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 22건 중 12건(54.5%)은 주거정책심의위원회 거치지 않아... 패싱 논란
-. 심의는 유명무실, 정부 입맛대로 결정

미래통합당 송언석 의원
미래통합당 송언석 의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송언석 의원(경북 김천,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22차례의 주요 부동산 대책 중 12건(54.5%)은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이하 주정심)을 거치지도 않고 결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주정심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사전에 심의하고 방향을 정하는 위원회로 주거종합계획 수립 변경과 택지개발지구의 지정·변경, 주택 공급·거래 등 국토부 장관이 심의에 부치는 중요 사안을 다루게 됩니다. 원칙적으로 주정심 결정에 따라 부동산 정책의 방향이 바뀔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주정심은 2015년 출범 이래 총 29차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이후 19차례(부동산시장 안정 대책 10건+기타 주거 정책 9건) 열렸으나 한 번도 부결된 적이 없었습니다. 

 또 29차례 중 위원들이 직접 만나 의견을 교환한 대면회의는 단 2번에 그쳤고, 나머지 27번은 서면 심사로 대체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 중 12건은 주정심을 거치지 않고 발표됐습니다. 

 다주택자 세 부담을 강화한 7·10 대책, 5·6 수도권 공급 대책(서울 용산 정비창 개발), 지난해 ‘10·1 대책’(법인 명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8·12 대책(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정), 2018년 9·13 대책(종부세 대상 확대)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전문가 의견 수렴 절차를 생략해 정부가 입맛대로 정책을 결정했다는 지적입니다.

 주정심 위원 구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주정심은 총 24명의 위원들로 구성돼 있는데 정부 측인 당연직(13명)에는 위원장인 국토부 장관 외에 기획재정부·교육부·행정안전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환경부·고용노동부 차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등이 있니다. 

 위촉직(11명)에는 국토연구원, SH도시연구원, 주택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토지주택연구원, 한국행정연구원, 도시환경연구센터 인사와 명지대·충북대·한양대·서울대 교수 등 입니다. 
 그나마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운 전문가는 고작 4명(대학교수)에 불과한 셈입니다.

 주정심 회의 내용은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도 시차를 두고 공개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지나치게 폐쇄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2015년 이후 29차례 열린 주정심에서 대면 회의는 2018년 6월 28일 ‘장기주거종합계획수정계획안’과 지난해 11월 6일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정’ 등 2차례에 그쳤고, 나머지는 서면 회의로 대체됐습니다. 

 서면 회의는 안건 내용이 경미하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로 한정하는 것이 원칙인데, 원칙을 과도하게 남용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서면 회의는 국토부가 위원들에게 심의 안건과 내용을 문서로 보내면 위원들이 찬성이나 반대를 표하고, 의견을 제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신 이후 의견이 어떻게 반영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위원들은 대책 결정 3~7일 이내에 주정심 개최를 통보받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송언석 의원은 “국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주정심이 책임 있게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운영 방안을 크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정심은 위원 24명 가운데 4명만 순수 민간 전문가이며, 나머지 20명은 정부 측 인사와 부처 산하 연구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결국 주정심을 열어도 사실상 ‘거수기 역할’에 그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어  외부 목소리 반영이나 충분한 토론 없이 정부의 일방통행으로 부동산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