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2020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봉준호 감독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 감독상을 비롯해 작품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카데미에서 한국영화가 수상의 영예를 차지하기는, 한국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한국영화 101년 역사를 새로 썼다.
봉준호 감독이 수상한 감독상은 대만 출신의 리 안 감독에 이어 아시아인으로는 두 번째며, 비영어 영화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건 아시아에서 최초다.
특히 아시아계 작가가 아카데미 각본상을 탄 것 역시 ‘기생충’이 최초로, 영어가 아닌 외국어 영화로는 2003년 '그녀에게'의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이후 17년 만이다.
이날 시상식에 오른 봉 감독은 “감사하다. 어렸을 때 제가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다. 영화 공부를 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라고 책에서 읽었다. 그 말은 마틴 스코세이지의 말이었다”며 “제가 마틴 영화를 보면서 공부를 했던 사람인데,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제 영화를 미국 관객들이 모를 때 항상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고, 좋아하셨던 '쿠엔틴 형님'(쿠엔틴 타란티노)도 계신데, 너무 사랑하고 감사하다. 쿠엔틴 ‘아이 러브 유’”라고 외쳐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이어 “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 필립스('조커)나 샘 멘데스 등 다 제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감독님이다”며 “오스카에서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서 오등분해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말해 관객들을 웃게 만들었다.
봉 감독은 국제영화상 수상 이후 “외국어영화상에서 국제영화상으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처음으로 바뀐 이름으로 상을 받게 돼 감사하다. 이름이 상징하는 바가 있는데 오스카가 추구하는 가치에 지지를 보낸다”며 “함께 만든 배우 스태프가 여기 와 있다”라며 배우들을 소개해 큰 박수를 받았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일명 ‘오스카’라 불리며,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관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으로, 영화인에 의한, 영화인을 위한 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명실상부 최고 권위의 영화제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