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엽 교수, "경찰 개혁 목표, 정권과 권력 아닌 국민에게 충성하는 경찰로 거듭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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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엽 교수, "경찰 개혁 목표, 정권과 권력 아닌 국민에게 충성하는 경찰로 거듭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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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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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찰위 확대 강화·내실화...국무총리와 민간위원 공동위원장, 경찰국같은 상근체제
선거지원 행안부 경찰 강력 통제권...정부·경찰 '중립' 의지 크게 의심, 국민 불신 확대
비대화·통제불능 우려...차관급 경찰청장·인사청문회·탄핵 등 이미 문민 통제 가능
자치경찰제...남북대치 특수상황, 대공·범죄예방 기능 크게 약화시킬 것
가천대학교 법과대학 백승엽 교수
가천대학교 법과대학 백승엽 교수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 장관 직속의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가 지난 21일 발표한 '경찰 제도 개선 권고안'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경찰청은 권고안 발표 직후 김창룡 경찰청장 주재로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 후 낸 입장문에서 "이번 권고안에 담긴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경찰을 둘러싼 그간의 역사적 교훈과, 현행 경찰법의 정신에 비추어 적지 않은 우려를 표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입장문에서 "향후 사회 각계 전문가를 비롯해 정책 수요자인 '국민', 정책 실행자인 '현장경찰'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범사회적 협의체를 통해 충분한 의견 수렴과 폭넓은 논의를 이어갈 것을 요구한다"고 밝혀 이날 자문위 권고안에 대한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서울경찰 직장협의회 대표단도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행안부 경찰국 신설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 권고안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법적 독립기관으로 사실상 경찰통제권한을 갖고 있는 국가경찰위원회는 임시회의를 개최, "권고안은 '경찰 제도개선'이라는 명분 아래 경찰행정·제도를 32년 전의 과거로 되돌리려 한다는 심각한 우려를 갖게 한다"며 "경찰 제도개선의 핵심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에 근간한 시민참여와 민주적 통제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으로 구성된 시민단체 경찰개혁네트워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 권한의 축소와 분산이 경찰개혁의 본질인데 자문위는 이들 사안 중 일부를 장기 과제로 미뤘다"며 "이런 논의 없이 행안부가 경찰에 대한 인사권과 감찰권, 수사지휘 등 권한을 행사하게 되면 비대해진 경찰을 고스란히 행안부 장관이 직할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에 대한 적절한 통제와 견제는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진 반면 검찰의 수사지휘권 등이 사라지면서 경찰을 통제·견제할 방법이 없어졌다”며 “법률상 행안부 장관이 통제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그동안 행사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막강한 권한과 국내 최대 공안 조직인 경찰에 대한 '문민 통제'는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지난해 1월 1차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은 대다수 사건의 수사권과 수사 종결권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검찰수사권을 박탈하는 '검수완박' 법안 강행 처리로 9월부터는 부패·경제범죄를 제외한 중대범죄 수사권도 갖게 됩니다.

또 2024년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까지 이양받게 되어 13만여명의 경찰 조직과 수사·정보를 모두 갖게 되어 경우에 따라서는 통제불능의 무소불위 권력기관이 될 우려도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 권고안 주요 내용

행안부 내 경찰관련 지원 조직 신설

경찰청 관련 법령 발의·제안. 소속 청장 지휘, 인사체정, 국가경찰위 안건 부의, 수사규정 개정 협의 등

행안부장관소속 청장 지휘 규직제정

행정기관장은 소속 청의 주요 정책 수립 지휘 가능

경찰 고위직 후보추천위 또는 제정자문위 설치

행안부 장관 인차제청이 객관적으로 이뤄지도록 설치. 경찰 인사관여 가능

경찰 자체감찰 우선강화 및 징계제도 개선

경찰청장 포함 일정 직급 이상 고위 경찰관에 대한 행안부 장관 징계요구권 부여

경찰제도발전위 설치 건의

대통령소속 경찰제도에 대한 광범위하고 근본적인 발전 방안 마련

이에 대해 경남지방경찰청장(치안감)을 지낸 가천대학교 법과대학 백승엽 교수는 22일 뉴스캔과의 인터뷰에서 "경찰개혁 논의 중심은 정치권력 등 외압으로 부터의 독립성 확보와 전문수사력 확보에 맞춰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번 개선위 권고안은 그 어떤 것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백 교수는 "이번 권고안은 이승만 대통령 시절까지는 아니지만 최소한 제3, 제5공화국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이라며 "(권고안대로 시행되면)아마 경찰청장부터 마라도(해양 경찰)까지 일사천리로 행안부 장관만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4.19 이후 경찰의 독립성 강화 역사를 강조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를 촉구했습니다.

