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재논의, 민노당은 투쟁보다 대화를"
"17대 국회는 무게가 실리지 않아"

"파병 재논의, 민노당은 투쟁보다 대화를"
"17대 국회는 무게가 실리지 않아"




대담: 장덕수 기자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에 대해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P1C@

한 대표는 12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갖은 이지폴과의 인터뷰를 통해 "헌재의 심판에 대해 누구에게 책임이 있다, 없다라는 공방은 백해무익하며 승복하면 된다"라며 "헌재 판결로서 끝나는 것이지 새로운 문제의 시작이 된다면 또 다른 혼란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그러나 헌재결과에 따른 대 국민 사과와 관련 "소송에서 졌다고 사과하는 일은 없다"며 "상황에 따라 당사자가 판단할 문제지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야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대국민 사과´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뜻을 밝혔다.

한 대표는 또 이라크 파병 논란과 관련해서는 "미국에서도 부시가 전쟁에 대해 과반수 이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병은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재 논의를 할 필요가 있고 가능하면 비전투병으로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특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아쉬움을 인터뷰 내내 피력했다.
노대통령의 지난 일년 평가에 대해 한 대표는 "대선자금 수사외에 업적이라고 지적할 만한 것이 몇 건이나 있겠냐"며 "남북문제, 경제문제는 오히려 디제이 상황때보다 못하고 심지어 IMF 때보다 못하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정책에 대해 "취임 이후 각계 각층에서 터져나온 개혁의 목소리를 나열만 했지 해결하고 실천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앞장서야 국민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고 정국 불안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대통령 복귀 이후 영수 회담에 대해서는 "총선 전 115명의 당 대표일때도 만난 적이 없는데 9명 의원 대표를 청와대에서 왜 만나겠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대표는 "선거전 여야 영수회담을 할때는 자민련이 교섭단체가 아니더라도 4자회담을 했는데 선거 끝나고 나니 3당까지만 쳐주고 4당은 안쳐준다"며 "영수회담을 할 생각도 없다"고 불쾌한 감정을 내비쳤다.

한 대표는 이어 교섭단체 구성 완화와 관련해 "원칙적으로 구성완화에는 찬성한다"고 밝힌 뒤, "과거에 민주당은 (완화 의석수를) 15석을 얘기했었는데 10석도 괜찮다고 본다"며 "사회가 세분화 돼면서 그 목소리를 대변할 정치단체가 필요하며 숫적인 문제 때문에 대변되지 못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또 원내 3당인 민주노동당에 대해 갖고 있는 우려도 밝혔다.
한 대표는 "민주노동당이 10석을 차지해 자축하는 것을 보았는데 아마 꿈같은 현실일 것"이라며 "하지만 민노당이 노동자의 집단처럼 움직이면 국회내에서나 국민들 사이에 정치발전에 보탬이 안된다는 생각을 갖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어 "원내에 들어온 이상 투쟁보다는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관행을 만들어야 한다"며 "노동자 농민을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사는 정책이 먼저 고려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열린우리당과 관계와 관련해 한 대표는 최근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천정배 의원에게 축하의 뜻을 전하면서도 합당 논의에 대해서는 ´절대 없다´고 일축했다.
한 대표는 "소위 민주세력 통합 얘기는 상도동계 동교동계 때부터 나왔다"며 "하지만 이뤄지지 않았듯이 나는 오로지 민주당 재건의 의무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서 나오고 있는 상생의 정치와 관련해 "상대방을 죽이지만 않으면 상생"이라고 뼈 있는 말을 던진 뒤, "여대야소에서 상생은 여당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17대 국회 전망과 관련해 한 대표는 "무게가 실린 국회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개원 후에는 좌와 우, 찬성과 반대의 논쟁으로 국회가 시끄러울 것"이라며 "하지만 경륜이 있는 당선자들이 없어 시끄러운 대립만 있고 정치의 지혜는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는 "초선의원이 100여명이 넘고 거의 30대와 40대 주축이어서 발상들이 급진적이고 너무 자기 주장적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검찰의 대선경선자금 수사로 소환 위기에 있는 한 대표는 "소환여부에 응할지는 아직 말할 시기는 아니"라면서 "국가 공권력은 공정성과 정당성의 확보가 중요하고 그 후에 개인에 따라 행동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권력과 검찰의 관계에 대해 "민주노동당만 빼고 여당경험이 없는 정당이 없는데 청와대와 검찰 관계는 다 아는 것 아니냐"며 "굳이 정치 개입이냐 아니냐 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언론개혁과 관련해 한 대표는 "와이에스때부터 계속 해왔는데, 문제는 공정보도"라고 말한 뒤, "탄핵과 총선 과정에서 언론보도가 친 권력적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생각이며 특히 방송은 경우가 심했다"며 "탄핵관련 편파보도는 3개 방송사의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다음은 일문일답>

-17대 국회가 시작되는데요
▲ 이번 국회는 옛날에 비해 활력이 줄어들 것. 무게가 실린 국회가 아닐 것 같다.

