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자체 가이드라인도 어겨

KBS, MBC 자체 가이드라인도 어겨
고흥길 의원은 한국언론학회의 보고서에서 대통령 탄핵관련 TV방송은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도 공정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평가했음을 밝히고, 방송사의 주장을 비판했다.

고의원은 KBS와 MBC가 탄핵관련 이슈를 ‘합법적 논쟁의 영역’이 아닌 ‘일탈의 영역’으로 치부하며, 그 근거로 탄핵 가결까지는 정치권의 갈등문제(합법적 논쟁)이지만 가결 후부터는 국가 중대사로 전환이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탄핵’이라는 사안은 국회의 탄핵 소추 가결이 그 끝이 아니며,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국회의 탄핵 소추 가결은 탄핵 심판 과정의 시작일 뿐이고 헌법재판소에서 심판하여 결정을 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 것이기 때문에 중간을 잘라서 판단할 수 없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고의원은 또, 헌재에서 탄핵안을 각하가 아닌 기각으로 판결한 것은 헌재가 탄핵 소추를 갈등의 영역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며, 국회가 탄핵 소추를 가결한 시기는 17대 총선이 불과 1달여밖에 남지 않은 시기로 탄핵이 선거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을 만큼 정치적 갈등이 심각한 사안이었기 때문에 방송사의 주장은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의원은 또 이 평가 자체를 두고 여러 가지 말이 많지만, 다른 부분은 다 제외하고 방송사 자체 기준에 대해서만 적용을 해보아도 이번 탄핵방송이 불공정했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고의원이 제시한 방송사 자체기준은 KBS의 경우, 1998년 9월 3일부터 시행된 KBS의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에서 공정성은 어떤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신과 생각이 같은 취재원이나 사례만을 편향적으로 선택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진실성에 대해서는 사회의 다수 의견이 존중되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수의 의견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MBC의 경우, 2003년 12월 2일 개정한 문화방송 방송 강령에서 공정 보도의 조건으로 ‘사회적으로 논란거리를 다룰 때 대립적인 견해를 균형 있게 다루어야’하며 ‘지지의 정도는 약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의견도 전달함으로써 다양한 사회 계층의 견해를 폭넓게 제시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고의원은 이러한 기준만 적용해 볼 때, KBS ‘미디어포커스’는 7명의 인터뷰를 모두 탄핵반대 입장에서 다루고 있고, MBC의 시사·교양·정보 프로그램 앵커 멘트는 47.6%가 탄핵반대 집단을 옹호한 반면, 찬성 집단을 옹호한 멘트는 단 한 건도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MBC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은 앵커 멘트 11번 모두가 탄핵반대 입장이었고, 방송이 된 11건의 리포트 전부가 탄핵반대 입장이었으며, 출연자 성향 역시 8명 전부가 탄핵반대입장이었음을 강조했다.

고흥길 의원은 이효성 방송위 부위원장이 ‘공정성은 기계적 균형성과 동의어가 아니다’라는 말로 방송사의 입장을 옹호하고 나섰던 것을 지적하며, 언론학회에 분석의뢰를 합의한 3월 25일 상임위원회 간담회 자리에 있었던 당사자로서 분석내용 발표가 되자마자 이를 뒤집는 발언을 한 것은 공인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만드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방송법 24조 및 25조에 의하면 방송위 부위원장은 정무직 공무원에 해당하는데, 이는 공무원이 가져야 할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사례이므로 당연히 스스로의 거취를 정하라고 주장했다.

고의원은 이효성 부위원장이 탄핵 당시 국민여론이 70:30으로 탄핵반대의 목소리가 대다수였기에 ‘지배적인 의견’을 더 비중있게 다루는 것이 공정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언제부터 방송이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편성을 했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며 비판했다.

고의원은 미디어리서치에서 6월 12일 전국의 만20세 이상 성인남여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3.1%) 결과에 의하면 행정수도 이전 국민투표에 찬성이 63.2%, 반대가 34.7%로 나왔으며,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서도 찬성이 77.9%, 반대가 15.8%였다고 하면서, 탄핵 당시 여론이 70:30이었기 때문에 특집까지 편성해서 탄핵반대의 목소리를 중점적으로 편성했던 방송들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지배적인 의견’을 얼마나 비중있게 다루고 있는 지 방송위원회가 파악한 것이 있다면 답변해 보라고 추궁했다.

고의원은 탄핵관련방송이 공정했는가에 대해 인터넷 한겨레가 6월 11일부터 6월 29일까지 실시한 설문에서 ‘방송 공정했다’가 40%(6739명), ‘방송 불공정했다’가 59%(9793명)였으며, MBC의 인터넷뉴스인 아이엠뉴스의 인터넷폴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65% 대 33.5%로 불공정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만 MBC 측은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오자 특정의도에 의해 조작되었다며 일방적으로 설문조사 항목을 삭제하기까지 했다며, 방송사들의 주장을 비판했다.

고흥길 의원은 탄핵관련방송이 불공정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이제라도 방송사와 방송위는 국민 앞에 사과하고 차후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성 강화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을 촉구하며 이에 대한 방송위원장의 견해를 물었다.

고흥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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