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영만 건국대 초빙교수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20여년전인 1471년에 신숙주는 일본열도에 관한 책 '해동제국기(海東諸國記)'를 씁니다. 

 그 책은 세종의 명에 의하여 일본에 서장관으로 다녀온 후 30여년걸쳐서 쓴 일본에 관한 제도,지리,풍습등 거의 모든 내용이 집대성된 역작이었습니다. 

 세종의 주변국에 대한 지피지기라는 정신에 입각한 지시였고 그에 부응한 상세한 정보보고서 같은 것이었습니다. 

 신숙주의 재능과 혜안을 아꼇던 성종은 그의 임종을 지킵니다. 미래에 대한 현명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신하에 대한 사랑의 발로였을 것입니다. 임종의 자리에서 성종은 신숙주에게 마지막 유언을 묻습니다.

 성종: 그래, 경은 마지막으로 나에게 할 말이 있소?
 신숙주: 전하, 일본과 친하게 지내십시오.

 그 이후 100여 년간 일본과 교류가 끊어졌습니다. 그 결과 일본은 토요토미히데요시에의해 전국이 통일된 후 1592년 4월17일 15만명의 일본군이 부산포 앞바다에 도착할 때까지 조선은 누구도 그 정황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징비록 첫페이지는 이렇게 신숙주의 유언으로 시작합니다.

 징비록이 씌여진 것은 1604년, 그것을 다시 읽는 2019년 사이에는 515년이라는 간극이 있지만 그당시와 지금의 상황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비록 저만의 느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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