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주 소 식』


<<유종필 대변인 국회기자실 브리핑>>

- 민주당은 열린당의 탁구공이 아니다 -

어제 열린당 문희상 당의장의 합당론에 대해 오늘 유시민 상임중앙위원이 비판을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유 의원은 엉뚱하게 민주당을 폄하하고 나섰다. 한두번 그런 것이 아니다. 그는 ‘열린당은 당원이 주인인 정당인데 민주당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그의 어법상 민주당이 반개혁적이라는 뜻으로 한 것이다.

열린당은 민주당을 올려놓고 이 사람이 한번 치고 저 사람이 한번 치고 핑퐁 치듯이 민주당을 가지고 놀고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민주당은 열린당이 가지고 노는 탁구공이 아니다. 문 의장은 스토커이고, 유 의원은 스토커를 말리는 척 하면서 민주당을 더 비하하고, 매도하고, 능멸하고 있다. 이는 스토커보다 더 지능적인 민주당 괴롭히기이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더니, 이 경우가 그 경우이다. 말리려면 그냥 말릴 것이지 왜 죄 없는 민주당을 비하하는가? 열린당은 이러한 작태를 당장 중지하기 바란다.

오늘 유시민 의원에 대해 한마디 하겠다. 개인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유 의원을 보면 열린당이 보이고 노무현 대통령이 보이기 때문이다. 유시민과 유종필이 잘 지내면 유유상종(柳柳相從)인데, 유 의원은 도저히 유유상종할 수 없는 사람인 것 같다.

유 의원과 민주당, 또 유 의원과 호남의 관계는 이렇다. 유 의원은 13대 국회 평민당 의원(현 이해찬 총리)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연을 맺었던 사람이다. 1991년 서울 관악에서 서울시의원 공천을 받았다. 그런데 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해찬 의원과 함께 탈당해서 1991년 지방선거 때 민자당의 압승과 제1야당 평민당의 유래 없는 참패를 초래케 한 장본인이다.

그 뒤 독일 유학 중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느닷없이 ‘게임의 법칙’이라는 책을 써서 국민회의 기자실에 배포했다. 그 핵심 내용은 ‘영남의 비토 때문에 김대중은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은 1987년 YS가 ‘군부가 비토하기 때문에 DJ는 대통령에 출마하면 안된다’고 말한 것과 사실상 같은 말이다. 유 의원의 ‘영남 비토론’은 변형된 ‘군부 비토론’이다. DJ비토에 단순동조한 차원을 넘어 비토론을 기정사실화하고 확대재생산하여 유포시킨 것이다. 정말로 건전한 개혁주의자라면 DJ는 영남이 반대해서 안 된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영남에 가서 ‘정말 DJ 같은 사람 대통령 한번 만들자’고 영남사람들을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랬던 그가 DJ정권 하에서는 혜택 많이 받은 사람 중의 하나다. DJ정권에서 공공기관에 취직해 봉급 받고 TV방송 사회자도 맡았다. DJ정권 혜택 받아 출세한 사람이다.

최근만 해도 경북 영천에서 파고 살면서 민정당 출신 후보의 지원단장을 맡았다. 개혁을 금과옥조처럼 내세우면서 민정당 출신 선거운동을 했다. 민주당은 반개혁이고 민정당은 개혁이란 말인가?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다.

유시민 의원의 본질은 영남우월주의자이다. 교묘하게 개혁을 내세우면서 결국은 인구수 많은 영남에 영합하여 정치적 야망을 이루려는 사람이다. 그래서 호남에 대한 비판과 비하는 많지만 영남에 대해서는 건전한 비판도 한마디 없다. 호남을 말하면서 심지어 ‘개똥 소똥’ 운운하면서 비하시키기까지 했다.

지난 2003년 고양 보궐선거 때 민주당과의 연합공천은 죽어도 받지 않겠다고 공언해 놓고서 결국은 민주당-개혁당 연합공천으로 나가면서 정동영 의원을 선대본부장으로 세우고 민주당 자금으로 선거를 치렀다. 호남표를 얻기 위해 호남 출신을 앞세우더니 당선되자마자 기껏 한다는 말이 ‘호남향우회에 머리 조아리지 않고 선거 치렀다’는 것이다. 호남향우회는 정동영 본부장이 대신 해주었다. 유시민에게 민주당과 호남은 단지 이용대상일 뿐 전혀 그 이상의 가치가 없다. 정치적 언행이 다중적이고 앞뒤가 맞지 않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이 한국정치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지 모르겠다. 한국정치에 유시민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2005년 5월 3일
새천년민주당 대변인실

장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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