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석 대한테크렌
[이투뉴스/이지폴뉴스]세계 패션의 중심지이며 웅장한 두오모 성당이 있는 장소로 더 잘 알려진 밀라노. 이곳에서 세계적인 태양광발전 관련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에 필자는 의아함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도쿄 의정서가 발효되기 전 기술이전 전문가 그룹회의와 기후변화 특별기금 및 최빈국 기금의 운용 방안이 타결된 곳이 밀라노였다는 사실에 곧 그 의문은 해결됐다.

흔히 그러하듯 전시회나 컨퍼런스를 참가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새로움에 대한 기대와 그것들을 통해 향후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자세를 앙양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여러 해외업체와의 미팅과 전문적 컨퍼런스를 통해 필자가 감지한 것은 크게 세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태양전지(모듈포함)의 미래상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기존의 태양전지 시장은 압도적으로 c-SI(결정질 실리콘)가 전세계 시장을 점유하고 있었다. 물론 이번 전시회에서도 썬파워(모듈효율 19.2%)를 비롯한 c-SI계열 태양전지가 고객들의 시선을 끈 것은 사실이다.

특히 가격적인 부분에서 해결되어야 선제가 있지만 기존의 c-SI보다 약 4~5% 이상의 효율을 자랑하는 썬파워 제품은 미래의 트렌드와 관계없이 현재ㆍ미래의 태양전지 시장의 경쟁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임에 틀림 없었다.

이탈리아 피에로 밀라노에서 ´제22차 유럽 연례 PV Conference & Exhibition´가 지난 7일까지 개최됐다. 사진은 행사가 열린 전시장 전경.


그러나 선진국 유수업체(First Solar, IBC Solar, Sharp, Sanyo등)에서 선보인 a-SI(비결정질 실리콘)과 CIS(Cu(ln, Ga)Se2(CIGSe))계열을 이용한 박막전지(Thin Film)는 기존의 c-SI에 비해 효율은 뒤쳐지나 50분의 1수준 이상으로 두께를 얇게 함으로써 c-SI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는 것을 목표로 향후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둘째는 태양전지의 적용의 급격한 변화를 가늠하는 계기였다는 사실이다. 박막전지의 발달은 기존의 Solar Plant로 대변되는 대규모 발전소보다는 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건물 일체형 태양광 시스템)의 형태의 태양광 발전설비가 강력한 시장으로 예상된다.

실제 선진국시장, 특히 유럽의 경우는 2015년까지 약 30%이상의 시장이 박막전지로 대변되는 BIPV시장으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고층빌딩이 많고 대규모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는 부지가 적은 우리나라에서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태양광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한국시장에서는 LG화학, 이건 창호 등의 몇몇 업체들이 BIPV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단가나 a-SIㆍCIS계열 모듈의 효율성 문제 때문에 아직 시장 확대폭은 예견하기 힘든 실정이다.

유럽의 경우는 2015년까지 약 30% 이상의 시장이 박막전지로 대변되는 BIPV시장으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한 업체가 전시해 놓은 태양전지 모형.


마지막으로 보다 기술적으로 진보된 태양광 시스템의 가시적인 등장에 주목하게 됐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300배~1000배 가량의 고집광형은 Amonix, Solfocus, Isofoton, Solarsystems 등에서 이끌어 왔으며 현재 미국, 스페인 등에서 파이롯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전반사를 이용한 Isofoton의 집광시스템과 프레널렌즈를 이용한 Sharp 집광시스템 등의 고집광 태양전지가 공개된 것은 필자와 같은 참관객들은 설레게 하기에 충분한 요소였다.

문제는 고집광 시스템의 장점인 저렴한 원가가 아직은 20MW이상의 대규모 발전소에 있어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며, 3 혹은 5족 물질을 이용한 셀(GaAs) 가격이 아직까지는 지나치게 높다는 문제가 있다.

닷새에 걸친 전시와 컨퍼런스를 통해 가장 크게 와닿은 것은 BIPV의 시장의 확대에 따른 업체들의 발 빠른 움직임이다. A-SI나 CIS계열의 박막전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대량생산 라인을 갖추는 것이 그것이다.

비록 기존의 c-SI에 효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가격적인 경쟁력과 R&D의 집중을 통해 향후 10년 내에 태양전지 시장을 양분한다는 것이 박막전지 제조사의 목표다. 이는 BIPV시장의 확대에 좋은 환경을 갖은 한국의 태양광 시장 미래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지폴뉴스]   이투뉴스-이상복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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