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의 재미있는 다문화 이야기 39] 춤과 다문화(문화의 시원...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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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의 재미있는 다문화 이야기 39] 춤과 다문화(문화의 시원...춤)
  • (정리)김미연 기자
  • 승인 2019.06.0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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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대표

현생 인류의 시원은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지만, 전 지구상으로 퍼져가면서 다양한 문화를 소유하게 되었다. 그렇게 생겨난 문화는 그 자리에서 꽃피우기도 했지만, 문화가 전파되면서 원래 있던 자리와는 전혀 다른 곳에서 꽃피우기도 했다. 종교도 마찬가지고, 음식도 마찬가지다. 원래 태어난 곳에서 꽃피운 것들도 있지만, 태어난 곳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 꽃피우고 전통이 된 문화들이 많다. 

그런데, 왜 인류는 다양한 문화를 소유하게 되었을까 일차적으로는 생활 환경의 차이에 따라 인종이 분화되고, 그 생활환경에 맞는 신체구조를 갖게 되면서일 것이다. 두번째는 처음 토템이나 샤먼에서 출발했겠지만, 다양한 자연숭배, 조상숭배, 종족 기원숭배에 따른 종교적 차이로 인해 전혀 다른 문화를 갖게 되었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그 집단의 언어를 포함한 소통방식에 따라 제각각의 문화를 소유하게 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인류는 같은 시원에서 출발해, 지구상의 다양한 생활환경을 만나면서 삶의 방식과 문화가 분화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래서 지금까지 다문화 이야기를 하면서 주로 인종의 문제나 역사, 그리고 종교와 역사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가끔씩 언어속에 숨겨진 다문화 등을 이야기했다. 이번엔 인류 문화의 기원, 아니 소통의 기원인 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춤... 춤은 한마디로 해서 몸짓이다. 그리고 춤처럼 다양한 갈래로 발전해온 예술분야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민속춤에서 현대무용에 각종 댄스, 집단 군무까지...그야말로 춤의 컨텐츠는 무궁무진하고 다양하다. 그리고 춤은 최초의 소통방식이다. 언어를 통해 소통하지 못하는 동물들이 소통하는 방식은 몸짓이다. 그래서 몸짓이야말로 언어보다, 음악보다, 그림보다, 어떤 문화예술보다 앞선 인류의 가장 근원적인 소통방식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태초에 말씀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몸짓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필자는 레인보우 합창단을 이끌고 여러 공연(퍼포먼스)을 보러다니면서 매번 느끼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몸짓이 보여주는 감동이다. 즉, 아무런 언어도, 소통방식도 없는 상황에서 몸짓으로 보여주는 언어는 언어 이상의 소통을 가능케 한다는 것을 느끼곤 했다. 그래서 말하곤 한다. "말은 100명을 감동시키기 힘들고, 노래는 1000명을 감동시키기 힘들지만, 춤은 1만명을 감동시킬 수 있다고." 이것은 몸짓을 중심으로 한 평창올림픽 개막식과 K-POP그룹 노래들로만 나열해논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의 차이를 생각하면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춤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소통방식인 몸짓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요즈음엔 청소년들도 그렇고, 사회인도 그렇고, 노인층도 그렇고 춤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 이미 춤은 k-pop의 핵심 컨텐츠가 된지 오래되었고, 또 일본에서 증명되었듯이 춤은 일반 스트레칭보다 10배 이상의 효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리듬과 몸짓을 맞추려면 그만큼 몸의 감각을 움직이게 되고, 또 뇌를 작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그냥 몸으로만 하는 스트레칭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춤이 갖고 있는 예술성과 미래성은 향후에도 점점 더 증가하면 했지, 결코 줄어들진 않을 것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최근 k-pop에서 춤의 컨텐츠가 강조되어 새롭게 각광받고 있지만, 지금까지 춤에 대해 "기생" "딴따라" "재인" 등의 상념으로 비하적 의식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k-pop에서 춤이 강조되고 있다고 해도, 아직도 우리가 발굴하고, 발전시켜야 할 춤과 컨텐츠는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이야기가 좀 옆길로 샌 것 같은데,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사람들은 춤이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가에 대해 여러가지를 이야기한다. 그 중 하나는 무용이라는 단어의 무(舞)가 무당의 무(巫)에서 비롯된 것이니만큼, 제천의식 또는 제례의식에서 기원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동물들도 짝짓기하거나 구애할 때 몸짓을 하느니만큼 성적인 구애과정에서 춤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하나의 집단을 다른 집단과 구분하기 위한 공동행동, 집단행동의 과정에서 생겨났다는 설이다. 

