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공공기관 방만경영’, 존립 필요성 검토가 개혁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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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공공기관 방만경영’, 존립 필요성 검토가 개혁의 시작
  • 김승주 기자
  • 승인 2022.10.1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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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수 줄이고, 필요한 곳에 재정지원 집중 필요
성과평가 유연화 통해 상위부처 영향력 줄여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최인호( 더불어민주당,부산 사하갑) 의원은 12일 주택도시보증공사 국정감사에서 “(서울 본사)사옥 매각 후 6년간 지급한 임차료만 해도 165억원으로 구 본사 사옥 매각금액 606억원의 27%에 달한다”며 “앞으로 10여년 후에는 임차료 지급금액이 사옥 매각금액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사진=국회방송 캡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최인호( 더불어민주당,부산 사하갑) 의원은 12일 주택도시보증공사 국정감사에서 “(서울 본사)사옥 매각 후 6년간 지급한 임차료만 해도 165억원으로 구 본사 사옥 매각금액 606억원의 27%에 달한다”며 “앞으로 10여년 후에는 임차료 지급금액이 사옥 매각금액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사진=국회방송 캡처)

[뉴스캔=김승주 기자] 국정감사가 활성화된후 35년 동안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과 부정, 비리 등으로 근본적인 수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매년 계속됐지만 '개혁'은커녕 국감에서 의원들의 언론보도용 '한 건', '단골 메뉴'로 소모되는 실정이다.

심지어 공기업에 대한 국감이 진정한 공기업 개혁이 아니라 의원들이 지역 민원 해결과 후원금을 챙기기를 위한 공기업 기강잡기에 악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공기업 개혁은 운영상의 문제가 아니라 공기업 존재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만경영·특혜·근무태만·횡령 등 끊이지 않는 문제 '공기업'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국정감사인 올해도 역시 공공기관의 경영 실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경우 권형택 전 사장 등 주요 임원들이 근무일수 대비 40% 이상의 출장일수를 기록하고 출장보고서도 부실하게 작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모 임원이 국내 대학의 최고위과정을 이수하는 과정에 학비 약 2천만원과 체재비 약 1천 1백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특혜 교육’ 논란이 일었다. 

한국전력공사는 한 직원의 정년퇴직 행사 후 유명 한우 전문점에서 회식비로 400만원 이상을 지출해 질타를 받았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공공기관의 방만경영 정황이 터져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 넘쳐나는 공공기관 ... 민간영역 침범 방지 등 ‘선택과 집중’ 필요해

해마다 반복되는 공공기관의 방만경영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해외 선진국의 공공기관 관련 정책을 참고하여 공공기관 관리 정책을 적극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이 꼭 필요한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를 구분하고, 후자의 경우 공공기관의 수를 과감하게 줄여 나가는 것이 대책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많은 수의 공공기관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오 공공기관 현황(2022년 10월 18일)
알리오 공공기관 현황(2022년 10월 18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의뢰로 수행된 「해외 주요국 공공기관 평가 및 관리방안」(연구책임자 박정수)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공시된 공기업은 36개, 비 공기업 공공기관은 237개로 총 363개의 공공기관이 운영되고 있다.(알리오 2022년 현재  공기업 36개, 준정부기관 94개, 기타공공기관 220개 등 공공기관 총 350개)

이는 영국 256개, 일본 120개, 미국 67개에 비해 상당히 큰 규모다. 

보고서는 이러한 상황이 한국의 경우 민영화 등을 통해 국가 외의 주체에 의한 운영도 충분히 가능한 분야까지 국가 주도로 운영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민간영역에 진출해 있는 공공기관이라면 과감하게 통폐합하거나 민간에 넘기고 사회간접자본(SOC), 에너지, 고용, 보건 등 국가의 개입이 꼭 필요한 분야의 공공기관에 운영 능력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이유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공기업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성을 확보한 뒤에는 민영화하여 매각 수익을 올림과 동시에 장기적인 재정 부담을 줄여 왔다. 

일례로 미국 북동부의 철도 운송 공기업이었던 Conrail은 수익성이 높아지자 민간에 매각되었다. 

US Enrichment Corporation의 경우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기 위한 공기업으로서, 우라늄 농축 등 다수의 신기술을 개발하면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추면서 민영화되었다.

◇ ‘상위 부처 눈치보기’에 바쁜 성과평가 제도, 경영목표에 대한 포괄적 평가로 전환해야

다음으로는 성과평가 제도를 개편함으로써 상위 부처의 통제권한을 줄여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엄격한 성과평가가 경영의 투명성과 직원의 노동의욕을 강화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정부 부처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공공기관의 경우 과도한 성과평가가 각 기관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경쟁 욕구를 저해하는 등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국정감사 등 세부적인 기준과 짧은 주기를 가진 방식보다는 대략적인 경영철학 검토와 준법감시 위주의 평가를 통해 각 기관이 상위 부처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한국 미국 영국 일본
363 67 256 120

*2020년 기준

공공기관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낮은 미국의 경우 연방 차원의 성과평가 제도가 아예 존재하지 않고, 각 주에서 각 기관의 보고서를 검토 후 승인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기관의 자율성이 높다. 

여타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경우 각 감독부처가 5년 이내에 최소 1회 ‘효과적・효율적 서비스 전달’ 등 포괄적 기준에 따라 비례성과 유연성을 강조한 Tailored Review를 시행한다. 

일본은 연도별 평가가 존재하기는 하나 중요성이 낮고, 경영목표와 그에 따른 성과를 검토하는 중・장기 사후평가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 ‘경쟁중립성’ 제고 통해 공공기관의 자발적 경쟁 유도해야

마지막으로 공공기관 스스로도 시장에서 자립할 수 있는 경쟁력, ‘경쟁중립성’이 주목된다. 

경쟁중립성이란 민간기업과 경쟁하는 공기업에 차별적으로 제공되는 정부보조, 세제면제 등 각종 혜택을 제거하여 시장참여자들 간의 경쟁이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고 시장의 효율성을 확보하자는 개념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해외 주요국 공기업의 경쟁정책: 경쟁중립성을 중심으로」(박한준)에 따르면 영국, 독일, 일본 등은 공정거래위원회 등 별도의 정부기관이 경쟁중립성 정책에 관여하고 있다. 핀란드, 아일랜드, 이집트 등 사법부에 직접 권한을 부여하는 국가들도 존재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민간영역에 참여하는 공공기관에 대해 별다른 제한 없이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어 각 기관의 경쟁력 함양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공공기관 규모 축소, 경영평가 유연화와 함께 경쟁중립성 제고를 위한 정책을 함께 시행한다면 공공기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 비해 오랜 자본주의의 역사와 체계적인 복지제도를 지닌 선진국들의 공공기관 관리 정책을 적극적으로 참조해 공공기관에 대한 대대적 개혁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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