백 교수는 "지난 경찰의 역사를 보면, 대통령과 여권 등 절대권력과 외부세력으로부터 경찰 수사의 독립성의 보장·확대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자유' '지성주의'는 외압으로부터의 독립, 특정세력과의 결탁없는 공정·공공 기능의 확립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번 권고안은 이와 완전 배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어 "행정안전부는 선거 업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경찰에 대한 인사·행정·예산 등 강력한 통제권을 넘기는 것은 행정부, 경찰의 '중립 의무'를 크게 의심받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은 의혹과 불신은 국가적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고 결국 국민이 가장 큰 피해를 받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비대해진 권한과 조직으로 통제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에 대해 백 교수는 "모든 권력기관에 대한 통제·견제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 통제는 '문민 통제, 민주적 통제'이어야 한다. 권력의 통제, 과거처럼 권력비호 기관으로써의 복종을 강요하는 통제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지금 권고안대로 하면 경찰은 과거로 회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통제불능 우려에 대해 그는 "이미 교통과 위생, 경제 등 질서유지를 담당하는 행정경찰과 수사만을 전담하는 수사경찰, 국가수사본부로 나누어져 있다"면서 "경찰청장은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고 언제든 탄핵할 수 있는 등 이미 법적 통제장치가 갖춰져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황정근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가운데)이 21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경찰의 민주적 관리 운영 및 효율적 업무수행을 위한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행안부)
황정근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가운데)이 21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경찰의 민주적 관리 운영 및 효율적 업무수행을 위한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행안부)

대안으로 국가경찰위원회 내실화를 제시했습니다.

백 교수는 "경찰은 물론 시민단체 등이 문제삼는 것은 통제권 주최가 왜 행안부가 되어야 하냐는 것"이라며 "이미 법률로 국가경찰위원회를 통한 문민 통제 장치가 있다. 정부가 경찰의 '문민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면 국가경찰위원회를 확대·강화하면 된다"고 제시했습니다.

특히 그는 "국가경찰위원회를 현재 비상임으로 되어 있는 위원장을 국무총리와 국회 등이 추천한 민간 전문가가 공동으로 맡고 민간 위원장과 그 조직을 상근체제로 전환·강화해야 한다"며 "지금 행안부와 개선위가 추진하는 경찰국 기능을 경찰위원회 상근조직에서 담당하면 된다"고 제안했습니다.

시민단체 등에서 주장하는 경찰 지방자치제에 대해 반대했습니다.

백 교수는 "나라마다 경찰의 역사와 성격, 역할이 다르다"며 "한국 경찰은 해방 이후 남북대치 상황에서 전방 작전은 군이, 후방은 경찰이 치안과 대공작전을 펼쳐왔다"며 ‘한국 경찰’의 특수한 역사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현재도 그 역할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 일반 교통·방범 기능과 정보수집·대 테러 방지 및 수사 역할을 떼어 생각할 수 없다"면서 "자치경찰로 나뉘게 되면 효율적인 작전, 수사가 안된다. 남북대치가 엄연한 실정에서 자치경찰제로 대공 범죄예방 기능을 약화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실제 최근 울진·밀양 등 초대형 산불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건사고는 지자체 소속의 지역단위 소방본부로도 충분하지만 소방관직을 지자체에서 중앙정부 직제로 전환한 이유는 전국단위의 국민안전을 위한 효율적인 예방과 대응 등 정책집행이 필요했기 때문이다"라며 "경찰 업무는 그 특성상 전국 단위 사건사고, 수사, 작전이 일상적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자치경찰로의 분할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자치경찰제가 확립되어 있는 미국의 경우 범죄를 저지르고 다른 주(State)로 도주하거나 주 경계에서 일어난 사건사고를 맡지 않기 위한 관할 다툼이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FBI(미국 연방수사국) 설치 및 강화 배경도 2개 주 이상에 걸친 사건과 조직, 마약, 테러, 안보, 연방관련 수사 등 주 경찰 단독으로 수사할 수 없는 범죄 수사를 전담하기 위한 것으로 자치경찰제의 단점과 무관치 않습니다.

백 교수는 "경찰에 여러가지 문제점, 잘못된 과거사가 있는 건 사실이다.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경찰이 되기 위해 앞으로 더욱 노력하고 개선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개선·개혁 방향은 고도의 수사 및 치안 능력 배양이며 정권·권력이 아닌 오로지 국민에게 충성하는 경찰로 거듭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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