이같은 세가지 설 중에서 어느하나만 고를 것은 아닌 것 같다. 대략적으로 세가지 모두 춤의 기원을 말해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예를 들어 예전 우리나라의 제천의식에 대한 기록을 보면, 가을 추수가 끝난 뒤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천의식 중에서 "영고"니 "동맹"이니 "한가위"니 하는 의식들이 있었다. 그때 사람들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추수한 것을 가지고 나눠먹고 함께 어울려 놀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춤이 빠질 수 있었겠는가

그때 추어진 춤은 어떤 춤이었을까 
고구려의 "동맹"을 기록한 중국의 사서에 의하면, "남녀가 무리지어 몇날 며칠동안 밤을 새워 춤을 추었는데", "그 춤은 수십인이 앞사람의 뒤를 따르며 앞으로 구부렸다 뒤로 젖혔다 하며 손발을 맞추는데, 그 절주는 마치 고대의 탁무와 비슷하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것만 가지고는 그때의 춤 동작이 어디에서 유래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지금 필리핀이나 중국의 장족의 민속춤에서 그 춤 동작의 원형을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지금 중국의 장족에는 물총새 춤이라는 것이 있다. 또 필리핀에는 닭의 몸짓을 상징하는 민속춤이 있다. 그들 종족들은 모두 새와 닭을 토템으로 가지고 있는 종족들이다. 그래서 장족의 물총새춤은 물총새의 몸짓을 형상화하여 춤을 춘다고 한다. 그렇게 자기 종족의 상징, 기원과 관련한 동 식물들의 형상이나 몸짓을 본딴 것이 민속춤의 원형을 이루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왜 우리가 춤을 추는 것에 대해 "덩실덩실 춤을 춘다"는 표현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리의 상징인 "곰"과 "덩실덩실의 몸짓"을 연관하면 될 것이다. 

이렇게 초기 춤은 집단적 제례의식이나 축제의 과정에서 같은 집단이 같은 몸짓을 공유하면서 소속감을 확인하고, 또 그 과정에서 종족의 토템인 동물의 몸짓을 형상화하고 공유했을 것이다. 우리가 곰이 덩실덩실 춤추는 것을 형상화했듯이. 그 춤동작에는 숭배하는 몸짓도 있었을 것이고, 기분좋아 추는 몸짓도 있었을 것이고, 남녀가 서로 구애하는 몸짓도 곁들여져 있었을 것이다. 

우리의 전통춤인 살풀이 춤도 다르지 않다. 즉, 무당이 귀신(신령)과 소통하면서 추는 몸짓을 형상화하여 소매를 길게 풀고 감는 과정으로 형상화되었을 것이고, 처용무 역시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다시말해 제례의식에서 말로는 통하지않는 신령과 소통하면서 몸짓을 하는데, 그 몸짓의 형상은 그 종족의 토템의 상징인 동물들의 행동을 형상화하는 것이 밑바탕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서양의 포크댄스 등은 신에 대한 제사의식에서 제사의식을 벗겨낸 뒤, 남녀의 구애과정만을 담은 것이다. 즉 하늘에 대한 감사의식이 끝나고 본격적인 마을 축제가 시작되었을때, 남녀들이 서로 짝짓기 구애를 하는 과정이 민속춤으로 굳어진 것이다. 그것은 서양의 춤(dance)의 어원이 '생명의 욕구'를 뜻하는 산스크리스트어 tanha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춤에는 신령을 모시는 종족의 상징스런 몸짓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남녀의 구애와 짝짓기의 몸짓이 함께 있는 것이다. 

세번째로 춤에는 신과 소통하는 몸짓이 있다. 물론 앞에서 무당이 춤을 추면서, 집단이 춤을 추면서 신령과 소통하는 방법으로 그 종족의 상징인 토템을 형상화하였다고 말했다. 여기에 원시적 형태의 종교의식이 아니라, 고급화된 종교의식이 부가되면서 다양한 종교적 몸짓이 춤으로 형상화되기도 했다. 동남아에서 주로 손목과 목, 그리고 머리를 가지고 움직이는 춤이 부처에게 공양을 하는 몸짓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설이 그것이다. 우리의 승무나 유교의 종묘 제레악에 곁들여진 몸짓이 그것이다. 

이렇듯 춤은 제례의식에서 신령과 소통하는 몸짓, 남녀 구애의 몸짓, 그리고 집단을 상징하는 공동 몸짓으로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그 형상은 주로 종족의 토템인 동물의 행동을 형상화한 것에서 출발했고, 그 이후에는 종교적이거나 역사적 과정을 담은 몸짓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생활하면서 하게 되는 노동의 몸짓, 생활 몸짓이 곁들여진 것이다. 우리의 경우 농악이나 각종 지역 공동체의 집단 농무, 등이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또 춤에는 한 명의 개인이 추는 춤이 있고, 파트너와 함께 추는 춤이 있고, 공동체가 하나로 어울어져 추는 춤이 있다. 집단의 군무에는 개인의 춤을 집단이 함께 추는 경우도 있고, 파트너와의 춤을 다함께 추는 경우도 있다. 무당이 추는 춤, 승무춤 등 주로 종교적이고 민속적인 제례의식을 할 경우에는 개인 춤이 많다. 그 다음 축제에서 남녀가 함께 어울려 놀때에는 파트너와 함께 추는 춤이 많고,  농무처럼 노동과 생활에 밀접히 연관된 것은 군무형태를 보인다. 

