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소 자 나산부인과 부원장

 

남소자_나산부인광 부원장
사람들은 자랄 때 어머니와 할머니로부터 “아이고, 허리야”라는 소리를 흔히 들어왔다. 그래서 “여자들은 나이가 들면 의레 허리가 아픈가 보다”라는 인식이 깊이 박혀 결혼 후 중년의 자기 아내가 허리 아프다고 해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남편이나 아내는 이 허리아픔을 아무런 부담 없이 “디스크 인가봐”라며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에 가는 것을 먼저 생각하며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해야 할 정도가 아니면 물리치료를 받고 조금 편해지면 그마저 중도에 그만 두고 만다.




여자들의 허리아픔은 정형외과, 산부인과, 내과 등 여러 과에 그 원인이 겹쳐있어 완전한 원인규명이 쉽지 않고 참을 수 있을만한 통증은 진통제처방과 집에서 할 수 있는 물리치료법만 배워 고통과 함께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들 여자들의 요통은 산부인과적 원인으로 오는 것이 전체의 10%미만으로 별로 많지 않지만 제일 먼저 통증호소를 듣는 의사가 산부인과 의사다.




많은 경우에 있어 여자들은 임신 출산 또는 산욕기 때부터 아픔이 시작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산전 진찰 때나 여성병원에 올 일이 있을 때 먼저 호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들의 허리아픔은 여성이어서 이기보다 남성보다 근육이나 인대(뼈의 관절을 강하게 하며 운동을 억제하는 결체섬유조직)등이 약하고 운동량이 적고 임신 출산 등의 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되어 여자가 남자보다 요통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숙어지는 전만(Lordosis)이 오게 되는데 이때 근육이나 인대가 비정상적으로 근육강직 및 긴장(Strain)을 받게 되고 분만 후에는 임신 전 상태로 돌아가기도 전에 자세가 환원되고 허리를 쓰는 가사에 들어가며 아이를 보살피는 일이 척추에 무리를 준다. 이 때문에 극렬한 통증 없는 만성요통으로 고생하는데 이것이 반드시 산부인과적 질환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꼭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산부인과적 허리아픔은 어느 특정부위가 아픈 것이 아니라 허리부위가 전체적으로 아프다. 손가락으로 눌러도 아픈 경우는 보통 뼈에 관련된 정형외과적 질환인 것이다.




산부인과적 요통을 굳이 꼽으라면 대표적인 것이 자궁후굴인데 현재는 별 관계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다만 자궁체부가 크고 약간 뒤로 기울어져 있는 여성은 월경전후나 서있을 때


허리가 뻐근한 정도의 아픔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골반울혈과 관계있는 아픔이다. 과거에는 자궁후굴 교정수술이 간혹 행해졌으나 요즘은 거의 없고 페사리(질내 삽입하는 피임기구) 등으로 자궁위치를 교정, 안정시켜 요통이 없어진다면 자궁후굴에 의한 통증으로 확진할 수 있다.




산부인과적 요통원인은 또 있다. 자궁탈(Prolapse of the Uterus)이다. 과거에는 자가분만 출산이 많았고 출산자녀수가 많아 자궁이 아래로 처지고 심하면 양측 대퇴부사이로 빠져나온 경우가 많았다. 우리들 할머니연령대에 “아이구 허리야”란 말을 입에 달고 있었지만 아기 안낳기 운동이라도 벌어진 듯 무자녀 결혼생활을 하는 커플이 많은 요즘 자궁탈도 별로 없어 이 또한 요통의 원인에 무시해도 좋을 정도다.




드물게 그런 환자가 있다면 환자가 누웠을 때는 통증이 없어지며 정 안되면 페사리로 자궁위치를 정상화시키면 통증이 없어진다. 그외 자궁내막증이 있을 때도 요통이 생기고 특히 자궁천골인대(Utrosacral Ligament)에서 월경을 하게 되면 요통이 아주 심하다.




많은 여성들이 갱년기에 요통을 호소한다. 이것은 생리가 끊어지고 골다공증이 시작되면 뼈나 근육층, 인대 등 지지구조(받침대)가 약화되어 요통이 오는데 이때는 스트레스 등 정신적 원인도 작용한다. 갱년기 정신적 증상인 우울증이나 아이들이 다 떠나가고 남편의 관심도 줄어 생기는 “빈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이 요통을 악화시킨다. 여성들의 요통이 반드시 기질적 원인으로만 오는 것이 아니라는 증명이다. 분가해 사는 아이들이 손자들을 데려오면 허리아픔을 자주 호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질적 산부인과적 요통은 원인이 명백하면 치료하기 쉬우나 대부분 정형외과적 원인이 겹쳐있고 정신적 허무감도 한 몫 하므로 주위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정신적으로 울고 싶을 때 울지 못하면 육체가 대신 울어주는 것(Somatization)이 갱년기 요통의 주원인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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