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보다 국정으로 사는 마음

서경보다 국정으로 사는 마음
광화문의 만추(晩秋)

수색을 돌아
신촌을 지날 즈음
광화문(光化門) 상공의 하늘은 싸늘하다
사람들의 눈길도 싸늘하고
가로수의 낙 옆이 측은하다
한 해 두 해 지나며
담 가지로 느끼는 사연들이
인왕산(仁王山)을 끼고
경복궁(景福宮)으로 넘어 올 땐
그대로 남아 있질 않고
보국안민(輔國安民)을 말하는 사연으로 간다
누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니지만
남들이 깨닫지 못한다고 불평도 하지만
누군가는 공동체의 문제를 보다듬어야 하기에
수신제가(修身齊家)의 서열에 오르지도 못한
우리들이 이렇게
밤으로 낮으로
가을의 서경을 논하기에 앞서
나라의 국정을 논하는 것이 아닌가
아무래도 올 해의 광화문의 만추(晩秋)는
더 춥게만 느껴지는
민심(民心) 속에서 얼고 얼어서
빠른 겨울을 재촉하고 있나 보다

2005-10-30
박태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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