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의 대미인식이 변화되어야

현 정권의 대미인식이 변화되어야
외교부의 본질을 비켜가는 대미(對美)외교전략
한미관계악화의 근본원인을 다시 알아 보아야

외교부는 우리 정부의 대미(對美)외교가 부정적인 흐름에 직면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정책기조를 미국에 홍보하기 위해서 미국의 전문홍보회사와 계약을 체결하여 그 동안 주미 한국대사관이 담당하던 대미홍보를 이같이 보완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외교부의 홍보방식 전환 이유 중에는 “미 의회, 재계, 학계, 언론계 등 여론 주도층 및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우리정부의 외교안보정책과 대미외교 기조에 대한 이해 제고 및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는 구실 좋은 설명이 있다.

현(現) 정부 출범 이후 한미동맹관계가 악화되고 있다는 담당부서의 역설적인 인정이기도 한 것이다.

“미국사회내의 여론주도층에서 일고 있는 반한(反韓)감정을 희석시키겠다”는 나라에 대한 충정(忠情)을 이해는 하나, 외교부장관이 갖고 있는 현실적인 인식의 한계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서글프기도 하다.

미국 조야내의 악의적이고 극단적인 기고 및 발언이 행해지는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 것인가?

정부의 정책의지가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것 같아서 적절한 대책이기는 하지만, 이는 문제의 본질에 대한 언급이 없이 마치 남의 탓으로 오늘의 불행한 한미관계를 돌리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외교부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필자는 외교부가 권력층의 취향과 눈치를 과도하게 보는 부서라는 생각을 해 보지만, 현(現) 정권의 근본적인 속성이 보여주고 있는 한미동맹의 현실적 중요성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결여를 탓하지 않고 미국 내에서 우리 정부가 하는 부족한 홍보외교활동을 보완하는 차원의 진단은 ‘수박 표피핥기’ 이상(以上)도 이하(以下)도 아니다.

정부가 아무리 나팔을 불면서 “정부의 외교안보정책과 한.미관계관련 미(美) 여론의 전반적 흐름을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는 논리를 과장해서 나라의 예산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동(同) 문제의 본질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없이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기에, 딱한 마음으로 펜을 들고 외교부가 말하지 못하는 본질적인 문제를 다시 한번 짚어 본다.

오늘날 한미관계가 이처럼 어려운 지경에 온 근본적인 이유가 현(現) 권력층의 국제정치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는, 협소한 정파의 이득을 지향하는 노선이 빚어내고 있는, 반미(反美)성향의 자주화를 빙자한 한미동맹이탈 조짐에서 찾아져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三尺童子)도 다 아는 사실이 아닌가?

미국이 다 옳다고 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미래의 부국강병(富國强兵)을 위한 현실적인 분석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에 필요한 예산 12억원을 승인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한 외교부의 충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제는 나라가 외교안보적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다는 진실한 고백을 장관이 대통령에게 직접 전하고,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 및 우리나라의 경제지표가 한미동맹의 그늘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작금의 현실을 용기를 갖고 설득하기 바란다.

알면서 실천하지 않는 권력층이라면 더 큰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 다음에 국회는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쓸 수 있는 예산 승인을 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외교부장관이 권력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면서 한미관계 본질의 훼손의 근본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솔직하게 이야기 해서 구렁이 담 넘듯이 눈치 보며 비켜가는 자세에서 과감히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외교부가 이야기 하는 한미관계 악화방지책은 미국에 대한 편견이 파생시키고 있는 반미(反美)흐름의 부정적 파고를 수정할 수 있도록 권력자에게 호소하는 외교부의 거침없는 고언(苦言)과 행동에서 찾아져야 할 것이다.
2005-11-01 박태우 시사평론가(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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