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관련성 없는 미디어과 교수 A씨, 면접 돌연 없어지고 심사는 간소화
기관 전례없는 개인사유로 화상 이사회 참석, 화상으로 참석해 회당 약 300만원 수령

한국지역난방공사(사진=공사 홈페이지)
한국지역난방공사(사진=공사 홈페이지)

[뉴스캔=장덕수 기자] 문재인 정부의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던 백운규 전 장관이 퇴임할 무렵 그의 처제가 산업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양금희(국민의힘,대구 북구갑) 의원은 20일 "백 전 장관의 처제 A씨가 2018년 12월 10일부터 2년 임기의 공사 사외이사(비상임 이사)로 선임됐다"면서 "서울의 한 사립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인 A씨는 미국 대학 언론학 박사 출신으로 경력상 난방공사 업무와 직접적인 직무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양금희 국회의원
양금희 국회의원

특히 양 의원은 "공모 시기가 백 전 장관이 퇴임을 약 한 달 앞둔 상황으로,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 백 전 장관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면서 "사외이사 공고가 백 전 장관의 재임 시기였던 2018년 8월 30일에 나왔는데 당시 공고문을 보면 그간 진행돼온 면접 심사가 돌연 사라지고 서류심사로 전형이 간소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의원실에 따르면, A씨는 임기 동안 27차례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가운데 두 차례 걸쳐 혼자만 불참했고, 미국의 한 대학 방문 교수로 출국·체류한다는 이유로 9차례나 화상으로 회의 참석을 대신했습니다. 

이사회 회의록 보면 A씨는 안건 논의 중 의견을 묻는 의장의 질문에 ‘의견이 없다’는 대답만 수 차례 반복, 11건의 안건에 대해 어떠한 발언조차 없는 경우도 확인됐습니다. 

1년에 10회 안팎의 이사회 참석 외 별다른 업무가 없는 점을 고려할 때 의견 개진없이 화상으로 회의를 대체하면서 회당 약 3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의원실의 주장입니다. 사외이사가 개인적인 사유로 회의를 화상으로 대신한 것도 A씨가 최초입니다.

또한 공사 사외이사는 직무 수행 실적 등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는데 선임된 3명의 이사 가운데 A씨만 임기가 1년 연장됐습니다. 

이와 관련 한국지역난방공사는 A씨의 임기 연장을 위해 “대학 교수로서 다양한 사회활동 경험으로 공공 부문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관 내부 시각으로 일관된 의사 결정에 다양성을 보완했다”는 내용의 직무수행 실적 보고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A씨의 자문 내용에 대한 증빙 자료를 요청하자 “구두 자문 형태로 진행돼 증빙자료 제출이 곤란하다”고 대답했습니다.

양 의원은 “백운규 전 장관의 처제가 아니었어도 전례가 없이 간소화된 절차로 임원으로 임명되고 해외에 체류하면서 화상으로 이사회에 참석하는 특혜를 누릴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며 “특별한 성과도 확인되고 있지 않는만큼 홀로 연임한 배경에 대해서도 소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A씨는 1년 임기 연장에 따라 지난해 12월 28일까지가 임기였으나 백 전 장관의 월성원전 재판이 시작된 직후인 같은 해 3월 16일 중도 사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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