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국민들은 홍준표 전 대표가 개인의 정치(소탐小貪)를 위해 또다시 국민을 배신(대실大失)했다고 기억할 것"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두 번째로 민심을 잘못 읽는 실책을 범했습니다. 

 홍준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를 비박(비박근혜)으로 부르지 않았으면 한다”며“박근혜를 반대한 사람들을 총칭해 비박으로 부르지만 나는 박근혜 정권을 지지하고 도왔던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탄핵 대선 때 친박들이 숨죽이고 있을 때도 탄핵도 반대하고 분당도 반대했던 사람”이라면서 "보수 붕괴 책임을 물어 책임 정치 차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 시킨 일은 있지만 나를 비박 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나는 친박도 비박도 아닌 홍준표로 정치해온 사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날에는 한국당내 친박세력을 잔반(몰락한 양반)이라고 비난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추켜세웠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내 친박세력을 가리켜 "탄핵정국과 좌파 광풍 시대를 초래하고도, 책임을 안지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잔반'"이라며, "잔반들이 숨죽이고 있다가 다시 권력을 쥐려고 하면 국민들이 용납하리라고 보느냐"고 비난했습니다.

홍준표 페이스북 캡처
홍준표 페이스북 캡처

 홍준표 전 대표는 "결과가 잘못되면 자기 잘못이 아니어도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정치 책임"라면서 "한국의 보수 정당은 감옥에 가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외에 정치 책임을 진 사람이 있느냐"고 주장했습니다. 

 대통령 선거 패배후 홍준표 전 대표는 유튜브 '홍카콜라'를 운영하면서 보수세력 대선 후보로서의 정치적 재기를 꾸준히 노력해왔고 투옥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세력들과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홍준표 전 대표가 다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 지지세력들과 다시 손잡을 준비에 나선 것입니다.

 이같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세력들을 조롱하거나 배척하다가 손잡았던 것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7년 대법원 무죄판정을 받고난 직후 홍준표 전 대표는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갈라서게 된 것은 양박(양아치 친박)들 때문이다." "친박은 국회의원 한 번 해보려고 박근혜 치맛자락 붙잡은 사람들"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2017년 3월 대선후보 출마 선언을 앞두고는 "'양아치 친박'이 정권을 망친 건 팩트"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때 친박과의 결별, 축출, 비판으로 후보로서의 지지율이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세력에게 실망한 중도. 보수세력들이 대안으로 홍준표 전 대표를 지지한 것입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후보가 된후 홍준표 전 대표는 다시 친박세력과 손을 잡았다. 선거공학적 측면에서 친박세력과 등을 져서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불안한 중도. 비박보수세력 보다는 확실한 지지예상층인 친박세력과 손을 잡기로 한 것입니다. 

 이후 홍준표 후보는 20%대 담을 넘지 못하고 지지율 정체를 보이기 시작했고 결국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5백만표 이상 차이로 낙선했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역대 최다 득표 차이로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득표 차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촛불집회 등 구조적 한계가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되지만 결국 홍준표 후보 개인의 지지도가 당 고정 지지율을 뛰어넘지 못한 것입니다.

 홍준표 전 대표가 최근 다시 친박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끌어안고 나서는 것은 최근 당내 사정과 관련 있습니다.
 
 최근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의 지도력 불안으로 인해 비대위가 다시 거론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당 의원들은 요즘 공공연히 플랜B를 이야기 합니다. 황교안대표로 총선승리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한 중진의원은 "반기문은 스스로 사퇴했는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우스갯소리라고 했지만 요즘 한국당 의원이나 출마희망자들의 불안감을  대변한 것입니다.

홍준표 페이스북 캡처
홍준표 페이스북 캡처

 홍준표 전 대표는 이같은 당내 불안과 갈등의 틈을 보고 친박때리기에 나선 것입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친박세력을 치면서 동시에 친박의 여왕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연대를 선택한 것입니다.

 얼핏 보면 친박을 치면서 그 수장과의 연대를 노린다는 것이 말이 안 될 것 같지만 사실은 홍준표다운 정치력이고 묘수입니다.

 홍준표 전 대표는 황교안 대표체제를 유지해주는 주축세력이 친박 국회의원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친박 국회의원들을 치면 황교안 대표체제가 흔들리면서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생길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친박세력의 주인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연대하려고 할까요.

 지금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청와대는 사면 또는 형집행정지 시기를 놓고 긴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소리가 들립니다.

 청와대나 여권에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이르면 10월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출감하게 되어 삼성동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출감하면 당연히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이 결집할 것은 뻔한 것이고 문재인 대통령과 현 여권세력보다 더 미운 한국당과 비박 보수세력에 대해 어떤 식으로는 정치적 보복(?)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친박 신당 창당설, 과거 2008년 18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후보자 낙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친박연대' 재결성 등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홍준표 전 대표는 어떤 식으로든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연대가 정치재개와 내년 총선승리의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홍준표 전 대표의 '박근혜 로브콜'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손잡고 총선을 승리하고 2022년 대선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요.

 지난 2017년 대선에서처럼 또다시 실패하지 않을까요. 

 홍준표 전 대표는 '두 번의 실패는 없다' '(출마)재수 없는 대통령 없다'고 자신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부터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야 결과를 알 수 있는 일이라서 예단할 수 없습니다. 

 당 대표를 사임하고 떠난 지(2018년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미국행) 5개월 만에 돌아와 유트뷰 개인방송으로 정치를 재개하고 다시 그리고 9개월 만에 다시 당권에 눈길을 보내는 홍준표 전 대표가 선택한 것이 '친박'이고 '박근혜'라면 결코 많은 반성과 사고전환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과거 부패 세력과의 절연과 보수세력의 혁신을 통해 한국정치의 정상화, 보수와 진보새력 간의 발전적인 비판과 견제를 통한 선진정치를 기대해온 많은 국민들은 홍준표 전 대표가 개인의 정치(소탐小貪)를 위해 또다시 국민을 배신(대실大失)했다고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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