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일도 북한의 김정일이라는 인물은 국내외 언론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이름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에 대한 갖가지의 추측에서 동정을 다루는 사실기사까지 일반국민들은 소화를 할 수 없는 많은 양의 기사가 국내외 언론을 통해서 연일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 폐쇄적인 북한에 관한 정확한 기사의 제공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되고 있는 북한체제의 누수현상으로 인한 탈북자 및 기타 관련 단체로부터 나오는 정보의 수위도 점 점 더 북한의 객관적 실체에 근접하고 있다는 느낌도 갖게 되었다. 아마도 더 정확한 진실은 먼 훗날 후대의 사가(史家)들이 객관적인 자료의 탐독이 가능했을 때 만에만 할 수 있는 작업일 지도 모른다.

부시 2기 행정부의 출범연설을 통해서도 미국정부의 대외정책 기조를 우리가 알 수 있듯이, 이 미 전향적인 변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 북한의 이미지는 매우 부정적으로 비추어져서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할 충분한 요인을 갖추고 있는 작금의 안타까운 현실적 조건도 우리가 많은 관심으로 경계해야 될 사안이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비상상황 발생시에 취할 포괄적인 대처능력을 확보하고 있는가의 여부이고, 우리 국민들의 비상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능력일 것이다. 필자는 국제정치학자로로서 그 동안에 현 정부의 다소 우려스러운 대미관계를 지적한 적이 있다. 위기상황을 돌파 할 동맹국간의 정확한 공감대가 결여되고 있다면,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하에선 상대적으로 약자인 우리가 항상 더 큰 피해를 볼 것이 아닌가?

미국 국제경제연구원(IIE)의 Marcus Noland 선임연구원이 최근 그의 저서(Korea after Kim Jong-Il, 한국에선 [김정일이후의 한반도]로 출판)에서 ‘북한 정권의 생존이 외부의 도움, 특히나 우리정부의 지원여부에 달려 있다’라는 주장과 함께 북한의 체제교체에 따른 3가지의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어서 주목이 된다.

협력적 포용(cooperative engagement), 미 정부 내 네오 콘(neo-conservatives) 들의 선택적 아이디어, 국제적 경제교류 제한조치(international embargo) 등으로 분류된 Noland 선임연구원의 북한체제변화시나리오는 모두 국제사회에서 북한과 관련성을 맺고 있는 외부세력과의 연계성을 기본 기조로 삼고 생각해 낸 예측 안들이다.

필자가 정말로 우려하는 한가지 시나리오는 이 경제학자에 의해서 제시되지 않은 것 같다. 만약 북한체제가 외부의 충격과 개입이 아닌 체제자체의 모순과 갈등으로 급격하게 와해되는 상황이 도래한 다면, 우리 정부가 대처할 능력과 준비는 되어 있는 것인가? 이제는 국제사회에서도 우리정부의 대 북한 지원이 북한체제를 지탱시키는 주요 변수중의 하나로 인식 되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확한 분석을 요하는 중차대한 사안 인 것이다.

만에 하나 그러한 사태가 발생하는 시점이, 기존의 우리의 강력한 우방인 미국, 일본등과 굳건한 동맹체제에 조금이라도 균열이 온 시점이라면, 우리 정부 단독의 외교력으로 자주적인 평화통일로 갈 수 있도록 상황을 주도하고 제어할 힘이 현재의 우리에게 있는 것인가?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에 자문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필자의 생각으론 북한의 체제가 스스로의 모순과 자체권력투쟁으로 붕괴되는 비상사태가 발생한다면 미국과의 굳건한 협조 및 공조 바탕 위에서 만 중국의 북한영토에 대한 영향력 증대 야욕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고, 무질서한 무정부상태의 북한에 우리 민족의 이름으로 우리의 손길을 닿게 하는 중요한 현실적 힘을 실은 외교적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바로 이러한 현실적인 긴박한 이유로 와싱턴 과의 긴밀한 협력과 유대를 강조하는 것이고, 우리사회의 일부 세력이 주장하는 미국에 대한 감정적이고 이상적인 접근을 경계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 정부는 우리가 이고 살아가는 이 한반도에서 북한정부의 진실게임이 현재 어디에서 어떻게 되고 있는지 한치의 오차도 없이 파악한 후, 이 땅의 주인인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려 주고 비상 사태 발생시 부여될 수 있는 커다란 역사적 책임을 이 땅의 주인인 국민들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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