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지사협의회,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반대 및 대안 성명 준비 중
감면대상 부실채권 상당수 지역신용보증재단 떠안아 연쇄 부실 우려
오세훈 시장, "예외 자꾸 생기면 불공정 논란 생길 수밖에 없어"

시도지사협의회

[뉴스캔=장덕수 기자] 전국 시도지사 모임인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임시회장 홍준표 대구시장)가 정부의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출 원금을 최대 90%까지 감면해주는 ‘새출발기금’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늦어도 다음주 초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일 시도지사협의회에 따르면, 새출발기금 지원 대상과 범위 축소와 지방재원 손실 발생 시 국비 보전을 주요 내용으로 한 성명서 초안을 현재 각 시도지사에게 보내 동의를 받고 있습니다.

협의회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초안을 제시, 회장단과 사무국에서 협의해 일부 수정했으며 현재 전국 시도지사들에게 보내 동의를 받고 있다”면서 “큰 이의가 없는 것으로 보여 이번 주말까지는 모두 동의를 받고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성명서 초안은 “지방정부들도 큰 틀에서는 취약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채무 원금 감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동(同) 사업은 지방재원에 직접적인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지자체와 지역신용보증재단(신보)의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중앙정부 국정과제 추진으로 인한 재정 부담을 전적으로 지방정부에 전가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에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성명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원 대상을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중 기초수급자, 전년 대비 소득 급감자 등 금융취약계층으로 한정 △원금 감면 범위 0~90% 조정 △감면율 차등 적용 △지방재원 손실 발생 시 전액 국비 보전 △중앙정부 별도 출연금 지원 △채권 매각가 인상 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출발기금은 30조원(배드 뱅크)을 투입해 25만명 규모의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채무를 매입하는 프로그램이다. 연체 90일 이상의 부실 차주에 대해서는 60~90%까지 과감하게 원금을 감면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문제는 감면대상 부실채권 상당수가 지자체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지역 신용보증재단에 몰려있다는 것입니다. 지역신보의 경우 대부분 담보를 설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역 신보는 코로나 사태 속 급증한 대출에 원금감면 부담까지 떠안으면 자본잠식은 물론 보증여력 고갈로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지역신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지원 특례보증(8조6000억원) △소상공인‧자영업자 특별 금융지원 협약보증(6조8000억원) 등 다양한 특례보증을 지원해 왔다. 현재도 △희망플러스 특례 △중저신용 특례 △브릿지보증 등을 운영 중입니다.

오 시장은 지난달 28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소상공인 회생을 지원한다는 새출발기금 정책 취지는 동의하지만 제대로 하려면 세밀한 정책 설계가 전제돼야 한다"고 현 정부의 빚탕감 정책을 직격했습니다.

오 시장은 "'내 재산 팔아가며 간신히 버틴 사람은 손해를 보고 돈 꾸고 잘 안 갚고 이런 사람들은 정부가 도와주더라' 이런 일이 자꾸 벌어지면 경제가, 시장이 계속 왜곡되는 것"이라며 "인센티브 체계가 정확히 작동하지 않으면 노력할 필요가 없어지고 역차별이 발생한다. 예외가 자꾸 생기면 불공정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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