즉 파문과 배척의 과정을 걸어왔다. 기독교의 역사에서 그것은 잘 드러난다. 처음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의 성격을 신성으로 할 것인지, 인성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인성과 신성이 결합된 것으로 할 것인지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결국 신성과 인성의 결합을 주장한 네스토리우스파는 파문을 당했고, 쫓겨났다.     

두번째는 마리아를 왜 숭배하느냐를 두고 싸움이 일어났다. 결국 "오직 예수의 존재"를 중심으로 신앙을 전개하고자 한 세력과 신성을 받을 수 있는 인성(마리아)을 존중하려했던 측과 갈라서게 되었다. 그리고 세번째는 보다 이질적인 유대교와 집시들에 대해 마녀사냥이 광범위하게 벌어진 것이다. 즉, 마녀를 색출하고 추방하는 것과 이질적 디아스포라인 유대인과 집시를 색출하고 학살하고 추방하는 것이 결합된 것이다. 
이렇듯 유일신 종교의 역사는 이단과의 끊임없는 사투의 과정이고, 순혈주의적 정통을 세워나가던 과정이었다.

반면, 다신론과 범신론적인 동양의 종교는 이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불교에서도 끊임없는 이단은 탄생했다. 소승불교, 대승불교, 심지어 라마교까지...불교 역시 전파되면서 그 지역의 정서와 정신세계와 교류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이론과 학설, 심지어 불교와 인연이 없는 것들까지 포함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범 불교라는 틀 속에서 다시 포용되었다. 즉 끊임없이 이단이 탄생했지만, 그 이단들이 불교로 포용되고, 그래서 다채로운 불교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어찌보면, 다문화는 서양에서 먼저 진행되었지만, 정작 다문화적 정서와 잘 소통되는 것은 동양의 정신세계이다. 특히 다양한 종교적 전통을 인정하고, 보장했던 다종교 정책은 서양이 아니라 동양에서 일반화된 현상이고 역사였다. 이와 관련해 청나라의 건륭제가 프랑스 신부와의 대담이 눈길을 끈다. 
건륭제는 프랑스 신부에게 이렇게 말했다 한다. "우리는 여러 종교들을 다 함께 보장한다. 하지만 당신들은 다른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당신들을 존중할 수 없다."

<계속...>

PS : 필자는 다문화 운동 초기에 독일 출신이면서 한국인으로 귀화한 이참씨와 대담했던 기억이 있다. 이참씨는 "한국인은 대단히 다문화적이다, 결코 폐쇄적이거나 배타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한국인은 한 집안에서 큰 아들은 제사 지내고, 그 옆에서 여동생은 기도하고, 불공드리지 않냐 이렇게 다양한 종교가 한 집안에서 공존하는 것은 한국이 아니면, 그 어느나라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의미에서, 어찌보면 동양, 특히 한, 중, 일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가장 다문화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김성회 칼럼니스트는 레인보우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한국다문화센터 대표입니다. 김성회 대표는 연세대 민족자주수호투쟁위원장, 제2건국위원회 전문위원과 이인제 국회의원 보좌관, 반기문 팬클럽 '반딧불이' 회장, 한국다문화청소년센터 이사장, 한중경제문화교류센터 이사장 등을 지냈습니다. 김성회 대표는 일찍이 다문화 시민운동을  시작해 국내 최초로 다문화 어린이 레인보우 합창단을 설립하여 운영했으며 각종 다문화관련 행사와 방송출연, 전문패널 등의 활동을 통해 올바른 다문화 정책수립 및 문화 형성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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