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이지폴뉴스]골칫거리 축산분뇨를 처리할 대규모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짓겠다던 경기도가 고민에 휩싸였다. 해외출장길에 오른 도지사가 현지기업과 양해각서까지 체결하고 돌아왔는데, 앞서 유사 플랜트를 가동했던 국내 이곳 저곳에서 각종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경기도청(도지사 김문수)에 따르면 도는 2012년부터 축산분뇨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됨에 따라 지난 6월 독일 바이오가스플랜트 전문업체인 엔비오(Envio)사와 함께 바이오가스 플랜트 15기를 건설하기로 약속했다.

도는 이 사업의 일환으로 우선 내년 10월까지 하루 300톤의 축산분뇨와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플랜트를 포천시에 짓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는 도비 30억원을 포함, 모두 100억원이 소요되는 바이오가스 플랜트 사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국내에서는 바이오가스로 축산분뇨 문제를 해결한 성공전례가 없다는 것. 아무리 독일내에서 검증된 시스템이라지만 함수율이 높고 분뇨의 성상이 다른 우리 실정에 플랜트가 정상 가동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이미 시범 설치된 10여개 국내 바이오가스 플랜트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돌출되면서 ´과연 바이오가스로 전력생산이 가능할까´하는 의구심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1차 시범 플랜트 완공까지는 불과 11개월이 남아 시간이 촉박한 상태다.

도청 축산과 관계자는 "포천 시범 플랜트의 경우는 아직 세부안을 협의중에 있고 방식 등의 최종안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검증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기존 모 시설의 문제점을 검토해 줄 수 있느냐고 엔비오사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플랜트에서 가로등 하나를 켜놓을 정도의 전기가 나오는데 그쳤다는 등 바이오가스 플랜트가 정상 운영되지 않는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면서 "경기도는 이 분야의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다각도로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메탄가스가 잘 생성되는지, 비축시설에 별도의 열을 가하지 않고 겨울철에 가스포집이 잘되는지가 관건"이라며 "원칙적으로는 그 쪽(엔비오)과 협력해 나가는 것이 맞지만 보다 효율적인 기술이 있다면 자문을 통해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 이미 설치된 시범플랜트는 축산분뇨의 특성상 바이오가스가 제대로 생성되지 않아 전력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지난 14일에는 이천의 한 시설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이날 시설견학을 준비했던 방문단이 일정을 취소하는 해프닝까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 플랜트 전문가는 "유독가스로 터빈이나 모터가 부식돼 고장이 발생하는 사례도 많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축산분뇨의 성상이 해외의 조건과 맞지 않아 이를 국내에 적용시켜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이지폴뉴스]   이투뉴스-이상복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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