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소 자(나산부인과 부원장)




 



남소자_나산부인광 부원장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인간의 품위와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해 왔다. 그 결과 인권의 개선이 뚜렷이 향상돼 왔으나 아직까지 윤리와 법 사이에는 깊은 그늘이 져온 것이 사실이다. 무한정의 자유는 자칫 방종으로 흐르기 쉽고 특히 생명경시사상은 엄격한 법으로 재단될 수밖에 없다.




인간의 모든 행동을 모두 법으로만 묶을 수 없고 그 틈새로 법도 어찌할 수 없는 관행적인 비윤리적 행동이 저질러져온 것이 사실이다. 그 중 하나가 낙태다. 성 개방 물결이 가정의 문턱까지 넘쳐흐르고 남녀가 자는 것을 “사랑하면 당연하다.”는 인식이 존재하는 것을 법으로만 제재할 수 없다. 사랑의 행위로 오는 가장 당황스럽고 골치 아픈 문제는 “원치 않는 임신”이다.




사랑을 느끼기 전에 무드에 젖어 저지른 실수로 생리가 끊어지고 새 생명이 보채는(입덧) 증상이 오면 그 고민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스트레스고 쇼크다. 이때 나이어린 여성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옳은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섹스노출위험을 위해 피임약을 항상 복용할 수도 없고 이 때문에 산부인과 문턱을 자주 밟을 수도 없다.




무엇보다 나쁜 것은 이들 섹스노출위험 있는 여성들의 잘못된 피임상식이다. 어떤 이유로든 섹스에 노출되고 나서 먹는 피임약 1~2개면 해결된다는 안이한 몰상식, 잘못되면 잠깐 누워서 의사선생님의 처치만 받으면 된다는 뻔뻔함이 문제해결이 될 수 없다.




피임을 목적으로 먹는 피임약은 21일간 매일 먹고 1주일은 쉬어야 하는 복용방법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 또 섹스노출이 되었더라도 한번만 먹으면 임신걱정은 없어진다는 생각도 위험하다. 다량의 호르몬제제인 ‘원 샷 피임약’은 제 맘대로 살 수도 없고 72시간이란 시간제약도 있다. 이런 상식을 제대로 아는 여성은 유관학회에 의하면 거의 없었다.




여성이 섹스에 노출되고 걱정이 돼서 병원에 빨리 와야 밤을 지 샌 다음날 그래도 의사와 상담을 할 수 있으니 나은 편이다. 돈도 없고 창피하고 시간도 없어 미루다가 임신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 오니 그때는 이미 ‘때는 늦으리’다.




청춘을 즐기고 노출이 심한 바캉스 철이 6~7월이다. 자기 몸을 아낄 줄 아는 나이의 여성도 사고를 당할 수 있는 계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낙태가 불법과 관례의 중간에 서 있다. 다운증후군 등 기형아가 생겼을 경우,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없는 강간 등 사고를 당한 여성 외에는 합법적으로 낙태시술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들뜨기 쉬운 노출의 계절, 혹시 남친과의 바캉스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은 일단 산부인과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사고는 미리 알 수 없는 돌발사이기 때문에 또는 섹스와 연관된 사고는 의지력으로 막지 못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유령상식도 믿지 말자. 그곳에는 당사자들을 맹목적으로 유혹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떠돌아다닌다. 심지어는 낙태수술을 싸게 해주겠다는 산부인과광고도 떠돌아 의사회에서 고발한 사건도 있다.




피임약에 대한 올바른 지식도 의사로부터 전달받아야 한다. 피임약을 오래 먹으면 그 잔여성분이 불임을 하게 만든다거나 다이어트를 하는데 오히려 살이 찌게 만든다는 유언비어성 상식도 여성들의 ‘원하지 않는 임신’에 큰 몫을 한다. 요즘 피임약은 저용량으로 날조된 상식과는 다르며 오히려 생리통과 생리양을 감소시키고 빈혈, 자궁내막증, 난소암까지 예방시키는 효과도 있다.




여기에 날쌘 상혼이 끼어들어 체중증가를 감소시키고 체내 호르몬조절로 여드름까지 줄인다는 피임약도 나왔다. 그렇다고 어린 소녀들이 다이어트나 여드름예방을 위해 복용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피임약도 성분과 용량이 각각이므로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맞춤피임약을 선택하는 것도 좋겠다.




그러나 많은 여성들이 ‘딱 한번인데..’ 또는 ‘기초체온법으로 볼 때 안됐을 것이다.’라면서 안심하고 있을 때 나타나는 몇 개월 된 임신은 임신지속과 중절을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방법을 택해야 한다.




자기 몸은 자기가 지키지 않으면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