-정치적 쟁점 목표가 없어서 그런지 예전보다 다운됐다.
▲좌 우 편향적인 성격이 강한 거 같다. 그것은 한물간 시대적 흐름이다. 이념논쟁은 세계적인 추세가 탈 이념이다. 우리나라가 그걸 이제 시작한 느낌이 든다.
영국의 노동당은 정당사 100년이다. 지금 민노당이 출현했는데 정당사에 있어서 영국에 비해 100년 뒤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데올로기 문제는 해방직후부터 해서 한물 간 것이다. 지금은 누가 국민을 더 편안하게 하고 나라 부강하게 하느냐의 경쟁이 있을 뿐이다.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는 지났다.
대표적인 예가 영국과 독일의 변신. 이것이 세계적인 신 경향을 말해주는 것. 그걸 들고 나왔다는 건 뒤떨어졌다는 것이다.
최근 정당들이 실사구시니 하는 말들을 하는데 나는 그것이 당연한 얘기라고 생각한다.

- 민주노동당의 출현과 역할이 기대되는데.
▲민주노동당이 10석 차지해서 대승 자축하는 걸 보았는데 민노당으로선 꿈같은 현실일 것이다.
그러나 민노당에 우려하는 것은 민노당이 노동자의 집단처럼 움직이는 것은 국회내에서나 국민들 사이에 정치발전 단계에 보탬이 안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원내에 들어온 이상은 투쟁보다는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관행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노동자 농민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했는데 그들을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사는 정책이 먼저 고려돼야 한다.

-노무현 정부가 갖아야 할 역사적 임무는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이 1년이 조금 지났는데 이것이 노대통령의 업적이라고 지적할 만한게 몇 건이 있는가.
대선자금 수사외에는 남북,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남북, 경제 상황이 디제이 상황 때보다 못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심지어 IMF 때보다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 대통령 취임이후 개혁이 각계각층에서 터져나오면서 문제점만 나열했지 해결하고 실천하지 못했다.
앞으로 노 대통령은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앞장서야하고 국민에게 안정감을 줘야 현재의 정국에 대한 불안이 해소될 수 있다.

-여권이 지나치게 과거탓만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우리가 5천년 역사를 가진 민족인데 오늘 문제점이 밝혀지면 현재 책임질 사람이 해결해야지 과거 문제점을 발생한 사람이 아니다. 과거로 돌리면 현재의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의 책임있는 사람이 내 탓으로 돌려야지 니 탓으로 돌리면 안된다.

-헌재의 탄핵심판 이후 국론통합 방법은.
▲대통령의 몫이기 때문에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탄핵결과에 대해 승복하면 된다. 누구에게 책임 있다 없다 공방하면 백해무익하다. 승복하면 된다. 헌재 판결로서 끝나는 것이지 새로운 문제의 시작이 된다면 또다른 혼란이 올 것이다.

-헌재 심판 이후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데.
▲예를들면 개인과 개인도 그렇지만 국가기관이나 개인 사이에도 민사소송이 있고, 행정소송도 있다. 소송에 졌다고 해서 사과하는 것은 없다.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당사자가 판단할 문제지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결과가 나와 봐야 안다.

-최근 노 대통령이나 여권측 인사와 만난 적은.
▲115명의 당 대표일때도 만난 적이 없는데 9명의 대표를 청와대에서 왜 만나겠는가. 정치는 현실이다. 9명의 협조보다는 과반정당의 협조가 중요한 것 아닌가.
여야영수회담을 할 때 자민련이 교섭단체가 아니더라도 쳐줬는데 선거 끝나고 나서는 3당까지 쳐주고 4당은 안쳐준다.
그러나 대표됐다고 영수회담 왜 안끼어주냐고 뭐라 할 생각은 없다.

-17대 국회 전망은.
▲좌우 찬반 논쟁은 시끄러울 것이다. 경륜이 있는 다수 당선자가 없다. 그래서 격론이 있고 시끄럽고 대립 있을 것이지만 정치의 지혜는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초선이 100명이 넘고 거의 30,40대 주축 아니냐. 발상들이 급진적이고 너무 자기 주장적이고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국회가 좌익에게 장악됐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과거 같으면 좌익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나. 북한도 문 닫아 놓고 버틸 수 없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대북관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열린우리당에 천정배 의원이 원내대표가 됐는데.
▲천정배 대표는 민주당때 수석부총무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잘할 것이다.

-여당 원내대표(총무) 선배로써 조언을 하자면.
▲각자 상대방 의견을 들어주고 합의점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면서 대화하는 길 밖에 없다.
천 의원은 고등학교 후배인데, 똑똑한 후배, 능력있는 후배니까. 잘할 겁니다.

-교섭단체 의원 정족수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교섭단체 구성완화에는 찬성한다. 과거에 민주당이 주장했었다. 프로테이지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 수로 해야 한다. 정당을 옮기는 것이 자유롭게 돼 있다. 오늘 9석이지만 1년 2년 후에 20석이 될 수 있다. 현재의 기준으로 묶어놓으면 안된다. 인원수로 기준해야 한다.
우리가 15석을 얘기했었는데 10석도 괜찮다고 본다. 사회가 세분화 됐지만 목소리가 강화됐다. 그 목소리를 대변할 정치단체가 필요하다. 숫적인 문제 때문에 대변되지 못하면 안된다.

