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열린우리당 김홍섭 정책연구재단 준비위원회 사무처장

[인터뷰]열린우리당 김홍섭 정책연구재단 준비위원회 사무처장
17대 국회가 국민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각 당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연구소 때문이다.

지난 3월 정치개혁의 하나로 정당법과 정치자금법이 개정되면서 국가보조금을 받는 정당은 중앙당에 별도 법인으로 정책연구소를 설치·운영해야 하며, 보조금 총액의 30%를 정책연구소에 사용해야 한다.

지난 5월 독일 현지 연구재단을 방문하는 등 다른 당에 비해 발빠르게 연구재단 설립을 준비중인 열린우리당 정책연구재단준비위원회는 이달안에 정책연구재단설립 준비위원회 출범시킨 후 오는 9월 법인등록을 할 예정이다.

재단 설립을 위해 최선두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준비위원회 김홍섭 사무처장을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만났다.

-당초 7월 재단 출범 일정보다 늦어지고 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P2R@▲연구재단설립준비위원회 위원장을 중앙위원회에서 인준해야 하는데 약간 늦어졌다. 9월 이전에 법인 등록후 재단 출범하는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현재 열린우리당은 준비위원장으로은 박명광 의원을 내정했다.)

-준비위원은 누구로 몇 명정도 구성되나.

▲30명 내외로 원내외 다양한 인사로 구성할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에도 정당 부설 연구소가 있는데 열린우리당 연구재단은 어느 나라와 가깝나.

▲외국의 경우 정당 산하에 연구소를 두는 곳은 독일, 미국 등이 있다. 영국이나 프랑스 등도 있지만 별도 연구소 재단이기보다는 당내 연구파트로 움직이고 있다. 독일은 연구재단들이 국고보조로 움직이고 규모도 크다. 재정은 국고 보조가 90% 전후로 돼 있고 나머지는 연구수익사업으로 채운다.
미국의 연구소들은 기부금이나 독지가의 출연 등으로 운영이 되고 나머지는 국가가 발주한 수익사업이나 개별 수익사업으로 충당한다든지 출판사업 등으로 수익을 얻는 구조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독일식 모델을 인용했다고 보면 된다.

-독일 연구재단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
▲ 내용적으로 보면 독일은 과거 나찌즘을 경험한 후 민주시민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독일은 정책연구재단들이 시민 교육 사업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재단으로서 사민당 에베르트 재단은 전국 각 도시에 백수십개 지부를 두고 별도 교육시설 공간을 가지고 있다. 또 세계 60개국 150개 도시에 지국을 두고 독일로 초청해 독일민주교육 등을 받게 하기도 한다. 에베르트 재단의 예산은 1500억정도 된다.
반면에 정책연구사업 출판사업 비중은 낮다.

-당이 준비하고 있는 연구재단도 교육사업에 비중을 높일 계획인가.
▲우선은 씽크탱크 기능에 비중을 둘 수 밖에 없다. 당원이나 국민들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시설이 있어야 하고 자금력이 형성돼야 하는데 아직은 넉넉지 못하다. 씽크탱크에 주력하다 시설과 인력을 확보하면서 교육기관으로 발전시키려 한다.

-당내 정책위와는 어떤 관계가 되나.

▲정책위는 말 그대로 당의 기본 정책을 수립한다. 여당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정부와 당정협의를 하고 주요한 정책사항에 대해 입법 활동을 지원하며 단기 현안을 해결하고 정책을 입법하는데 주력한다.
연구재단은 중장기 국가운영 프로젝트, 정책 아젠다를 연구하고 더 나아가 총선 대선 공약 준비하고 중장기적 정책에 주력할 계획이다.

-재단의 연구과제들은 세분화 되었나.

▲준비위원회가 정식 발족돼서 연구분야 선정도 하고 구체적인 연구과제도 선정해야 하는데 아직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체적으로 정치, 외교 국방, 통일, 경제, 복지, 문화 등 큰 틀로 나눠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회 상임위같이 분과별로 만들어야 하지 않나 라는 얘기도 있는데 중장기 정책을 연구하고 직접 연구보다는 연구 메니지먼트를 한다면 세분해서 나누는 것은 필요 없지 않을까 한다.

@P1L@-연구 메니지먼트는 무슨 뜻인가.
▲연구재단내 상임연구원은 운영자금이 부족해서 10명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 이 인원들이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 과제를 기획하고 교수나 전문가 풀(Pool)을 형성하거나 필요하면 대학이나 연구소에 과제를 줘서 관리하게 된다. 이것을 통틀어 메니지먼트라고 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내 의원들을 보면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고 또 총선이 끝난 후 당의 이념 논쟁도 있었는데, 독일이나 미국과 같이 연구재단이 당에게 이데올로기 제공을 해줄 수 있을까.

▲우리당은 민노당 측에서 보면 보수정다이고 한나라당에서 보면 진보정당이다. 보는 측면에 따라 이념은 각양각색이다. 우리당이 지금까지 주로 내세웠던 구호는 ´새로운 정치로 잘사는 나라를 만들자´ ´역구도 탈피하고 국민통합으로 낡은 정치 청산하자´ ´분배와 성장을 조화시키자´ 등의 용어들로 나열됐다. 일단은 이러한 당 취지에 동의하는 전제하에 국가 전체가 나아갈 방향이나 한국사회의 현 좌표 등을 감안해서 전문가를 동원해서 운영할 것이다.

-연구재단의 대부분 자금이 국고보조금에 의존하기 때문에 선거 등에 영향을 받을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의석수, 득표율을 감안해 국고보조금이 나오니까 다음 선거에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소선거구제에서는 1, 2당으로 자리잡으면 큰 변동은 없을 것이다.

-정부 여당의 연구재단으로서 예산이 부족할 것 같은데 다른 방식의 수익구조도 고민하고 있나.
▲ 많이 부족하다. 아직 초기여서 큰 고민을 하지는 않지만 모색을 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