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연기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와중에서 침묵을 지키던 북한이 드디어 미국과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포문을 열고 있다.


 



아주 상식적인 수준의 예측이 또 다시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한미합동 군사훈련인 UFG(을지프리덤가디언)를 기회로 북한은 포문을 다시 열고 있다.


 



정권의 생존전략인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과장하여 국민들을 단속하는 상투적인 수법(premise of threat)의 재현이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8일자로 “미국은 우리를 테러지원국명단에서 삭제하기로 한 공약을 이행 기일이 지난 오늘까지 지키지 않고 있다. 한미정상의 인권거론은 6자회담에 인위적 난관을 조장하고, 지난해 6자회담 10.3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려는 미국의 고의적 행위다. 미국이 떠드는 인권문제는 회담을 지연시키거나 파탄시킬 때 나오는 상투적 수법이다.” 등의 논조로 또 다시 미국과 줄다리기에 줄어갔다.


 



북한이 해야 할 기본적인 의무인 투명한 북 핵 체제검증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뒤로 미루고 ‘생트집 잡기’로 시간을 버는 북한의 치고 빠지는 전략이 예상한 바대로 또 등장한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이제 민족적인 감정을 접고 냉정하게 북한의 이러한 행태를 분석해야 한다.


 



힘겨운 6자회담국들의 인내를 기반으로 한발 짝 앞으로 이동하는 와중에 갑자기 찬 물을 뿌리는 북한의 상투적인 수법은 미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키고 시간을 벌겠다는 아주 저급한 외교적 책략(策略)인 것이다.


 



미국도, 우리 정부도 북한이 영변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세계를 향한 전시용 전위예술을 펼치는 시점에도 이러한 북한의 태도를 얼마든지 예견하고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현장을 지켜볼 수가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북한의 급변하는 태도에 대해서 그 동안 미국이나 우리정부는 대개 그럭저럭 북한의 태도를 이해하는 척 얼버무리고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어설픈 행보(行步)를 해 왔다는 점이다.


 



아마 이 번에도 북한은 북한의 핵 검증에 대한 문제를 놓고 일 년 이상의 줄다리기로 시간을 벌 것이란 사전포석에 따라서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검증체제 확립’을 그리 쉽게 내 놓을 수가 없는 처지인 것이다.


 



우리 정부도 이 문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이런 식으로 우리가 언제까지 북한에 끌려 다니느냐는 문제이다.


 



북한을 지원하는 문제는 한반도의 특수여건을 감안하여 우리가 다소 양보할 구석이 있어 보여도 이 핵 폐기절차를 완벽하게 검증하는 문제는 어설프게 넘길 문제가 더더욱 아니지 않는가?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과 시간을 벌기위한 북한의 이러한 생트집이 언제까지 국제사회에서 통용될지 우리기 지켜만 보아야 한다는 현실이 서글프기도 하다.


 



국가원수의 강인한 리더십과 결단이 있으면 우리가 미국을 설득하고 한미공조를 강화하여 북한의 이러한 상투적인 수법에 제동을 걸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한미양국의 대응을 지켜보기로 한다.


 



오는 11월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 미국을 상대로 북한이 미국이 원하는 것을 그리 쉽게 줄 것이 아니기에 우리 정부도 나름의 확고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지금도 북한은 6자회담에서 최대한 시간을 많이 확보하고 테러지원국 목록으로부터 하루빨리 벗어나는 단기 목표를 설정하고 부수적인 경제적 지원을 확보하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검증수준은 최대한 엷게 하겠다는 전략으로, 이 처럼 침묵을 깬 상투적인 강경논평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북한의 핵 제거에 대한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현실적인 판단을 할 시점이 된 것이다.


 


(박태우 博士의 푸른정치연구소, hanbatfor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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