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혼돈 그 자체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으로 상징되는 '0선 중진'들인 젊은 정치인들의 도전 물결이 거세다. 워낙 보수 꼴통 세력으로 인식되어 있어 젊은 정치인들의 '당권 도전'은 매우 신선하고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이 4.7지방보선 이후 다시 한 번 국민적 관심이 되고 지지율이나 이미지 개선에도 크게 도움 되고 있다. 

 그런데 경선 시점이 다가올수록 후보들이 벌이는 경쟁이 희한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영남당 논쟁, 세대 논쟁, 계파 논쟁 과열이 그것이다. 

  후보들이나 이 판에 재미 좀 보려는 유명 정치인들이 합세해 벌이는 짓들을 보면 보라는 '달'은 안보고 '손가락'만 갖고 따따부따 싸움질만 하고 있는 꼴이다.

  경선의 시작은, 후보들이 나름대로 출사표를 던질 때는 모두 차기 대선에서의 정권탈환이 목적이고 명분이었다. 심지어 후보들 공약이 '윤석열'밖에 없다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윤석열과 정권탈환은 온데간데없고 얄팍한 당권밖에 없다. 시작은 거대했으나 그 끝은 밥그릇이라고해야할까.

 이들이 한결같이 내세우는 것이 4.7 보선의 결과 분석이다. 아전인수도 이런 아전인수가 없다. 

 4.7 보선 결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7.5%로 39.2%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이겼다. 부산은 국힘의힘 박형준 후보(62.67%)로 민주당 김영춘 후보(34.42%)를 이겼다.

 이를 두고 이준석 등 젊은 후보층은 20대 남자, '이대남'의 선택을 강조한다. 특히 여성들에게 피해를 입은 20대 젊은 남자들이 페미니즘에 결탁한 민주당을 외면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반면 중진 후보들은 젊은층의 '보수화'를 강조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모든 여론조사기관 및 정치 분석가들은 승리요인을 대승을 거둔 국민의힘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현 여권의 부동산정책 실정과 내로남불식 개혁피로에서 찾고 있다. 

  반면 야권의 승리요인으로는 오세훈 후보의 '중도표심 공략'을 핵심 요인으로 꼽는다. 오세훈 후보는 당내 경선과 야권후보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일관되게 '중도우파' 노선과 '야권 후보단일화'로 당심과 민심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중도 이미지로 예상을 뒤엎고 승리한 오세훈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경선에서는 '중도성향- 안정감'을 강조하면서 서울시장 야권후보로 선출된 것이다.  

  특히 안철수 후보와의 경쟁에서는 '대인배'적인 자세가 크게 기여한 바가 크다. 서울시장 출마 선언 이후 좀처럼 '새로운 안철수' 이미지를 만들지 못한채 제1당인 국민의힘을 상대로 떼쓰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그 결과 ‘중도’이미지와 ‘당선가능성’이 비슷해진 상황에서 오세훈 후보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후보 사이에서 참고 견디면서, 포용하는 대인배 이미지가 형성되어 ‘경선파란’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 것이다.

  박영선 후보와의 본선에서도 여권의 온갖 마타도어와 음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승리한 것은 부동산 규제완화 공약이 크게 기여했으나 '보수 꼴통'이 아닌 '중도' 이미지가 유권자 표심을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같은 분석은 내년도 차기대권에서의 정권탈환을 제1목표로 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나아갈 방향, 차기 당 대표를 결정하는 바로미터가 되어야 한다.

  즉 대권승리를 위해서는 국민의힘이 보다 더 '중도'적이고 보다 더 '개방'적인 정당으로 달라져야 한다. 당연히 차기 당 대표는 더 중도적이고 더 개방적인 후보이어야 하며, 당의 중도와 개방화를 통해 야권 대통합 후보단일화 과제를 이루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상황을 보면, 국민의힘 경선에서 이같은 대표가 나오기는 기대하기 힘들 듯 하다. 

  '0선 중진' 바람을 거세게 일으키며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이준수 후보는 '중도'적이지도 않고 '개방'이지도 않다. 

  과거 그의 언행과 정치활동, 최근의 반 페미니즘적 발언에서 보듯이 그의 정치적 기반은 신보수-여혐세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20대의 보수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절대 그렇치 않다. 20대의 몰표를 여권의 불공정과 무능력에 대한 징벌적 투표로 해석해야지 ‘반페미니즘’ ‘여혐’으로 해석해선 안된다.

 이처럼 이준석 후보는 중도적이지도, 개방적이지도 않다. 또한 '(국민의당)소값 보상' 발언에서 보듯이 범야권 후보단일화를 무난하게 이루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나경원 후보 역시 마찬가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을 통한 후보단일화를 말하고 있지만 당을 '중도-개방'으로 변모시킬 능력과 비전을 갖고 있지 않다. 

  주호영 후보는 과거부터 정치적, 정책적 모호성으로 항상 그의 지도력은 의심받아왔다. 

  그럼 점에서 지금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최고위원 경선은 방향을 잃고 있다. 

  확실한 당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방향을, 시대정신을 인식하지 못한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솥단지 깨지는 지도 모르고 자기 밥그릇에 한 술 더 떠 얹겠다고 난리를 치는 꼴이다. 

  과연 당 대표-최고위원 경선이 필요한 것인지 모르겠다. 진정한 시대정신은 이같은 행태를 몇 년 주기로 반복하기 보다 '중앙당 해체'가 더 가까운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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