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설득 못하면 '윤석열을 포기하는 국민' 늘어나 아무 일도 못해
잇따른 판검사 출신 인사 의미 이해 못한 국민 불안 확산
국민 불안·의문 해소가 대통령의 의무·소통의 시작

윤석열 대통령이 제23차 국무회의(사진=대통령실)
제23차 국무회의 윤석열 대통령(사진=대통령실)

[뉴스캔=장덕수 기자] 지도자의 덕목, 의무 중의 하나는 국민의 믿음, 신뢰를 얻기 위해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다.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 믿음은 모든 일의 근본이라는 신위만사본(信爲萬事本)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현대 사회에서, 세계적인 초스피드 SNS강국 한국에서 국민의 신뢰는 정권의 안정은 물론 국가 운명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국민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하면 공자가 밥과 군대, 믿음 중 두개를 버리라면 밥과 군대라고 강조했겠는가.

지난 대선을 포함해서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정치와 언론에서 과정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 중의 하나가 '소통'일 것이다. 

소통이 강조되는 이유는 결국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방편이고 이는 안정적, 효율적 국정운영의 첩경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통은 그 말 자체가 쌍방향 공감을 의미한다. 

일방적인 설명이나 통보는 소통이 아니다. 

소통은 각자의 주장과 이해를 주고받으며 때로는 내 생각을, 때로는 상대방의 실리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지금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의 잇따른 검찰출신 인사 기용에 의아해하고 있다.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의문에 윤 대통령은 "인사 원칙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것"이라고 답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인사는 그렇게 하는 것이다. 적재적소에 적합한, 유능한 인물을 쓰는 것이다. 

대통령제든 내각제든 최고책임자가 임명 가능한 자리에 믿는 사람을 앉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능력 우선 인사론'은 국민들의 의문에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학생이 수학공식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질문했는데 선생이 '기초만 튼튼하면 다 풀 수 있다'는 원칙론을 강조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능력 우선 인사론'은 윤 대통령은 수포자, 아니 윤포자, 윤 대통령을 포기하는 국민을 확산시키는 답답한 답변(沓辯)일 뿐이다.

국민이 윤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질문 핵심은 인사의 원칙이 아니라 '왜 검찰출신만 핵심요직에 기용하냐'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능력 우선 인사론' 답변에 당장 정치권은 물론 각계각층에서 나온 반문이 '그게 아니라 왜 검찰출신에서만 능력자를 구하냐'는 것이다.

국정과 행정이 법을 근간으로 집행하고 조절하는 기능이니 당연히 법으로 먹고 살아온 판·검사 출신들이 능력자일 것이다.

그런데 검사도 각자 특화된 전문분야가 있듯이 나랏일도 나름대로의 특성과 특화된 영역이고 그에 맞는 전문가가 있다.

그러나 지금 윤 대통령은 그 모든 일에 기본(법)을 잘 아는 판·검사가 적격이라고 우기고 있는 것이다. 

'기초만 튼튼하면 다 풀 수 있다'는 것인지 참 이해하기도, 납득도 안 된다.

처음 기사쓰기를 배울 때 선배들이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 있다.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기사를 쓰라'는 것이다.

학교 문턱도 가보지 못한 무학자부터 최고 엘리트까지 다양하지만 중학생 정도면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쉽게 기사를 쓰라는 것이다.

대통령의 국정방향과 목표를 국민에게 설득하는 수위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정치 지도자는 전체 국민의 평균 정도의 학력만 가진 국민이라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국민 모두 동의하고 이해할 수 없겠지만 지금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왜 정부 각 요직에 판검사 출신들을 기용하는지를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된 가장 요인은 대북정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계속해서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쏘고 쌍소리를 해가며 긴장을 조장하는데 문 대통령과 정부는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누구도 믿지 않는 한반도 운전자론을 떠들어댔다. 

동문서답인지 지록위마인지, 지나친 희망이 망상이 된건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던 국민들은 문포자가 될 수밖에 없었고 결국 5년 만에 국민은 민주당 대신 정치신인 국민의힘 윤석열을 선택했다.

인사는 대통령이 선택하는 것이다. 

자신과 손발 맞춰 일할 내각과 핵심 요직에 자신이 믿는 사람을 앉히는 것은 당연하고 합당한 일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이해시켜야 한다. 

왜 나는 지금 판검사 출신을 분야에 관계없이 요직에 기용할 수밖에 없는지를.

영어를 잘하고 국제감각이 있고 성실한 업무 말고 진짜 검찰 출신 윤석열 대통령이 예상되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검찰출신들을, 옛 부하들을 기용할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막말로 내가 국정과 정치 경험이 없어서, 어공(정치권 출신 공직자)과 늘공(직업공무원)에게 휘둘리는 얼굴마담이 되기 싫어서, 핵심요직에 믿을 만한 사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갈수록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가 높아가고 있는 지금, 국민이 윤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도록, 윤석열을 포기하는 국민, 윤포자가 더 늘어나기 전에, 박사 위에 검사라는 야당의 주장에 국민들이 더 동의하기 전에, 당장 답하고 설명해야 한다. 

그것이 소통이고 대통령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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