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문제 해결도 쉽지가 않아 보여

북 핵문제 해결도 쉽지가 않아 보여
한반도를 둘러싼 아시아가 당면한 문제들:
북 핵(核) 문제해결에 대한 전망은 비관적

필자가 애독하는 International Herald Tribune지에 4월16일자로 국제문제 칼럼니스트인 로저 코헨(Roger Cohen)이 매우 분석적이고 흥미로운 칼럼 하나를 「10가지의 난제를 안고 있는 아시아의 미래(The Future of Asia in 10 uneasy questions)」 라는 제목으로 실었다.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성장의 축으로 자리매김할 아시아에서 해결해야 할 10가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로저 코헨이 이야기하는 그 열 가지는

1. 중국과 인디아의 경제적인 급부상이 세계에 어떠한 이념적 영향을 줄 것인가? 중국공산당이 주도하는 중국식 사회주의, 비동맹운동의 리더였던 인디아가 제3세계주의를 버리고 국제체제에 적극적으로 편입할 것인가?
2. 인디아가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는 정책마련에 견제장치가 될 수 있을까?
3. 만약, 인디아가 이러한 미국의 목적에 부합하지 못한다면, 그 역할을 일본이 대신할 수 있을까?
4. 일본이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의 이웃나라들에게 행한 불명예스런 과거사의 불행한 사슬을 잘 벗어날 수 있을까?
5. 중국이 현재의 중국공산당, 1당 체제경영으로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정치.경제,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의 국민들의 다양한 욕구와 보편적인 이념에 기반한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잘 극 복 할 수 있을까?
6. 중국이 북한의 6자 회담이 성공적으로 갈 수 있도록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을까?
7. 앞으로 중국이 시장경제에 기반한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추구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아시아에서의 계속적인 미군의 주둔만으로 아시아에서 평화가 정착되고 여타의 갈등이 일어나지 않을 것인가?
8. 중국과 미국은 미래에 전략적 동반자로서의 관계정립을 잘 할 수 있는 것인가?
9. 유럽에 위치한 터키가 성공적으로 서방의 유럽에 통합의 길을 가고 있듯이 아시아의 가장 큰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가 이슬람국가로서 모범적인 이 지역의 민주국가로 탈바꿈 할 수 있는가?
10. 영어문화권에 속한 나라이면서 아시아에 위치한 호주와 뉴질랜드가 성공적인 아시아국가가 될 수 있는가?

등이다.

필자가 굳이 이 칼럼을 소개하는 이유는 동북아를 포함한 아시아권의 국제정치경제 역학구도는 전문가를 포함한 누가 보아도 추측과 가정의 범주를 벗어나고 있지 않다. 우리의 대외 외교안보정책을 급격히 전환하는 모험이 얼마나 위험한 도박인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다. 앞으로 행해질 가능성에 대한 진단은 할 수 있어도 그 누구도 확신을 갖고 그리 된다는 주장은 할 수가 없는 복잡한 역사의 현장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사회의 유력 일간지에는 오늘도 ‘동북아 균형자론’ 및 ‘북한의 인권문제’에 많은 지면을 할애 하면서 탁상공론차원의 갑론을박(甲論乙駁)을 벌이고 있다. 현실은 현실이다. 현실이 이상이 될 수가 없고, 우리의 이상이 현실이 될 가능성은 우리의 부단한 노력과 일관성 있는 노력하는 태도에 달려 있는 것이다. 우리의 입지가 약하고, 우리가 실력을 배양하는 데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데 관념론에 젖어서 한 발 앞서서 우리의 능력을 넘어선 정책을 추진할 수는 없질 않는가? 북한이 우리 국민들의 바람을 저 버리고, 도를 넘는 행동을 해도 그들을 우리가 의도하는 바 대로 유인 할 국력과 전략이 부재한 것이 오늘 우리의 현실이다.

상술(上述)한 10가의 중요한 난제들 중에서도 북 핵(核) 문제에 관한 이 칼럼의 견해가 다소 비관적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서 회담장으로 유인하여 평화적으로 핵(核)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영향력이 있다고 보고 있으나, 중국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팔고, 미국식의 민주주의를 좋은 정치체제로 이야기하고, 섬유제품에 대한 무역제제 등에 불만이 있기에 이 회담에 이중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이 칼럼의 견해에 귀담아 들을만한 구석이 있어 보인다.

북 핵(核) 해결의 전망에서도 질질 끄는 협상과정에서 단안을 내리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핵(核) 포기를 대가로 줄 수 있는 카드와 설득을 포기하고 강경하게 갈 수 있는 카드가 다소 칼날이 무뎌진 강경책(stick) 과 이미 매력을 상실한 것 같은 유화책(carrot)으로 둔갑하였는데, 이는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어려운 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강경책(stick)이라면 제제를 통한 낮은 단계의 경제적 봉쇄 등을 포함한 압박전술 및 마지막 수단인 전쟁까지도 다 포함할 것이고, 유화책(carrot)으로는 개혁.개방을 유도하는 국제사회의 잘 조율된 협조일 것인데, 후자는 체제붕괴를 우려한 북한의 지도부가 채택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

중국이 팔을 걷어 부치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가능성이 소진되고 있는 해결책마련에 물고를 터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준비가 안된 것 같은 중국이 아직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기에 시간이 흐르면서 골이 깊어지고 있는 북한의 어려움만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행사할 수 있는 외교력의 한계를 교착상태에서 벗어나고 있질 못한 이 문제에서도 보고 있음이다.

타결을 위한 전환점이 언제 마련될 지 우리 모두 숨죽이고 걱정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 정부는 불확실한 노선에서 방황하지 말고, 다소 우리의 바람과는 거리가 있어도 검증되고 확실한 득(得)을 취하는 길을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한반도의 핵(核) 문제는 단순한 핵(核)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의 한반도를 둘러싼 21세기기의 새로운 안보지형 마련 및 이를 관철하려는 숨은 의도와 맞물려서 그렇지 않아도 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에는 회담 당사자들이 다 의견의 일치를 보았어도, 실천적인 차원에서의 각론(各論)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결실을 위한 합의점이 어렵게 꼬이고 있다. 북한의 지도부가 갖고 있는 ‘자국의 체제보장 및 경제지원’이라는 카드 외에도 미국 및 중국의 전략적 경쟁심리에서도 문제 해결의 어려움의 한 원인을 볼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 위정자들은 ‘동북아의 세력균형 조정자’ 되기에 앞서서 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인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북 핵(核)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에서부터 실질적인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외교적 지렛대와 국력을 배가하는 온 국민의 일치된 노력이 나올 수 있도록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정신으로 국정에 임하면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

2005-04-16 박태우(대만국립정치대 외교학과 客座敎授, 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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