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이익보다 나라와 민족을 먼저 생각해야

개인의 이익보다 나라와 민족을 먼저 생각해야
실종된 공동체의식과 국민이 아픔
외치(外治), 내치(內治), 북치(北治)에서 보이고 있는 불안감

요즈음은 6월이 갖고 있는 무게와 중요성에 언론들도 비상한 관심으로 기사를 쓴다.

필자도 머리가 아플 정도의 신념과 고집으로 옳고 바른 것을 전달하겠다는 신념을 단 한 순간도 접지 않고 나의 지식과 역량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이 땅의 애국양심세력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다.

남북한 장관급 회담을 시작하는 21일의 새벽은 부연 안개로 날씨가 화창함을 알리지만 국가의 기강이 해이함을 전하는 뉴스의 무게와 파장으로 인해 군내무반 총기난사사건과 더불어 온 강토가 무력감과 허탈감에 쌓여있다.

어제 저녁에 만난 한 인사가 하는 말 중에서도 이 번에 군사고로 사망한 우리의 소중한 젊은이들 중에서 명단과 신원을 보니 소위 우리사회의 상류사회나 부유층을 상징하는 학력이나 출생지를 갖고 있는 희생자가 하나도 없어서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최전방에서 고생하는 현역들의 배치 및 선발이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새삼스럽게 나의 뇌리를 스치는 아침이다.

또한, 한 여당의 중진은 얼마 전에 부친이 친일시비로 근신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했더니 다시 국회의 상임위원장을 맡으며 국민들의 정서는 안중에도 없는 과거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 행동을 하고 있고, 또 한 의원은 부친이 마치 독립운동이라도 한 것처럼 국민을 속여서 표를 얻어 당선되었지만 부친의 친일행위가 밝혀짐에도 태연히 금배지를 달고 권력층에서 자리를 유지하면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애써서 외면하고 있는 형국이다.

유홍준 청장이 공직자로서 행한 부적절한 행위를 지적하는 야당의원들의 주장에서 여당의 일부 의원들은 이런 저런 논리로 유청장을 감싸고 있다. 민주주의가 다수의 의견을 존중하고 국민을 섬기는 원칙으로 작동하는 것을 아는 이들이 지금 국민들의 대다수가 불편하게 생각하는 이유와 이에 대한 유청장의 반성을 촉구해도 부족한 판인데 오히려 협소한 정파의 이익을 위해서 유청장을 두둔하는 소인배 정치행태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야권이 좀더 명확하고 강력한 논리와 역사의식으로 이들의 잘못된 관행을 더 짚어야 할 것인데 형식적인 선을 넘지 못한 기대 이하의 의정활동에 국민들의 걱정은 수그러 들고 있질 않다.

우리의 젊은이 들이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걱정이 앞선다.

그렇게 많은 글과 논쟁으로 북한 김정일 정권의 기만과 현실적인 문제점을 지적해도 우리의 국가안전보장회의 의장은 국무회의에서 김정일의 선전성 멘트를 태연하게 만남에서 얻어진 공과처럼 전하면서 또 다시 대북(對北)인식의 부적절함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정부의 홍보처장은 정장관이 국무회의에서 “ 김정일이 미국과 우방이 되면 장거리 미사일을 폐기할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을 소개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의 고위공직자들의 안보인식이 관념론적 무사안일과 단기적 성과주의에 매몰되어 이 늪에서 벗어나오고 있질 못한 것 같다.

지금 당장 북핵으로 한반도에 위기가 고조되어서 6자회담이 파국으로 치닷고 북핵을 견제하는 가장 큰 지렛대를 갖고 있는 미국이 믿을만한 북한의 행동을 주문하고 있는 외교적 급박성과 북한의 불예측성을 아는 당국자들이라면 지금 눈앞의 문제를 제치고 먼 훗날 북한의 미국과 우방이 되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우리 국민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들을 믿고 따라야 하는 것인가?

아마도 가혹한 역사의 평가는 미국과의 우방이 되는 김정일 정권이 지금 처럼 불쌍한 그들 스스로의 인민들의 인권을 짓누르는 모습은 더더욱 아닐 터인데… 아니면 베트남처럼 통일후의 미국과의 수교를 이야기 하는 것도 아닐 것이고.. 가부장적 체제생존에 모든 것을 건 사상독재를 하는 정권이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에 대한 진전이 없이 미국과의 우방이 된다…. 정장관의 역사인식의 깊이와 거리에 한 학자로서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시작되는 장관급회담은 앵무새 같은 판에 박힌 소리나 반복하고 우리로부터 물자나 지원을 더 얻어가는 형식적이고 한가한 자리가 아님을 북이나 우리정부가 더 잘 알고 있을 터인데..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이 불안하니 정부당국자는 더욱더 각별한 마음으로 회담에 임할 일이다.
2005-06-21 박태우(대만국립정치대학 객좌교수, 국제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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