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주(거버넌스센터 자문위원, 세종로 국정포럼 이사장)

박승주(거버넌스센터 자문위원, 세종로 국정포럼 이사장)
박승주(거버넌스센터 자문위원, 세종로 국정포럼 이사장)

 장.차관과 실.국장을 비롯한 고위공무원, 국회의원, 재벌기업의 총수 등 사회지도층은 물론 일선 지방행정기관의 주무관들까지도 국민들 입장에서 볼 때는 모두가 국정운영의 지도자들이다. 이들의 생각과 의식이 국가 정책, 기업 정책이라는 틀과 형식을 통해 국민들의 활동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성리학자로서 유명한 宋나라 주돈이 선생은 재주 많은 지도자를 경계하였다. 재주가 많으면 좋은 일인데, 왜 경계해야 한다고 했을까? 재주가 많으면 자기 개인적인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에 재주가 없는 사람은 그런 짓을 못하니 오히려 국민들에게 덕을 베푸는 결과를 가져 온다(巧者賊 拙者德)라 하여, 재주가 없는 사람이 재주 있는 사람보다 더 낫다고까지 하였다.
 大人과 小人은 어떻게 구별되는가? 직책이 높다고 대인이 아니며 재주가 많다고 대인이 아니다. 또 직책이 낮다고 소인이 아니다. 대인과 소인은 직책의 높고 낮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의 크기와 역량에서 나온다. 아무리 크고 복잡한 사건이라도 잘 간추려 아담하게 정리(事大成小)할 줄 아는 사람은 대인이며, 작은 사건도 복잡하게 만드는(事小成大) 사람은 아무리 그 직책이 아무리 높아도 소인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대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음이 넓고 지혜로워야 한다. 마음속에 사람들의 의견과 생각을 충분히 담도록 포용해야 하고, 일을 할 때도 잘 간추리는 능력이 중요하다. 마음을 키우면 지혜도 높아진다. 마음을 키우고 포용력을 높이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반성과 자기 성찰이다. 과거 조선왕조시대에 국정운영 리더들은 매일 자신을 돌아보고 참된 국리민복의 길을 찾는 반성과 자기성찰을 생활화했다. 그러면 마음속에 국민을 위하는 사랑의 마음이 충만하게 되고, 반대파의 생각도 포용하는 여유가 생겼던 것이다.
 우리 한국사회는 언제나 참 바쁘다. 그러다보니 모두가 바쁘다는 핑계로 대부분이 자기성찰을 하지 않는다. 대신에 자기 이익 찾기가 우선이다. 지적수준이 높은 지식인, 교양이 높다는 지성인들마저 자기를 잃어버리고 나락에 빠지는 경우를 심심찮게 본다. 재주가 많다보니 자기 것 챙기는데 익숙하다. 마음속에 사회를 위하고, 국민을 위하는 마음보다는 욕구와 욕망, 물질만을 생각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장관,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 재벌 총수 등 인사권을 가진 분들은 이제는 인재를 구할 때 그 사람의 인성과 가치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인지,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자기성찰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쓰고 있는가를 살펴서 기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랑을 많이 실천하고 업무에 정성을 기울이면 지혜가 많아지고 분별력이 커지며 영성도 높아져, 아무리 큰 사건을 만나도 잘 간추리며 효과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는 상대의 입장이 되어 상대의 생각을 헤아려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나무는 먹줄을 따르면 곧아지고, 사람은 남의 충고를 들으면 성스러워진다는 말이 있다. 매일 자기성찰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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