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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의 재미있는 다문화 이야기 40] 우리의 성씨에 숨겨진 이주민의 흔적들(한국의 이주민 성씨들)

(정리)김미연 기자l승인2019.06.06 17:11l수정2019.06.0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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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대표

앞서 "재미있는 다문화 이야기"를 연재하며 제일 먼저 우리나라 최대 성씨인 김씨조차 중국 북부의 흉노족 출신으로 한반도에 이주해온 성씨라는 이야기를 했다. 즉, 흉노제국의 선우 아래에는 좌현왕과 우현왕이 있었는데, 그 중 좌현왕의 아들인 김일제가 한무제 휘하의 장군이었던 곽거병의 포로가 되어 노예로 살게 되었다. 노예생활을 하면서 말을 잘 키워 한무제에게 발탁되어 "투후"라는 제후직과 김씨성을 하사받았다는 것이다. ​

그 후 그의 증손이 전한을 무너뜨리고 신나라를 세운 왕망의 외척이었고, 이후 신나라의 반란이 진압될 때 한반도로 이주하여 신라 경주지역으로 넘어오게 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이러한 내용은 삼국사기보다 4백년이 앞선 문무왕 비문에 새겨진 내용일뿐 아니라, 당나라로 시집을 가서 죽은 대당서역고부인묘지명에 새겨진 내용이다. 따라서 김알지의 탄생설화로 시작된 한반도의 김씨의 유래는 오히려 그 이전 한나라와 쟁패를 겨루던 흉노제국에서부터 시작된 셈이다. 

그 외에도 신라 박혁거세를 왕위에 세운 6부족의 성씨(이씨, 배씨, 설씨, 최씨, 손씨, 정씨)도 그 유래에 대한 사서 기록에 의하면, "원래 진나라 근처에서 살다가 난을 피해 동쪽으로 이주해왔는데, 마한의 왕이 경주지역의 땅을 내주어 살게 되었는데, 진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라서 '진한'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따라서 신라 건국의 밑바탕인 6부족도 진나라 북쪽에서 이주한 이주민이었던 셈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이들은 김수로왕 계통의 김해김씨와 김해허씨 계통을 포함하여 한국의 토착성씨로 여겨지고 있다. 이들로부터 갈라져간 각 성씨와 본, 그리고 고려 태조 왕건에게 하사받은 성씨들이 한국 성씨의 주요 뿌리를 형성하고 있음엔 틀림이 없다. 

그럼에도 다문화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기 이전인 2008년에 조사된 한국의 성씨 기록을 보면 286개 성씨 중에서 146개 성씨에서 이주민 성씨가 발견되고 있다. 그 이주민 성씨들이 흘러들어온 것은 주로 중국이었다. 예를 들면, 김씨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이씨에서 전주이씨의 경우 시조 이한은 당에서 건너온 학자로 기록되고 있다(일부에서는 전주이씨의 시조 이한은 당나라에서 건너온 것이 아니라, 경주이씨 계열의 합천이씨에서 갈라져 나갔다고 주장한다). 

위의 전주이씨처럼 146개 이주성씨 중에서는 실제 외국에서 한반도로 이주해온 성씨가 있는 반면, 자신의 조상을 중국의 유명인에게 이어붙이기를 하다보니 생겨난 성씨들도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임씨, 홍씨, 정(丁)씨 등도 그 유래를 보면 당에서 이주해온 성씨라고 하는데, 실제 과정이 그런지는 알 수가 없다. 그 중 가장 많은 것이 당나라 출신 8학사 도래설이다. 

반면 토착 성씨라고 주장하는 성씨들도 토착성씨가 아닌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안씨, 강(康)씨, 사씨, 석(石)씨, 조(曺)씨 등이 그 경우이다. 안씨는 고려중기 안자미 등을 중시조로 하는 토착 성씨인데, 실제는 중국과 베트남에도 똑같은 발음의 성씨가 존재하고, 그 근원은 소그드인(지금의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드)일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성씨의 유래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지역이 중국 장안의 서북쪽에 있는 농산의 서쪽에 있는 농서지역 유래설이다. 영월 신씨 등의 신씨, 성주이씨 계통의 농서이씨, 그리고 영월 엄씨 등이 농서지역에서 유래한 성씨들이다. 또, 역사적 사료에 의해 아예 이주민 성씨로 기록된 성씨들이 있다. 덕수장씨, 우륵김씨, 경주설씨, 평해이씨, 화산 정선 이씨, 태씨 등이 그들이다.  

먼저 이들 중 가장 많은 성씨 인구를 가진 안씨 성을 알아보도록 하자. 
안씨는 2000년 통계청 조사에서 68만명이고, 우리나라 성씨인구의 17위에 달하는 대성씨이다. 본으로는 가장 인구가 많은 순흥(46만명)을 비롯해, 광주, 탐진, 안산, 안동, 수원, 평안, 순천 등이 있다. 유명인으로는 우리나라에 주자학(성리학)을 소개한 '안향'을 비롯해 안중근 등 역사적 인물들도 다수 존재한다. 

