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박근혜 단어 자체가 4.7 보선 최대 악재
-. 황교안 정치재개 원하는 유권자. 정치권 아예 없어
-. 4.15 총선폭망.야권궤멸 책임……유권자에게 떠넘겨
-. 늑대를 불러들인 당사자...반성도 사과도 없어

황교안 전 대표 페이스북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문재인 정권에 대한 공분을 나누고 희망의 불씨를 지키겠다”며 정치 재개를 선언했습니다.

 지난 4·15 총선 참패 이후 당 대표직에서 내려온 지 330일 만입니다.

 황교안 전 대표는 정치재개 명분으로 '나쁜 늑대, 즉 문재인 대통령 등 현 여권 타도를 내세웠습니다.

 황교안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와 늑대의 시간은 지났다. 야만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황교안 전 대표는 “우리는 그들을(현 여권) ‘충직한 개’로 착각하고 양 떼를 맡겼다”면서 “그들은 본성을 숨기고 우리의 안전과 재산을 이웃 늑대와 함께 갈취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또 “나쁜 권력자(문재인 대통령)가 염치도 없이 대한민국의 헌법과 국민의 상식을 훼손, 어렵게 이룬 문명을 잃었다”면서 “‘문주주의’를 허용, 민주주의를 잃은 것”이라고 질타했습니다.

 황교안 전 대표는 “시간은 충분했고 점잖게 충고도 했지만 기대를 저버렸다. 피해를 감수하며 더 기다려 주면 나라가 황폐해져 회복 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며 “이제 ‘경종’을 울려야 조심하며 눈치를 볼 거다. 이번 ‘4·7 재보선’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황교안 전 대표는 “여기서 실패하면 이 정권의 폭정은 내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고,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충직한 개’도 사라질 것”이라며 “미력이지만 저부터 일어나 용기를 내겠다”고 정치재개를 재차 강조했습니다.

 개와 늑대의 시간. 프랑스에서는 황혼, 낮도 밤도 아닌 애매모호한 경계의 시간을 개와 늑대의 시간(l’heure entre chien et loup)’이라고 합니다.

 또 선거를 두고 '개와 늑대의 정치'라고도 합니다. 유권자가 자신의 재산을 지키는 '개'인줄 알고 뽑았더니 도리어 주인을 해치는 '늑대'였다는 것입니다.

 검찰과 경찰을 개와 늑대로 빗대로 말하기도 하고 인기배우 이준기가 열연한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도 있고 영화도 있습니다.

 정치재개 명분을 찾던 중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로 '살아있는 권력 엄정 수사' 가 핫이슈로 떠오르자 검찰과 경찰 등을 빗댄 '개'와 탈. 불법 자행하는 여권을 '늑대'로 비유한 것 같습니다.

 본인도 검찰 출신이니 윤석열 효과에 편승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야권을 괴멸시킨, 작금의 오만한 여권을 탄생시킨, 본인에게도 일생일대의 최악으로 기억되는 '4.15 폭망'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얕은 수로 생각됩니다.

 필자 맘대로 풀어보자면, 

 황교안 전 대표는 '4.15 폭망'은 자신의 잘못보다는 유권자들이 '늑대'를 '개'로 알고 잘못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제 시간이 흘러 유권자들도 자신이 선택한 여권이 '개'가 아니라 '늑대'인줄을 알게 됐으니 진짜 '개'였던 자신이 나서서 우리 안에서 양들을 잡아먹는 '늑대'를 쫓아내겠다. 뭐 이런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황당한 왜곡입니다. 독실한 기독교신자라던데 어찌 이런 거짓으로 국민을 속이고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황교안 전 대표가 발표한 정치재개 선언문에는 '반성'이나 '사과'가 아예 없습니다.

 '위기' '미력' '저부터 용기' '백의종군 등 과거 정계은퇴 약속을 번복하거나 다양한 이유로 2선 후퇴했던 정치인들이 정치재개를 선언할때마다 즐겨 사용하는 용어만 나열됐을 뿐입니다.

 4.15폭망과 야권 괴멸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없습니다. 오로지 정치재개 명분만 늘어놓았습니다.

 정치가 일 개인의 한풀이 마당도 아니고, 개인의 이력서에 경력 하나 더해주는 곳도 아닙니다.

 황교안 전 대표의 개인적인 정치재개 이유와 욕망은 알겠습니다. 이해합니다.

 각고의 노력으로 검사가 되고, 외곽을 전전하면서도 신앙심 하나로 버티면서 인고의 세월을 보낸 뒤 기적적으로 국무총리에 오르고 나아가 대권후보 0순위라는 소리까지 들었는데 4.15 총선 폭망으로 모든 꿈이 한순간 물거품이 되었으니 얼마나 기각 막히겠습니다.

 의지가 강한 만큼 자존심도 크기 때문에 패배와 굴욕 등을 참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설욕을 하고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싶을 것입니다. 이렇게 끝난다면 죽지도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치는 함께하는 것입니다. 유권자와 공감하지 않는 소신, 이상을 위해서는 NGO나 종교 활동이 맞습니다.

 이 시점에 누가 그를 다시 정치판으로 소환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지금 그가 왜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황교안 전 대표의 정치재개를 바라는 유권자나 정치권 인사를 만나기는커녕 이야기 조차 들은 적이 없습니다.

 3개월 전에 과거 황교안 개인 캠프에서 일했던 한 인사로부터 "황 대표가 다시 도와달라고 전화 왔던데...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전부입니다. 그 조차도 황교안 전 대표의 정치재개에 회의적이었습니다.

 늑대 얘기 말고 그가 정치재개 명분이 4.7 보궐선거 지원입니다.

 황교안 전 대표는 " ‘4·7 재보선’이 마지막 기회이고 실패하면 ‘충직한 개’도 사라질 것”이라며 "미력이지만 저부터 일어나 용기를 내겠다”고 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본인의 주제를 이렇게 모를 수 있는지 정말 정말 안타깝습니다.

 황교안 전 대표가 늑대를 몰아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4.7 보선' 야권 승리를 정말 바랬다면, 미력이나마 뭔가 하고 싶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조용히, 아주 조용히 있어야 했습니다.

 지금 황교안, 박근혜 두 이름은 야권후보단일화는 물론 야권 승리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중의 악재입니다. 금기어입니다.

 심지어 '보수'라는 단어조차 전면에 내세우지 않습니다. 보수진영에서는 감히 후보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을 만든 것이 바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입니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늑대와 개의 시간 같은 얼토당토않은 명분을 내세워 정치재개를 거론해서는 안됐습니다.

 그것이 4.15 총선 폭망으로, 야권 궤멸로 이끈 책임자, 주범이 야권 지지자와 국민에게 해야 할 최소한의 예의이고 처신입니다.

 누가 옆에서 펌프질해도 본인 스스로 '내가 무슨 낯으로 나서냐'면서 사양하고 조용한 기도원에서 양들의 승리를 기도하거나 가야산이라도 들어가야 했습니다.

 황교안 전 대표는 2018년 12월 당 대표 출마를 만류하는 사람들의 조언을 무시해선 안됐습니다. 당 대표가 되어 21대 총선 공천권을 확보하겠다는 욕심을 부리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때 오판을 부추긴, 공천을 망친 측근들이 지금도 그의 주변에서 돕고 있는 것 같습니다.

 "총리님 총리님…….정치재개 선언만 하시면 지지자들이 구름같이 몰려들 것이고……."

 그 측근들이 2020년에는 야권을 망쳤지만 이제는 황교안 인생 자체를 망칠 것입니다. 

 그의 정치 종말, 인생막장을 미리 보는 것 같아 측은하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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