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소리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큰 소리로 토론하는 것이예요"

"큰 소리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큰 소리로 토론하는 것이예요"
최근 다시 찾게 된 남북화해 흐름의 핵심 인사로서 남북 문제와 국방문제 해결을 위해 ´동에번쩍 서에번쩍´ 열린우리당 장영달 상임중앙위원.

쥬얼리


장 위원이 ´동에번쩍, 서에번쩍´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바로 국회 의원회관 529호가 그 힘의 원천이었다.

또한 장 위원은 정치적 연륜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14대 국회의원에서부터 현재의 17대 국회의원까지 국회에 몇 안 되는 4선 의원 중 한 명이다.

장 의원의 의정일기를 편찬 한다면 ´조선왕조실록´에 버금가는 ´역사서´가 될 수 있고 장 의원실 보좌진들의 일지를 편찬한다면 ´의원회관실록"도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정아
4선 국회의원 장영달 의원과 ´장 의원의 특채 권유´로 지난 92년 14대 총선 때부터 같이 일하고 있는 진성준 보좌관.

진 보좌관은 "장 의원을 잠깐 돕겠다며 서울로 올라온 것이 오늘까지 장 의원을 보좌하고 있다"면서 "의원이 쓸만(?)하다고 생각하니 지금까지 같이 일하는 것이 아니겠냐"며 말문을 열어줬다.

이때 장 의원실의 톱니바퀴들이 잘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일정을 관리한다는 권순영 비서가 나타났다. 권 비서도 지난 94년부터 장 의원을 도와 함께 일을 했다고 한다.

"장 의원님이 가끔 ´너무 오래 있어서 그런지 매너리즘에 빠져 있지 않냐?´는 말씀을 하시는데 그런 면이 없잖아 있지만 언제나 긴장감은 살아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학원 석사 논문을 쓰고 있던 2001년, 한 보좌관의 추천으로 공식면접을 본 후 같이 일하게 됐다는 장 의원실 자칭 공채 1기인 정책담당 조형국 비서관은 "이런것이 바로 낙하산 인사 아니겠냐"고 말해 의원실이 웃음바다로 변했다.

요즘 ´넷심´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김동현 비서는 "나는 의원님의 말이 100% 맞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서민정치와 통일국방을 주장하시는 의원을 돕고 싶어 의원실에 들어오게 됐다"고 말을 꺼냈다.

특히 이날 다른 비서진에 비해 김동현 비서가 인터뷰를 하지 않으려 해 이유를 묻자 "2기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사태가 있었을 때 데모 주동자여서 인터뷰도 많이 하게 됐었지만 그때 언론 인터뷰를 너무 많이 해 버려서"라고 대답했다.

서인영
장 의원실의 분위기는 어떤 주제만 나오면 일단 서로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바로 토론 분위기가 형성됐다. 한 두 번으로 만들어지거나 기자를 위해 꾸며진(?) 그런 모습이 아닌 정말 열띤 토론 그 자체였다.

이에 진 보좌관은 "우리는 아랫사람 윗사람이 없고 서로의 고성이 오가는 대화를 통해서 의견이 조율된다"면서 "일각에서는 이런 우리의 모습을 보고 비서진에서 싸운다고 인식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보좌관은 이어 "실용과 개혁의 논쟁이 화해 될 수 없듯 속도감 있는 의원실 일처리를 위해서 가치관의 논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토론을 통해 그런 시각의 차이를 극복하고 통일해 가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조 비서관도 "우리 의원실도 속도감 있는 일 처리를 위해 얼굴 빨개지며 서로 토론하는 것이지 싸우는 것이 아니다"라며 "속도감 없다면 독재"라고 주장했다.

그는 덧붙여 "사실 통상적으로 보좌진이 바뀔 때는 의견과 정치적 결의, 또는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경우도 있지만 내부적인 문제도 있다"면서 "인정의 함정이 있는 곳, 상명하복 보다 더 무서운 사회가 이곳 회관"이라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예전과 17대 국회가 어떻게 다른지 물자 진 보좌관은 "눈에 띄는 변화라고 하는 것은 과거에 비해 일이 참 많아졌다"며 "아마도 집권 여당이냐 야당이냐의 차이일 것"이라고 답했다.

"예전 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집권여당 이후 당정협의라는 것을 통해 정책이 하나 둘 실현 되는 것을 보면 책임성도 높아진다"면서 "한편으로는 여당이 정부를 두둔하고 통법부인 것처럼 비쳐지는 면이 있지만 당정협의라는 사전 조율의 결과물"이라고 덧붙였다.

조 비서관도 이에 말을 이으며 "그러나 달라지지 않은 것은 보좌진들이 한 의원이 의정활동을 보좌하기 위한 정무, 당무, 선거운동, 정책을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영 비서는 "17대 들어와서 정책적으로 젊어지고 의욕이 많아서 국회가 진취적으로 변했지만 정치는 무조건 젊다고 잘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정치는 경험"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마감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이에 장 의원실 보좌진들은 "의원님이 지난 4.2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이후 당의 지도부인 상임중앙위원이 되어 더욱 바빠졌지만 예전보다 인지도도 많아지고 알아주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좋다"며 "정책적으로 세련된 말투나 이미지는 아니지만 평소 열심히 하시는 의원님을 보좌하기 위해 더욱 빈틈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아 대답했다.

사람을 한번보고 어찌 그 속내까지 알까. 첫인상도 중요하다지만 신이 아닌 이상 그 사람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세 번 이상 만남을 가져 봐야 할 것이다. 이것이 장영달 의원실을 다녀 온 기자의 느낌이다.

이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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