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이지폴뉴스]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핵연료 피복관이 처음으로 가동 중인 상용 원전에 장전됨에 따라 국내 원자력 기술자립의 기치를 높이고 있다.

핵연료 피복관 기술력은 이미 미국, 프랑스 등 원자력 선진국의 수준에 도달한 상태며 하나(HANATM) 피복관은 이들 나라 제품에 비해 50% 향상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고성능 지르코늄 합금 ‘하나 피복관’으로 제조한 시범 연료봉 30개를 영광 원전 1호기에 지난 11일 장전, 2012년까지 약 5년간 1단계 상용로 연소시험을 실시한다.

18일 한국원자력 연구원에 따르면 여러 핵연료 부품 중에서 지르코늄 합금으로 제조되는 핵연료 피복관은 핵연료가 안전하게 핵분열 반응을 일으키도록 보호해 주고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누출되는 것을 막아주는 일차적인 방호벽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부품이다. 이 때문에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원자력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기존의 핵연료 피복관보다 성능이 우수하고 더 오랜 기간 동안 원자로에서 사용 가능한 신소재 핵연료 피복관을 개발해 오고 있다.

영광 원전에서 상용 원전에 장착돼 연소시험을 받고 이 과정을 마치면 하나 피복관으로 만든 핵연료가 2016년 국내 각 원전에 공급된다.

국내 유일의 핵연료 제조회사인 한전원자력연료가 건설 중인 핵연료 피복관 제조공장이 내년 완공되면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한 공급체제를 갖추게 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용환 연구원(첨단노심재료개발랩장)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핵연료 피복관인 ´하나 피복관´ 개발을 주도한 개척자다.

10년 전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핵연료 피복관 국산화 연구를 시작했고, 세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지르코늄 합금 ´하나 피복관´을 개발해 국내 원자력 연구개발 사상 최초로 상용 원전 연소시험에 들어간 주인공이다.

정 연구원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핵연료 피복관이 상용 원전에 첫 장전돼 최종 성능 검증을 5년간 받고 연소시험이 완료되면 2016년부터 국내 원전에 상용제품이 공급돼 매년 300억원 규모의 수입대체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또 "핵연료 피복관은 원자력발전소의 핵심적인 부품이지만 원천기술이 없다는 이유로 외국 업체들의 횡포가 심한 분야며, 하나 피복관 개발을 통해 확보된 신합금 설계 및 제조기술은 내식성과 고강도가 요구되는 분야의 구조재료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연료 피복관의 국산화는 국내 원자력 기술자립의 완성을 상징하는 이정표임과 동시에 아직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한국 등에 30여건의 특허를 등록한 A사가 특허무효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이 개발한 특허에 문제점을 제기한 것이라기보다 우리나라의 높은 원자력기술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초 특허무효소송을 제기에 대해 정 연구원은 바로 그에 대한 답변을 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연구원측은 “A사에 특허무효소송 제기를 받고 바로 답변서를 보낸 지 20개월이 다 돼가는데 아직까지 가타부타 말이 없다”며 “이는 우리가 개발한 특허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만큼 특허가치가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지폴뉴스]   이투뉴스-권석림기자   srkwo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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