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수칼럼] 김건희 씨의 길과 김건희 여사의 길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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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수칼럼] 김건희 씨의 길과 김건희 여사의 길은 다르다
  • 장덕수 기자
  • 승인 2022.06.13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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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대통령 트라우마...질 바이든 곱창밴드처럼 김 여사 '행보' 열광할 수 없어
브로커 낀 현실, 영화 브로커 결말같지 않아...대통령 부인 권능, 분배나 대여 오해없도록
건희사랑 회장 강 변호사, '눈을 들어 여사를 보라"...김 여사가 '영부인 부속실'을 원한다는 건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 강신업 변호사가 13일 올린 페이스북 '건희사랑' 게재 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 강신업 변호사가 13일 올린 페이스북 '건희사랑' 게재 글

[뉴스캔=장덕수 기자] 지난해 3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SNS 올린 사진 한 장이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워싱턴DC의 한 마카롱 가게에서 남편 바이든 대통령에게 줄 선물을 사는 사진이었다.

이를 본 미국 국민과 언론은 "영부인이 곱창 밴드를" "우리가 바랬던 미국의 정상적인 모습"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와 다른 모습" "정상으로 돌아가겠다는 바이든 약속을 담아낸 모습" 등이라며 열광했다.

바이든 여사가 대통령 당선 후에도 자신의 직업인 작문교사직 유지 방침을 밝혔을 때도 미국 최초의 '일하는 대통령 부인'이라며 호평했고 경호 인력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어 학생과 동료들의 불편이 있음에도 ‘쇼통’한다는 지적질은 나오지 않았다.

바이든 여사가 자신의 호칭을 ‘미시즈 바이든(Mrs. Biden)’ 대신 ‘바이든 박사(Dr. Biden)’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행보를 놓고 말들이 많다.

김건희 여사는 배우자 윤석열 대통령과 지난 12일 서울 성수동 한 영화관에서 칸 국제영화제에서 배우 송강호 씨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브로커’를 관람했다. 

비록 같은날 오전 8시에 북한이 방사포 5발을 발사했는데 대통령이 한가롭게 영화 보는 것이 맞느냐는 시비도 있었지만 다음날 "방사포에 필요한 대응을 한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설명으로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었다.

정작 문제가 된 것은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에 올라온 영화관람 사진이다.

다음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가 팬카페를 통해 사진을 공개하는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공적인 조직을 통해 하면 참 좋지 않을까”라며 "영부인 행보는 공적인 영역에서 관리가 돼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권내 우려와 언론의 비판, 국민 대다수의 여론을 전달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 강신업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접근성, 상상력과 유연성의 발현 등에 있어 공조직이 낫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이 대표도 탈권위를 언급했는데, 그(것)를 위해서는 민간조직을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또 “특히 지금 대통령과 영부인은 그동안 대한민국 정치의 적폐로 군림해 온 제왕적 대통령의 탈을 벗고 명실공히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으로 나아가는 중"이라며 "국민과의 소통은 물론 그 방법에서도 탈권위적이고 국민 친화적이며 현대적인 방법을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권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강 변호사는 이날 '국민대변인 강신업' 명의로 "대통령실은 언제까지 뒷북치며 봉창 두드리는 소리나 하고 있을 것이냐"면서 "알을 깨고 비늘을 벗어라! 상상력을 발휘하라. 눈을 들어 여사를 보라! 그리고 부속실을 만들어라!"고 주장했다.

'눈을 들어 여사를 보라'? 어떤 황당한 대선후보의 말이 떠오르는데 김 여사가 지금 부속실을 원하고 있다고 알려주는 것인지, 자신이 대통령실 전체보다 탁월한 상상력을 갖고 있다고 자랑하고 싶은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아무튼 어떤 국민을 대변하는 지는 모르겠으나 '건희사랑 회장 강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대통령실이 배포하는 사진 외에 김 여사의 미공개 사진들을 공개해왔다.

사진은 김 여사가 개인적으로 강 변호사에게 전달하고 이를 게재한 뒤 김 여사에게 알려주면 ‘좋아요’ 등의 반응을 보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가 이번에도 강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에 '좋아요'를 눌렀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강 변호사의 주장은 국민과 언론의 우려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단지 사적 SNS이라든가 보안 문제 때문만이 아니다. 