-이번 총선결과 지역주의 완화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소선거구제는 지역주의다. 저는 정당이 어느 지역에서 우리만 지지해달라, 상대방 욕해달라는 것을 지역주의라고 말하는데 소선거구제에서 연고 찾아가 입후보 하고 있지 않나. 전부 연고 찾아간다. 이게 지역연고다. 지역주의 배제하자면 어떻게 선거구제를 운영하냐.
지금은 지역주의가 어쩌다고 떠들지 않는 것이 지역주의를 없애는 것이다.
향토문화는 당연히 있기 마련이다. 어느 당이 몇석 차지했느냐 얘길해야지 어느 당은 어느지역이냐고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라크 파병에 대해.
▲파병은 좀 심사숙고해야 한다. 서희, 제마부대는 괜찮지만. 미국에서도 부시가 과반수 이상 지지를 받지 못한다.

-파병 자체에 대해 재논의해야 하고, 파병하더라도 비전투병 중심으로 보내야 한다는 얘긴지.
▲당연히 그렇다.

-국가보안법 개정은
▲과거 평민당 때부터 철폐를 주장했다. 그런 법은 없애는 게 좋다는 것이 제 주장이다.

-언론개혁은
▲YS(김영삼) 때부터 계속 해왔는데. 문제는 공정보도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 아닌가.
탄핵 총선과정에서 보았듯이 언론보도가 친권력적이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일 것이다.
특히 방송에 있어서 탄핵관련 편파보도는 3개 방송사의 큰 오점일 것이다. 탄핵 국회 가결됐는데 탄핵이 나쁘다고만 26시간 보도했다, 세계 역사상 이런 적은 없다.

-검찰이 지나치게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고 하는데.
▲민노당 빼고 여당경험 없는 정당이 없다. 정치권과 검찰, 청와대와 검찰 관계를 다 안다. 정치 개입이냐 아니냐 말할 필요 없다. 각자 판단에 따라 정치적이다 아니다 판단하면 된다.
국민들은 누구나 법을 지킬 의무가 있고 정당한 국가 공권력에 저항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다만 공정성, 정당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 시각차가 있으니까 개인에 따라 행동하면 된다.

-추미애 의원의 총선 당시 행적에 대해 논란이 있는데.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지나간 일이고 당대표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애당차원에서 각자 주장을 한 것이고 평가는 국민이 하는 것이다. 총선결과를 보면 평가가 되는 것 아닌가.

-조순형 전 대표나 추미애, 김경재 의원 등과 만난 적이 있나.
▲개인적으로 그분들에 대해서 아무런 감정 없다. 당에서 처리할 부분이다. 그리고 내일모레 입후보자 전체 모임이 있다.

-열린당과의 통합 여부가 관심사인데
▲상도동 동교동 통합도 민주세력 통합이라고 했는데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당 재건을 의무라고 생각한다.

-일부 의원들은 통합을 주장하는데.
▲그런 보도도 있었지만 본인들은 부인하고 있다.

-민주당을 재건할 방법이 있나.
▲안보이면 찾아봐야 하고 찾아도 안보이면 만들어 낼 것이다.
정치는 현실의 극복 과정의 연속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소위 장기적인 플랜, 중기, 단기 플랜을 얘기할 수 있지만 실천하는 과정에서 안을 하나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 모든 사람 의견 취합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고 오셨죠. 만감이 교차했을 텐데.
▲좋은 말씀 해주셨다. ‘인생에 있어서 행운이 소리없이 올때도 있지만 불행이 느닺없이 닥칠 수도 있다’

-총선때 DJ가 민주당을 지지했다고 생각하나.
▲그분이 만든 정당 아닌가. 표현은 못하지만 민주당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그렇다.

-6월 재보궐 선거가 중요한데.
▲이번 주 윤곽이 드러날 것. 가능한한 빨리 정할 것이다.

-전남도지사 선거에 선대본부장을 맡게 되나
▲무슨 역할이 올지 모르지만 뭐든 다할 것이다. 광주에 상주하면서 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방북할 계획은.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목적으로 방북, 내가 끼어들 룸이 없다.
성과가 있다면 접촉을 해온 사람이 이뤄내야지 한화갑에게 줄 리 없다. 무모하게 추진했다. 방북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여권이 상생의 정치를 강조하는데.
▲상생의 정치는 상대방을 죽이지 않으면 상생이다. 국회에서 상생의 정치는 간단하다. 여당의 입장에서는 여당의 입장을 조용히 관철하는 것이고 야도 마찬가지다.
여대야소에서 상생은 여당의 손에 달려 있다. 여당이 다수이거나 야당이 다수일 때 파행이었다. 13대때 국회 2년간외에는 상생의 정치가 불가능했다.

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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