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국의 안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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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국의 안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 박태우
  • 승인 2005.09.01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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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젠 관념적인 평화구호는 배격될 때
이 젠 관념적인 평화구호는 배격될 때
분단국의 안보(安保)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아야
이젠 관념적인 평화에서 실질적인 평화구현을 실천해야

대만방문일정을 끝내고 돌아오니 국내정치상황은 다시 한번 ‘대통령의 연정’이니 ‘임기전에 퇴임을 할 수 있다’ 등을 놓고 여야(與野)의 정쟁이 도를 더해가면서 나라의 안보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음도 망각하는 듯한 분위기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동북아시아에서 한반도와 대만해협(Taiwan Strait)이 다소 위험스런 안보지형에 편입되어 있는지 모두들 잘 의식하고 있질 못한 것 같다.

필자는 이 번의 정부초청 공식 대만방문일정에서 과거의 학자로서의 체류와는 달리 국가의 안보와 외교를 책임지는 실무 담당자들과 솔직한 대화를 통하여 대만 국민 및 지도부가 갖고 있는 안보에 대한 민감성(敏感性)을 읽을 수가 있었다.

대만에서 국립정치대학의 방문교수로 오랜 기간 체류하면서 강의와 저술을 할 때에 전세계에서 온 학자들과 많은 토론도 벌였지만, 지금 안보를 담당하고 있는 책임자들이 동북아시아의 안보지형을 분석하는 기본적인 인식의 토대가 한마디로 ‘의도적으로 숨긴 긴장과 불안감’에서 철저한 대비책 마련으로 귀결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귀국해서 국내의 상황을 다시 보니 지금은 권력구조 개편과 선거구제 개편 등에 대해서 지나칠 정도로 정치권의 생산적인 정력을 소진하면서 이보다 훨씬 더 소중한 ‘안보와 경제회생에 대한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질 않는 것 같아서 마음이 답답하다.

인류의 역사는 명철한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무사안일과 게으름 그리고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를 버린 강자(强者)의 오만함으로 인해 무수한 나라들이 여지없이 쇠락과 멸망의 길을 걸었던 것이다. 하물며, 아직은 중간자적 위치(middle power)의 국력과 외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취약한 안보구조로 동족의 분단까지 떠 안고 있는 우리가 6.25의 교훈도 망각하고 민족화해로 모든 것을 재단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현실을 보고 있질 않은가?

한반도에서 6.25 전쟁의 참상 바로 직전에도 북한은 평화 제스처와 우리민족끼리 일을 해결하자는 위장된 구호로 남한을 안심시키고 역사적인 반란을 저지른 아픔을 잉태한 것이 아닌가?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단지 세계사의 보편적인 흐름이 원활하게 흐르고 있지 않는 막힌 지역이 되어서 제한적인 교류만이 진행중인, 냉전의 잔유물이 유일하게 한반도에만 남아있고, 북한은 경제적으로 강성해진 남한을 어떻게 든 북한 식의 통일방안으로 편입시켜서 역사를 거스르는 독재정권을 연장한다는 기본적인 대남책략(對南策略)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는 현실인 것이다.

선전.선동적 평화공세를 진정한 북한의 통일에 대한 마음이라고 호도하고 있는 우리 사회 일부 언론과 친북세력의 역사적 죄과는 머지 않아 드러나게 될 것이다. 인류의 역사가 호락호락 감상적인 접근과 편향된 역사인식으로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다는 냉철한 교훈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진실이고 역사사랑의 결과물이라면 먼저 북한의 독재체제먼저 스스로 합리적인 지도자를 발굴하고 변혁과 개혁을 위한 대 수술부터 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러한 우리의 바람은 매우 비 현실적이고 어려운 소망인 것이다.

