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측 로비 거부..."너무 앞서가지 마라"

한화측 로비 거부..."너무 앞서가지 마라"
올해 초 연말국회 파행의 책임을 지고 홀연히 떠나간 이부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한화 비자금 사건으로 다시 뉴스메이커가 됐다.

검찰소환을 앞두고 있는 이 전 의장을 지난 30일 오후 만나 이지폴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P1R@기자를 만난 이 전 의장은 “받은 적 없다”는 단호한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름대로 당당함 모습이었지만 잠을 제대로 못자서 그런지 무척 수척해 보였다.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자신의 비서관이 한화측으로부터 돈을 받아 쓴 사실이 확인된 상황이어서 최소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듯했다.

이 전 의장은 자신의 결백을 강하게 주장한다.
그는 "내게 비자금을 전달했다는 김연배 한화그룹 부회장과는 일면식도 없다.”면서 “한화그룹으로부터 어떠한 돈도 받은 일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한화측과의 접촉 사실만은 시인했다. 한화측이 이 전 의장을 상대로 로비를 시도한 것만은 사실로 보인다.

이 전 의장은 “그 당시 중・고등학교 후배이고 언론사 후배인 이모씨(당시 한화그룹 대외홍보팀장)가 찾아와 ‘선배님 어려우신데 돕고 싶다’고 말해 ‘재벌그룹으로부터 도움받는 건 내 정치신념에도 맞지 않고 부담스럽다.’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 전의장은 “나는 맹세코 한 푼도 돈을 받지 않았으니 언론에서 너무 앞서가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전 의장은 또 “언론에 자꾸 얘기하다 보면 오해가 증폭될 수 있으니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면서 “검찰조사가 끝난 뒤 내 입장을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전 의장은 1994년에 국회의원 중 처음으로 소액다수의 후원회를 만들어 깨끗한 후원회 문화를 만든 장본인이다.

또 국민들은 20평대 서민아파트에 20여 년간 살면서, 지난 16대 국회의원 임기 종료를 앞두고 2억원에 가까운 후원금과 의정활동 잔여금을 사회복지법인 등에 기부한 그를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정치인중의 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을 접한 국민들의 충격도 크지만 본인 스스로도 현 상황을 인정할 수도, 감당할 수도 어렵다는 반응이다.

현재 그가 받고 있는 혐의는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 과정에서 3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다.

검찰은 현재까지 이부영 전 의장의 장 모 비서관이 돈을 직접 수수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전의장의 장 모 비서관도 언론을 통해 자신이 돈을 받아 식당개업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장과 인터뷰를 마치고 그를 오랫동안 보좌해온 측근과 잠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돈이 전달된 시점인 2002년 8월경 이 전 의장은 한나라당 비주류로 로비를 받을만한 영향력이 없었다. 또 소관 상임위 소속도 아니었는데 무슨 이유로 이 전 의장에게 로비를 하겠냐”라고 말했다.

그는 또“그 당시 이 전 의장은 동서울상고 부지 이전과 관련해 돈을 받은 ‘누명’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중이어서 돈에 대해 대단히 조심했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동서울상고 부지 이전건은 이 전 의장이 1998년에 동서울상고 부지 이전 과정에서 재단측으로부터 대가성 있는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2004년에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은 그 당시 정치탄압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정치권은 이 전의장의 결백에 무게를 두면서도 조심스레 사태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밝혀질 진실에 귀추가 주목된다.

강윤묵 기자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