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밑이 어두운 점을 직시해야

등잔밑이 어두운 점을 직시해야
한나라당이 위선자(僞善者)라면 열우당은 국정파탄자
등잔 밑이 어둡다는 진리(眞理)를 되 새겨야

최근에 소위 여권의 두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정동영, 김근태 씨가 나름의 전략으로 여권의 대통령후보가 되는 행보를 시작하고 있다.

‘한 사람은 세종대왕의 리더십을 배운다면서 한 강좌를 계속 참석하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야당의 위선성(僞善性)을 부각시키면서 나름대로 자신의 선명성을 내세우고 있다’는 한 언론의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한 사람은 “세종은 실용적 관점에서 폭넓게 의견을 수렴해 조정하는 설득과 통합의 리더십을 가졌지만, 결론을 내리면 불같이 추진하는 리더십을 보였다” 견해표출로 자신의 통합적 리더십 능력배양을 강조하고 있다.

필자 같은 사람이 아무리 살펴보아도, 통일외교안보부처의 수장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의장으로서 보여준 대북문제 및 국가안보에 대한 정동영씨의 처신은 한반도상황에 대한 객관적이고 균형잡힌 시각의 결여는 물론 안보문제에서도 급격하고 과도한 민족공조논리 선교사 역할을 자처하면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행보로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조장해온 장본인이기에 통합적 리더십과는 매우 거리가 먼 인물(人物)이란 생각이 든다.

김근태씨는 한나라당을 역사의 배신자, 위선자라고 맹공을 가하면서 한나라당이 시대정신를 못 읽고 역사를 배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감세를 주장하면서 빈곤층을 도와주겠다는 한나라당의 위선적 태도를 지적하면서 야당의 역할을 폄하 하고 있다.

필자가 국회에 근무하던 시절, 근거리에서 김근태씨의 이념노선과는 별개로항상 성실한 정치인의 자세와 겸손함에 대해 늘 후한 평(評)을 해온 필자였지만 “한나라당이 가난한 사람들과 노인을 돕자고 하면서 법인세나 소득세 등 세금을 깍 자고 만 한다”는 인식의 타당성을 필자가 일부분 수용하면서도 열우당의 문제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로 비판을 피하고 있는 여당 중진 정치인의 비겁한 이중성(二重性)도 보고 있음이다.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수권능력을 갖춘 대안정당으로 거듭나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필자를 비롯한 여러 인사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관료조직의 경직성을 연상할 정도의 비능률과 비효율의 매너리즘에서 아직도 허덕이고 있는 모습을 보니 김장관의 지적이 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한나라당은 하루빨리 웰빙(well-being) 및 이지고잉(easy-going)으로 상징되는 보신과 이기적 지역할거주의를 벗어날 수 있는 국민의 정당이 되길 바란다.

그렇다고 국정파탄의 더 큰 책임이 현(現) 집권당에 있음을 알아야 하는 김장관의 한나라당 비판은 매우 설득력이 결여되어 보인다.

이 보다 열 배 아니 이십 배 더 중요한 것이 현 집권세력의 무능과 독단이라는 사실을 깨우치지 못하고 뉘우치지 못하는 차기 대권 후보군 이라면, 일찌감치 나라를 경영하겠다는 과욕을 버리고 그 동안에 현 집권세력이 국민들에게 준 실정으로 인해서 파생된 고통과 실망감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로 사과하고 대통령에게 죽을 각오로 국정의 파탄에 대한 상소를 올리는 것이 우선순위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정장관이 본인 스스로 이야기 한 실용주의에 기반한 통합적 리더십을 실천하는 정치인이라면, 현(現) 정부가 이상적 관념주의 및 폐쇄적 민족노선, 그리고 아무런 실익이 없는 감정적 반미(反美)에 기댄 정책노선을 과감히 버리고 진정한 실용주의에 기댄 국민통합적 리더십을 보여주고 실천하는 길 만이 이 국정파탄과 민생파탄을 극복하는 첩경이라는 것을 정권 핵심부의 인사들에게 설파하고 정책의 전환을 주문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정장관은 세종대왕의 실용적 리더십과 통합적 리더십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현 정권의 문제에 대한 냉철한 학습을 통하여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 첫 번 째 할 일이, 생생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현 대통령을 비난하는 국민들의 원성을 진솔한 상소문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전하는 것이란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한나라당의 ‘위선성 및 역사배신성’보다 더 급한 진단은 여권의 잠재적 대권 후보군으로써 깊이 있게 민생경제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국정의 파탄을 인정하고 겸손한 대(對)국민사과를 수반한 실용주의 노선으로 회귀하는 국정운영에 관한 발상의 대전환이란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역사는 항상 자신들의 허물은 덮으면서 남의 허물만을 크게 부각시키는 민심(民心)과는 거리가 먼 거짓 여론으로 국민들을 속여온 위정세력들에게 칼날 같은 정신으로 대질책의 기회를 만들어 왔음에 유의하기만 바랄 뿐이다.
2005-11-27 박태우 時事評論家(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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