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새정치를 갈망한다

국민들은 새정치를 갈망한다
참여정부의 독선과 야당의 무능
국민들이 바라는 새로운 정치는 무엇인가?

필자는 오늘 한 동호인 모임에서 시국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 회원들의 대부분이 자영업자들이기에 대화의 초점은 현재 우리의 심각한 경제난에 대한 문제점 분석과 앞으로의 해결전망을 묻는 곳에 있었다.

문제는 지금 어느 누구도 앞으로 경제가 좋아질 것 같지가 않다는 의견이었고, 더군다나 지금은 그럭 저럭 버티고 있어도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점과 더불어서 지금의 경제정책으로서는 비(非)구조적인 난제들을 극복할 것 같지가 않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인 것 같았다.

현장에서 경제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는 일반 국민들의 기본적인 인식과는 대조적으로 우리 나라의 수장인 노 대통령의 경제 및 안보상황에 대한 인식은 정 반대라는 것이 다시 한 번 최근에 행한 그의 발언을 통하여 밝혀졌다.

노 대통령은 14일에 청와대로 대학교육협의회장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금융 시스템 위기라든지, 신용불랑자라든지, 북핵 위기라든지, 한.미동맹이라든지 그 밖의 일반외교 모든 문제에 있어서 한 군데도 약화시킨 곳은 없다고 감히 자신한다.”는 말과 더불어 “대통령 취임 이후 어느 분야를 보아도 옛날 보다 후퇴했거나 위험을 가중시킨 곳은 없다.”는 다소 국민들의 상식적인 기대에서 벗어난 현실에 대한 견해(見解)를 피력하였다.

한 나라의 정치와 경제가 운영이 잘 되고 안되고 우선 먼저 느끼는 직접체험지수는 현장에서 삶을 위해서 뛰고 실질적인 노동을 통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인들을 포함한 서민들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 가장 정확한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필자가 만나는 많은 시민들은 대부분 나라가 안보 면에서도 어려워지고 경제적으로는 더 고통이 가중되고 있으며 국내정치문제에 대해선 먹고 사는 문제의 어려움으로 더 냉소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아직도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몇 프로도 안 되는 기득권 층 및 특권층의 사는 모습만 보고 일반 서민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나라가 이토록 어려운데 아무런 문제가 없이 잘되고 있다는 우리 정부의 인식은 일반서민들이 듣기엔 차라리 독설(毒舌)이라고 해야지 옳을 것이다.

여권(與圈)이 이렇게 안이한 현실진단으로 아프고 쓰라린 민초들의 마음을 주워담고 있지 못하다면 국정의 한 축을 책임지고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적절히 수행해야 할 야권(野圈)이라도 문제점을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무엇이 문제이고 대안인지 의정활동을 통해서, 혹은 거리의 가두홍보를 통해서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구성원들의 적절한 책임의식과 지도층의 미래를 보는 식견이 없이 그럭 저럭 굴러갈 수가 있다고 보는 정치인들이 있는 것인가?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이 높으면 야당이라도 더 적극적으로 국민들의 아픔과 쓰라림을 수용하여 정부를 성토하고 집권당의 무능과 독선을 바꿀 수 있는 능력과 대안(代案)으로 잘못된 국정을 바로 잡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지금 국민이 보고 있는 야권의 이미지도 여권과 그리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나라가 잘못 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철저하게 기본노선부터 설정하고 투쟁하고 따질 것은 따지는 야당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기존의 정치권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접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신당이 출현하여 국민들의 아픔을 만져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민초(民草)를 위하는 상생의 정치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정치세력들이 할거주의와 기득권 편의주의에 매몰되어서 내일의 새로운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이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와서 제대로 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민주정치의 맛을 보여주는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고 있다고 보아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

나라의 안팎이 이렇게 어수선하고 국민들이 안보 및 민생경제에 대한 불안한 체감지수가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여야(與野)가 나라의 구조적 어려움마저 외면하고 소인배들이나 추구하는 사리(私利)에 기반한 기득권이나 지키려는 나태하고 안이한 정국인식이 이 나라의 기반인 자유민주주의의 굳건한 성장을 좀먹고 있는 중요한 요인(要因)이라는 것을 위정자들이 알아야 할 것이다.

여당이 잘 못하면 야당이라도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역사와 국민을 위한 대의(大義)의 정치를 실천할 수 있는 기개가 있어야 일반 민초(民草)들이 이 어려운 난세를 극복할 수 있는 일말의 희망이라도 갖고 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2005-07-15 박태우(대만국립정치대학 객좌교수, 국제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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