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관위원장 전격 사퇴
-. 20대 총선 공천파동으로 참패 재현되나
-. 공천과 선대위 거머쥔 제왕적 선대위원장 예상

김종인 김형오 황교안
김종인 김형오 황교안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58일만인 13일 사퇴했습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일부 지역에 대한 공천 문제점을 지적한지 하루 만에 전격 사퇴한 것입니다.

 김형오 위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전날 서울 강남병에 김미균 시지온 대표를 우선추천(전략공천)한 결정을 철회한다"면서 "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저는 오늘부로 공관위원장직을 사직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종인 전 위원장과 황교안 대표의 '공천 조정'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김형오 위원장은 "어렵게 영입을 하면 '사천(私薦)'이라 그러고, 옛날 사람이나 경륜 있는 분을 추천하면 '이거 뭐 돌려막기냐' 이런 식"이라며  "저뿐 아니라 (공관위원 모두) 이 부분에 대해선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는, 떳떳하고 당당하게 임했기 때문"이라고 공정 공천을 강조했습니다.

 김형오 위원장은 "저의 사직으로 인해 통합당을 중심으로 보수의 중심 가치를 잘 굳혀나가기를, 더 단합하고 국민에게 정성을 더 많이 들여서 국민의 지지와 기대를 받는 당으로 커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에따라 김종인 전 위원장이 통합당 선대위원장 취임은 시간문제라고 합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일부 지역에 대한 공천 문제점을 거론하며 위원장직 수락 거부할 듯이 황교안 대표를 겁박해 김형오 공천위원장 사퇴를 성공시킴으로서 황교안 대표 길들이기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김종인 전 대표에게는 이같은 일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6년 1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되기 전에 김종인계로 알려진 박영선 의원 등 수도권 초.재선의원들이 조기 선대위 구성이 안되면 당시 문재인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연판장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을 영입하고 2선후퇴를 약속했습니다. 

 그 뒤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라는 직책으로 명칭을 변경, 입당 2주일만에 더불어민주당에서 사실상의 대표가 됩니다. 
 당헌당규 상의 당권을 장악한 김종인 위원장은 당 문재인 대표가 만들어놓은 시스템 공천 제도를 사실상 백지화하고, 대부분을 자기 인맥인 공천위원회, 전략공천위원회 등을 구성해 전략공천을 한 바 있습니다.

 이번 통합미래당 선대위원장 영입과정도 비슷했습니다. 황교안 대표의 영입 의사가 공개될 즈음, 김종인 전 위원장은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를 '보수 텃밭' 서울 강남갑에 공천한 것을 두고 "국가적 망신"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공천 후유증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면 선대위원장을 맡을 수 없다"고 버텼습니다. 

 즉 김종인 전 위원장은 김형오 공관위원장 등 공관위 공천 결과를 흔든 뒤 선대위원장 수락 조건으로 '공천 조정' 을 요구해 황교안 대표가 받아들이게 된 것입니다.  2016년을 비추어보면 김종인 전 위원장은 공천과 선대위 운영의 전권을 행사하는 강력한 선대위원장이 될 전망입니다. 

 이석연 부위원장 체제로 운영되는 공관위는 권한이 약해질 것입니다. 절차상 공천의 최종 결정권을 갖는 최고위원회로 실질적인 권한이 모일 것이고 여기에 김종인 선대위 체제가 가동되면 최고위-선대위의 투톱이 통합당 핵심 지역의 공천을 마무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따라 당 안팎에서는 20대 총선 때와 같은 공천파동으로 총선에서 패배한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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