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세계 경제성장를 이끌었던 미국이 2분기이후 침체국면에 빠져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3월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치를 상당 폭으로 하회한 데다 4월 뉴욕 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도 2년래 최저수준으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진한 경기지표는 3개월 연속 오른 유가를 반영한 결과이다. 향후 불안한 경기전망으로 미국 주식시장은 사흘 연속 하락하면서 다우 등 3대 지수가 모두 연중 최저치 이하로 주저 앉았다. 한국 종합주가지수도 6일째 하락하면서 920선으로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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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원화강세와 유가급등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국내 수출기업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본 필자는 부진한 미국 경기지표가 경기침체를 예고하기 보다는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귀해 가는 일반적인 경기순환 과정이라고 판단한다.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첫째, 2003년 1분기를 바닥으로 세 감면 등 강력한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빠른 성장세를 보였던 미국 경제가 2005년이후에 정책효과 소진과 물가상승 압력 고조 등으로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다. 둘째, 기업의 여유로운 현금흐름과 가중되고 있는 설비투자 압력 등으로 민간부문의 설비투자 지출이 안정적 성장세를 주도할 것이다. 셋째, 투자 확대는 근로자 신규채용으로 이어지면서 소득개선을 가져오고 가계의 견조한 소비흐름을 이끌 것이다. 넷째, 미국 소비자들은 연방기금금리 인상기조에도 불구하고 소비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소비자대출을 늘린다는 점은 소비 둔화를 가로 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3월 소비악화의 주 원인인 유가급등세가 진정되고 있는 데다 구리 등 원자재가격도 조정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물가상승 압력이 줄고 있어 향후 기업과 소비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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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은 2005년 미국 경제성장률 컨센서스를 나타낸 것이다. 전문가들은 2005년 1분기에 4% 경제성장률을 예상하지만 2분기이후 3.5%선을 전망하고 있다. 최근 경기지표 악화로 성장률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된다 해도 잠재성장률 3%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앞서 언급했듯이 왕성한 기업 투자지출에 힘입은 미국 경제는 가파른 회복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균형 경제성장의 경로를 따를 것이다.
미국에서 기업 투자가 늘어날 이유는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그림 7>에서 보듯이 2004년 4분기 기준으로 기업의 GDP대비 현금흐름은 2004년 하반기이후의 투자지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10년 평균치를 상회하는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기업의 설비투자 압력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기업의 자본재 주문이 2005년에도 두 자리 수의 증가율은 유지할 것이다. (그림 8 참조) 이에 덧붙여 향후 기업 영업이익도 긍정적으로 전망되고 있다. S&P사는 2005년 상반기 기업이익을 한자리 수 증가율로 예상하지만 하반기에는 두자리 수로 전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의 향후 경기전망이 여전히 낙관적 추이를 유지하고 있다. <그림 10>에서 보듯이 4월에 발표된 뉴욕 제조업지수의 6개월이후 경기전망치는 36.8로 투자지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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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2분기처럼 급격한 소비지출 위축 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4월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가 19개월래 최저수준인 88.7을 하락했고 연준리의 지속적인 연방기금금리 인상으로 4월 현재 금리가 2.75%에 달하지만 이들 변수들이 가계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소비감소 가능성이 낮은 이유를 살펴보면, 첫째, 기업 투자지출 확대는 고용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견조한 소비지출을 가능하게 한다. 3월 비농업부문 일자리수가 전월의 절반수준이상인 10만개 증가로 떨어졌지만 4월에 발표된 주간 실업청구수당 건수를 보면 33만개 수준으로 양호한 고용시장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소비자들은 소비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소비자대출 규모를 줄이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저축을 늘리지 않고 소비지출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가계의 저축률이 이례적으로 낮은 것은 물가를 감안한 실질 금리가 매우 낮아 저축유인이 크지 않은 데다 향후 미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전망해 소득개선을 바탕으로 빚 상환을 문제 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2003년 2분기후 경기회복기에 소비심리와 지출과의 연계성은 낮은 실정이다. 유가급등에 따른 심리악화가 소비를 다소 줄이겠지만 급격하게 위축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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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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