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노력에서 군사적 해결로 이동하는 미국

외교적 노력에서 군사적 해결로 이동하는 미국
미국의 고강도 대북 비난이 노리는 것은?
외교적 노력에서 군사적 해결책으로 선회하고 있는 북한의 핵

북한의 핵을 다루는 방법에 대한 이견으로 한미간에는 대북정책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생기고 있는 불협화음을 제거해야 하는 외교적 시련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때에 미국의 행정부는 연이어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강한 어조로 비난하고 있는 중이다.

29일에 CNN ‘래리 킹 라이브’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딕 체니 부통령은 김 위원장을 ‘핵 개발을 추진하면서 국민의 빈곤에는 관심 없는 무책임한 지도자’라고 혹평했고 “ 김 위원장은 전혀 국민을 돌보지 않고 권력을 휘두르고 싶어 핵 보유국이 되려는 것이 분명하다.”고 북한정권의 심중을 잘 간파했다.

필자도 이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필자의 귀에 더욱더 신경을 거스르면 들어오는 부분은 “북한은 핵 보유국이 되면 외부 세계와 상업과 산업, 교역에서 정상적인 관계를 맺지 못할 것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 점이다.

현재 북 핵을 담당하는 미국 정부의 최고라인이 라이스 국무장관, 럼즈필드 국방장관, 체니 부통령, 그리고 최상부에 부시 대통령이 자리잡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의 강경한 목소리를 잘 대변하고 있는 체니 부통령의 목소리는 북한의 핵 실험을 겨냥한 차분하고도 단호한 미국의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 상층부의 북한을 향한 강경한 목소리에 북한의 평양방송이 30일자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매우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북한의 평양방송은 “암탉이 홰를 치니 백악관에 망조가 들었다. 라이스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바닷가 암캐처럼 캥캥 짖어 대면서 감히 우리 공화국을 비방중상하며 미쳐 날뛰고 있다. 치마 두룬 라이스가 날치는 통에 럼즈펠드가 눈치를 살피며 할 소리를 못하고 있다.” 등등의 극한 적인 용어를 선택하여 미국 외교정책의 수장을 공격하고 있다.

비상시기를 인정치 않으려는 우리 국민들의 한반도를 둘러싼 냉기류에 관한 편의적인 해석과는 반대로 미국과 북한은 이미 적대적인 관계를 더 심화시키는 언어적 공방전을 한 판 치르고 있으며 그 부정적인 파장을 고스란히 우리 남한의 국민들이 질 수도 있는 매우 어려운 비상형국임을 부인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뉴욕 타임즈도 30일자의 보도를 통해 “미국이 지난 주에 스텔스 전폭기 15대를 한국에 배치한 것은 중국정부의 비 협조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고립을 심화시키려는 부시 행정부의 새로운 압박정책”이라고 보도 한 적이 있다. 더욱더 구체적인 행동지침으로 미국의 관리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이 북한의 미사일과 마약, 위조지폐 수출을 차단하겠다는 미국의 의지이다.

6월 10일에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떠한 돌파구가 나올지 기대하고 있는 필자지만, 미국이 계속적으로 행정부 담당자들의 입을 빌려서 “앞으로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서도 중국에 그 전처럼 강하게 의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미국정부의 새로운 인식의 전환에 우리정부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다.

5월 31일자의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Street Journal)에 실린 ‘서울의 균형자론(Seoul’s Balancing Role)’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도 우리 정부가 미국을 일정부분 비판해온 과거의 행적들을 소개하면서 일본 외무성 야치 차관의 발언이 사실에 기초한 나름의 견해를 피력한 것이라는 주장도 담고 있다.

우리정부가 그 동안에 미국 및 일본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중국과 더 가까이 지내려는 의도를 담고 있어 보이는 노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도 부정적인 시각에서 분석되고 있다. 지난 4월 달에는 미국이 북한 정권 붕괴를 가정해 제시한 ‘한.미 공동 군사개입 계획’을 우리 정부가 거부했으며 북한을 지나치게 배려하는 이 같은 노대통령의 행동은 중국도 부담스러울 정도라고 기사가 적고 있다.


지금쯤이면, 북한이 핵 문제를 국제사회에 내놓은 이후 최후의 목표를 향한 돌진을 거짓과 위장으로 숨기고 멈추고 있지 않듯이, 이 젠 미국도 마지막 외교적 노력에 대한 기대를 갖고는 있지만 점 점 더 인내심이 고갈되어지면서 군사적인 개입을 통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단계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이 앞선다.

극적인 타협으로 보장될 안정적인 한반도를 기대하지만,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마치 쌍방향에서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우리 앞을 가리고 있는 북미간의 대결구도에서 이 외교적 난제를 풀 수 있는 우리 정부의 능력과 외교적 지렛대가 어느 정도인지 국민들이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당국자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2005-05-31 박태우(대만국립정치대학 客座敎授, 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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