우리는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에서 만들어 낸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대 합의를 진정한 남북간의 대 통합의 시발점으로 여기는 마음으로 적대적 대북(對北)정책을 서서히 철거하는 방향으로 모든 대북정책의 기조를 선회하였지만, 남북 6.15합의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김정일 정권이 핵무기를 제조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안보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국방부, 통일부, 그리고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점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더불어서 북한측으로부터 납득할 만한 답과 공식적인 사과를 얻은 후에 지금과 같은 대북지원을 계속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필자의 판단이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안보적 불안감을 공유하고 있는 중화민국정부는, 우리와 다른 지정학적.정치적 여건도 있지만, 중국의 본토와 향한 엄청난 경제적 교류 및 투자를 실시하면서도 중국공산당정권의 예측 불가능한 하나의 중국 원칙(principle of one china) 실현 정책에 대한 대비책으로 미국 및 일본과 군사.경제적으로 밀착된 공동의 안보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점이 지금의 한반도에서의 불안정한 안보상황에도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동북아시아의 국제정치 역학구도상, 대만 및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은 항상 긴밀한 연계성으로 서로 심리적으로나 실질적인 군사전략상으로 많은 영향을 쌍방향으로 미치고 있음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 팔자의 눈에 보였다.

6자 회담의 향방이 매우 중요한 안보적 지형이 되는 것이다.

중화민국(中華民國)의 보이지 않는 국가전략이 보편적인 인류의 가치인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철학적 기조를 중국 본토의 양심세력들에게 주입하면서 대만을 강제적으로 통합하려는 중국공산당과 맞서고 있는 점이 다시 필자의 마음속에 다가왔다.

좀 더 구체적인 사례로 중국의 본토에서는 올해 들어서 공식적으로 알려진 반정부 시위 수만도 60여 차례 이상 목격될 정도로 경제적 풍요로움이 정치적 자유를 요구하는 점진적인 역사발전을 목격하고 있는 현실을 우리 모두 주목해야 한다.

중국은 공산당이 1당 독재를 해도 합리적인 지도자들을 선택하고 시장경제를 하는 절충안(折衷案)으로 백성들을 굶기지 않고 미국과의 장기적인 대결을 준비하면서 경직된 체제로도 도약 할 수 있는 숨통이 있지만, 가부장적 정권연장과 폐쇄경제의 부정적 여파로 백성들의 고통과 아픔이 상상 할 수 없이 큰, 시대착오적 종교적인 도그마가 지배하는 북한은 어디로 갈 것인지 우리 모두가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질 않은가?

마치 우리 정부가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로 초래 될 수 있는 대 혼란을 걱정하듯이, 중화민국정부도 중국본토의 대 혼란이, 내부체제 단속용 카드로 쓰여지는 대만 침공으로 이어 질 수 있는 개연성(蓋然性)에 대한 연구와 대비책 마련이 안보관련부처들의 큰 과제로 책정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최상의 안보는 한반도나 대만해협이나 안보적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근본적인 토대인 북한체제의 독재성 및 불안정성, 그리고 중국 공산당의 비민주성 및 경직성 등에 기인하고 있는 것을 알고, 할 수 있으면 대화와 협상으로 모든 갈등요소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일 것이다.

중화민국의 집권당인 민진당이 중국의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하여 미화로 약 160억 달러에 달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대잠기, 디젤잠수함 등 대미구입을 추진하고 있는 속마음도 잘 헤아려 볼 필요가 있다.

동아시아에서 최근에 목격된 군사적 움직임인 ‘중-러합동군사훈련’이 갖고 있는 함축적 의미가 미국과의 동맹체제강화 및 일본과의 군사협력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역학구도도 이해 못하고 있는 정책담당자는 하루 빨리 인식의 전환을 통해서 안보적 긴장감을 다시 갖고 안보정책을 조율하기 바란다.

경제정책에 있어서의 실수는 용납될 수 있어도 안보문제에 있어서의 실수는 나라의 근본적인 존재와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이기에, 절대로 검증되지 않는 능력과 철학으로 이 문제를 다룰 수 없음을 국민과 더불어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글을 마친다.

2005-09-01 박태우 시사평론가(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국제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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