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장기 기증 못받아 임종 앞둔 또 다른 자식과 이웃 살리고 싶었다"
소방관 되고 싶었던 고 박병일씨...복귀 일주일, 충북소방서 6월 2차시험 준비  

[뉴스캔=황경숙 기자] 지난 19일 거제 선자산 헬기 추락 사고로 크게 다쳐 치료를 받던 정비사 박병일(36) 씨가 심장, 간, 신장(좌, 우)을 기증, 4명의 소중한 목숨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4명 목숨 살리고 영원한 하늘의 소방관이 된 고 박병일 정비사
4명 목숨 살리고 영원한 하늘의 소방관이 된 고 박병일 정비사(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문인성)은 24일 이같은 소식을 전하고 "가족은 7년 전 암 투병 끝에 큰 딸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고, 하나 남은 아들마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믿을 수가 없었다"면서 "가족들은 '어디선가 몸 일부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박병일 정비사는 지난 16일 사고 헬기는 선자산 등산로 정비에 필요한 자재를 옮기는 작업을 위해 투입됐다가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타고 있던 3명이 2시간여 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기장이 숨지고 박 씨와 부기장은 크게 다쳐 병원 도착 직후 뇌 수술을 받은 박씨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충북 음성군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 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항공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육군 항공대 부사관이 됐습니다. 

7년간 군 생활을 마치고 제대한 박씨는 헬기 정비사로 5년째 일해오고 있었으며 6개월 간의 파견 근무 후 복귀 일주일을 앞두고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특히 박씨는 본인이 소망하던 충북소방서 입사를 위해 그동안 준비하고 있었고 최근 서류 면접 통과를 마치고 6월 구술 면접을 앞둔 상황이었습니다.

박씨 아버지는 “장기 기증을 못 받아 임종을 앞둔 또 다른 자식과 이웃을 살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문인성 원장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감히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그런 아픔 속에서도 이런 결정을 내려준 부모님께 경의를 표한다”며 기증자 박병일님과 부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KODA(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국내 유일한 장기·조직 구득기관으로서 뇌사추정자 또는 조직 기증 희망자 발생 시 병원으로부터 통보를 받고, 기증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입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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