그런데, 순흥안씨 대종보에서도 시조 안자미 윗대에 대해 알 수가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 또한 죽산 안씨의 경우 시조의 유래를 당나라 황실의 종실 이국종의 아들 이원으로부터 유래를 찾고 있으나, 신당서 등에는 이국종의 아들이 없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위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듯 안씨의 경우 시조 윗대를 알 수 없거나 당 황실에 이어붙이기를 한 경우, 그리고 당나라 서북쪽인 농서에서 이주했다는 설 등이 존재한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당나라 시대 소그디아지역에 존재한 안식국, 강국 등이 거론되고 있고, 당나라 중기에 반란을 일으킨 안록산과 사사명(안사의 난)이 소그디아의 안식국과 강국 출신이었기 때문에 한국에 거주하는 안씨와 강씨, 사씨들이 소그디아 출신에서 유래된 성씨일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있다. 왜냐하면 소그드인이 한나라시대부터 당나라시대까지 실크로드의 주요 상인이었고, 이들이 신라까지 건너와 교역활동을 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 그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 외 중국 유래설을 갖고 있는 성씨 중에서 "농서지역 이주설"을 갖고 있는 성씨들이다. 대표적으로는 영산(영월) 신씨(辛氏)와 영월 엄씨, 그리고 성주이씨 계통의 농서이씨가 있다. 같은 음을 갖고 있는 신씨는 두 개의 신씨가 있다. 하나는 신(申)을 쓰는 신씨이며, 이들은 고려 개국공신인 신숭겸을 시조로 하고 있다. 이들 외에 또 다른 신(辛)씨가 있는데, 주로 영산(영월)을 본으로 삼고 있다. 

이중 매울 신(辛)자를 쓰는 신씨가 약 8만명 살고 있고, 영월 엄씨(嚴氏)는 14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엄씨와 신씨의 시조는 당나라 현종 때 엄림의와 신시랑이 신라에 음악을 전수하기 위해 "파락사"로 파견되었다가, 당나라에서 난이 일어나 돌아가지 못하고 한반도에 정착한 것을 시초로 삼고 있다. 이들이 가져온 악기와 음악은 신라시대에 '속악'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악기(가야금)는 페르시아의 악기인 창을 기원으로 하고 있다(속악, 최치원).  

그 외에 성주이씨 계통의 농서이씨가 있는데, 농서이씨는 선조가 조선에서 거주하다 중국으로 건너가서 벼슬을 한 뒤 임진왜란 때 명군을 이끌고 들어온 이여송을 시조로 하는 성씨로 알려져 있다. 또 당나라 출신 이씨에는 연안이씨가 있는데, 연안이씨의 시조는 당나라 소정방의 군사 휘하로 있던 이무(李戊)가 한반도에 들어와 신라에 귀화하면서 생겨난 성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태조 이성계의 부하로 만주족에서 귀화한 이지란을 시조로 하는 평해이씨가 있다.   

이외에 이주민 성씨로는 발해 멸망이후 고려에 귀의한 발해 왕가의 성씨인 대씨가 있는데, 이들은 성을 대(大)에서 태(太)로 바꾸고 살고 있다. 그리고 베트남 출신 왕손인 이용상의 후손인 화산이씨가 있으며, 그 종조부인 이양흔을 시조로 하는 정선이씨가 있다. 화산이씨와 정선이씨의 시조는 베트남 리왕조를 개국한 태조 이공은이다. 

그리고 고려시대 원나라 제국대장공주의 호위무사로 고려에 왔다가 귀화하여 고려에서 벼슬을 한 덕수장씨의 시조 장순룡이 있고, 아산장씨(裝氏)는 세종 때 과학자로 유명한 장영실을 시조로 하는데, 그의 아버지는  송나라에서 고려에 귀화한 장인출신이었다. 위구르출신으로 원나라에서 벼슬을 하다 홍건적의 난을 피해 고려에 온 설문(楔文)의 아들 설장수를 시조로하는 경주설씨가 있다(경주설씨는 두개의 성씨가 있는데, 하나는 신라 6부족 중의 하나인 설(薛)씨이고 다른 하나는 위구르출신인 설(楔)씨가 있다). 

이외에 임진왜란 당시 고니시의 선봉장으로 침략했다가, 조선에 귀화하고 왜군과 싸운 김충선을 시조로 하는 우륵김씨(사성김해김씨)도 존재한다. 또 소그드지역의 왕가였던 온(溫)씨 성을 쓴 '바로 온달'과 태종무열왕 김춘추의 호위무사였던 '온군해'도 소그드지역에서 이주해온 사람들로 추측되고 있다. 그리고 흉노의 갈족 계통에서 출발한 충주와 해주를 본으로 하고있는 석씨(石氏)가 있는데, 이들도 소그드출신으로 추측되고 있다(참고로 석탈해의 석(昔)씨는 현재 존재하지 않고 있다). 

근대 들어와서 일본과 대만에서 이주한 성씨를 비롯해 수많은 성씨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참씨의 독일이씨, 하일씨의 부산하씨, 방글라데시출신의 방씨 등 다문화 사회가 되면서 수많은 성씨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심지어 을지씨, 선우씨 등 두글자 성씨도 드믄 한국에서 총 15글자의 성씨까지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한국의 성씨는 2008년에 조사된 286개 성씨를 훨씬 초과하여 5천개가 넘는 성씨가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곧 일본이나 서양처럼 수만, 수십만개의 성씨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매우 높은 것 같다. 

<계속...>

김성회 칼럼니스트는 레인보우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한국다문화센터 대표입니다. 김성회 대표는 연세대 민족자주수호투쟁위원장, 제2건국위원회 전문위원과 이인제 국회의원 보좌관, 반기문 팬클럽 '반딧불이' 회장, 한국다문화청소년센터 이사장, 한중경제문화교류센터 이사장 등을 지냈습니다. 김성회 대표는 일찍이 다문화 시민운동을  시작해 국내 최초로 다문화 어린이 레인보우 합창단을 설립하여 운영했으며 각종 다문화관련 행사와 방송출연, 전문패널 등의 활동을 통해 올바른 다문화 정책수립 및 문화 형성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리)김미연 기자  easypol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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