특히 강 변호사가 주장하는 국민소통, 제왕적 대통령 청산, 탈권위, 국민친화적 행보에 대한 홍보 기술과 효과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국민들은 이전 대통령의 예외없는 교도소행이나 불명예 퇴임에 대한 강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실상 많은 국민과 언론이 '건희사랑'의 잇따른 사적 사진 공개에 다소 지나칠 정도로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는 것도 불행한 대통령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다.

일일이 열거하지 않겠지만 역대 대통령의 불행한 운명은 하나같이 대통령과 영부인의 '가족·친족·지인 등 사적 라인 관리 부실'이 그 원인이었다.

지난해 10월 '토리 아빠'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윤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후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게재하는 바람에 논란이 커져 결국 계정을 폐쇄한 바 있다.

'개사과' 등을 비롯해 몇몇 김 여사 관련 '사고'가 김 여사 지인이거나 회사 직원들이 관련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건희사랑' 역시 공적 책임이 없는, 책임을 지울 수도, 책임질 리도 없는 사적 라인이다.

남편 윤 대통령과 백화점 가서 구두 사고, 대통령과 동네 산책하고, 팝콘 먹으며 영화 보고, 개 산책 시키고, 공휴일에 대통령 집무실에 가서 기념사진 찍는 것도 좋다. 

심지어 때꺼리가 떨어져가는 김어준과 황교익에게 말거리를 보태주는 명품 논란도 다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 대통령과 여권 등 권력층의 집단 갑질에 질리고 질린 국민 입장에서는 최근 윤 대통령 부부의 파격 행보만해도 미국 국민이 질 바이든 여사의 곱창밴드를 '우리가 바랬던 미국의 정상적인 모습'이라고 호평했던 것처럼 지지하고 열광할 만 하다. 

그럼에도 김 여사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이유는 김 여사의 계속되는 '사적 라인'에 대한 불명확한 ‘의식? 의지?’ 때문이다. 

선거 당시 개사과와 캠프내 무속인 논란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사적 라인'을 유지하고 또 다양한 방법으로 개런티(guarantee·보증)까지 하는 것을 보면, 아직 대통령 부인, 영부인이라는 공인 의식이 없는 것은 아닌가 의심된다. 

'건희사랑' 회장 강신업 변호사가 올린 12일 영화관을 찾은 김건희 여사 개인 사진(건희사랑 페이스북 캡처)
'건희사랑' 회장 강신업 변호사가 올린 12일 영화관을 찾은 김건희 여사 개인 사진(건희사랑 페이스북 캡처)

이번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본 영화 제목이 브로커(broker)다. 

브로커 원뜻은 중개인·판매대리인 등 긍정적인 의미가 더 크지만 한국에서는 '사기꾼, 믿을 수 없는 거간꾼'으로 극히 부정적으로 사용된다.

브로커, 사기꾼들은 상대방으로부터 재물 등을 뺏기 위해 마치 자신의 엄청난 권력과 능력으로 상대방에게 큰 이득을 줄 수 있는 것처럼 거짓말로 속인다.

영화 브로커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새로운 가족이란 개념을 생각케하지만 현실에서 브로커가 낀 결말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 

누군가는 피눈물을 쏟아내야, 목숨을 끊어내야 결말이 난다.

최고위층에게 일반인과 다른 특별한 '공적 의식과 책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만큼 행사할 수 있는 힘 있는 '칼', 권한과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고 권력의 정점, 대통령 부인의 권능은 쓰기에 따라서는 현실적으로 어마어마하다.

그런 권능을 책임지지도, 책임질 수도 없는 자에게 그 칼(권위와 능력)을 나눠준 것처럼, 나눠줄 것처럼 보이는, 오해를 사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윤 대통령이 이전 대통령의 운명과 다를 것이라고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영부인이란 호칭을 사용하지 않고, 부속실을 폐지했다 해도 김건희 여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의 부인이고 또다른 윤석열 대통령이다.

코바나컨텐츠 김건희 대표, 윤석열 부인 김건희 씨의 길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길은 분명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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