그리고 지역에 따라 춤이 강조하는 것도 다르다. 예를 들어 주로 상체를 움직이면서 춤을 추는 경우(동양, 특히 인도나 동남아시아는 손과 팔만 사용하는 춤이 많다)가 있으며, 그 반면 하체와 스텝의 리듬을 이용하여 춤을 추는 경우도 있다(서양, 서양은 거의 스텝을 이용한 춤을 춘다. 그 중에서 탭댄스는 가장 극단화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몸의 중간인 허리와 엉덩이를 이용하여 추는 춤도 있다(중동과 폴리네시아 춤, 그리고 아프리카와 남미까지 광범위하다, 브라질 삼바춤, 중동 밸리댄스 등이 유명하다).

그 특징들을 볼 때, 동양의 춤들은 종교적인 제례의식이 강하고, 하층에선 공동체 생활을 하는 집단의 군무가 중심을 이루고 있는 반면 서양의 춤들은 남녀의 구애와 집단적인 놀이를 표현한 춤이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중동과 폴리네시아, 남미 등에서 허리와 엉덩이를 가지고 추는 춤은 성적인 구애과정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듯 춤은 그 종족의 제례에서 나타난 토템의 몸짓과 구애, 그리고 종교와 노동 생활의 몸짓이 더해져 고유의 민속무용으로 정착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런 춤이 종교와 같이 민족 고유의 민속춤이 있고, 세계적 보편성을 띈 춤이 있다. 유대교와 같은 유대인의 종교가 예수 이후에는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하면서 보편종교가 되듯이, 인도의 힌두교가 부처를 만나 보편성을 띈 불교가 되듯이, 민족 고유의 춤도 어느 순간 보편성을 얻게 되면 보편적인 춤으로 전세계인이 즐기게 된다. 

그런데, 동양의 춤처럼 종족이나 종교의 고유한 제례의식과 관련한 춤은 여간해서 보편화되기 힘들다(물론 같은 종교권 안에서라면 얼마든지 보편성을 띨 수 있다). 그래서 일반인으로 확장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다만,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식의 퍼포먼스에서는 강한 메세지를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서양의 춤처럼 축제기간에 남녀가 파트너를 구하는 짝짓기 형태의 춤이나 성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춤은 보편성을 갖추기에 훨씬 수월하다. 그런 이유로 서양식 포크댄스, 라틴댄스 등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서양의 포크댄스가 서양의 제례의식을 제외하고 남녀의 축제와 구애 과정으로 정착되었을 때 보편성을 띨 수 있는 것이고,  흑인들의 영가와 춤에서 출발한 힙합이 보편성을 띠고 세계화된 것, 그리고 남미의 각종 댄스가 세계적 보편성을 갖게 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즉, 그들만의 고유한 "제례의식"을 벗겨내고 남녀의 구애 과정이나 사회문화적 저항의 몸짓으로 일반화되었을때 세계적으로 보편화었던 것이다. 밸리댄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경우 싸이의 말춤이 풍자적이고 재밌어서 전세계에 퍼져나갔지만, 우리 민속 춤이 흑인들의 힙합이나 남미의 라틴댄스처럼 세계적으로 확장된 것은 아직 없다. 방탄소년단(BTS)가 노래에 민속 춤을 섞어 세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얼마나 확산될 수 있을진 미지수다. 왜냐하면, 우리의 춤이 갖는 강점은 강력한 영적 메시지인데, 이것이 일반적인 대중들의 춤으로 다가가기엔 아직 갖춰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처럼 k-pop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상태에서(k-pop 컨텐츠인 춤은 거의 힙합스타일이다) 방탄소년단(BTS) 같은 강력한 메신저가 한국의 전통춤의 춤사위를 곁들인다면, 그 강력한 메시지만큼이나 대중적 파급력은 높을 것이다. 다만, 그때 갖춰야할 것은 그들이 전해줄 메시지와 춤사위가 얼마나 잘 어울릴지, 또 그것을 대중들이 얼마나 잘 이해할지가 관건이다. 문화는 그렇게 어느순간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튀어오르기 때문이다. 싸이의 말춤처럼...!

<계속...> 

김성회 칼럼니스트는 레인보우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한국다문화센터 대표입니다. 김성회 대표는 연세대 민족자주수호투쟁위원장, 제2건국위원회 전문위원과 이인제 국회의원 보좌관, 반기문 팬클럽 '반딧불이' 회장, 한국다문화청소년센터 이사장, 한중경제문화교류센터 이사장 등을 지냈습니다. 김성회 대표는 일찍이 다문화 시민운동을  시작해 국내 최초로 다문화 어린이 레인보우 합창단을 설립하여 운영했으며 각종 다문화관련 행사와 방송출연, 전문패널 등의 활동을 통해 올바른 다문화 정책수립 및 문화 형성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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