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추기경의 눈물의 의미

김 추기경의 눈물의 의미
왜 우리는 진실(眞實)의 소중함을 외면하나?
큰 어른의 충고(忠告)도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

오늘 아침 한 일간지의 일면에는 지난 16일에 있었던, 황우석 교수 사태를 이야기하다 가슴아파하며 눈물을 흘리는 김수환 추기경의 사진이 상단에 크게 실렸다.

김 추기경께서는 비록 종교인이지만 너무나 한심하고 답답하게 돌아가는 정국현안에 대해 거짓이 없이 오직 진실(眞實)의 눈으로 이 사회를 향해서 매서운 충고를 하곤 하였다.

특히나, 현 정부의 독선(獨善)에 가득 찬 실정에 대한, 거침없고 겸손한 외침은 우리 사회내의 양식 있는 사람들에게 큰 깨우침을 주고도 남았지만, 정작 이러한 충고를 뼈아프게 되새겨서 들어야 하는 현재의 집권세력은 이러한 진실의 충고를 외면하고 오히려 폄하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러 왔다.

필자가 지금 글을 쓰는 이 시각, 황 교수의 논문이 조작이라고 결론을 서울대학교의 자체조사위원회가 내린 상황에서 그 잘잘못을 누구에게 묻고 우리사회의 건강성에 대한 자문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참으로 암담한 실정이다.

지난 16일 오전에 평화방송.평화신문과의 성탄특집 인터뷰에서 “황 교수에 대한 보도를 보고서 큰 충격을 받았으며 한국 사람이 세계 앞에 고개를 들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다. 이 번 사태를 황 교수 논문에 국한시켜 생각하지 말자. 우리 모두의 문제다. 우직하고 정직하게 살자. 그 것이 바로 치유책이고 수습책이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한다.

우리 모두 자숙하는 마음으로 평생을 부끄럼 없이 인류의 양심과 성서의 말씀대로 살아온 성직자의 고뇌와 독백을 되새기며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오죽하면 성직자가 나서서 현실의 정치문제에 대해서 몇 번이고 고뇌에 찬 무언의 소리를 해야만 했었겠는가?

최근 우리 사회 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또 다시 강한 반대를 했다는 인터뷰기사는 현 정부가 깊이 새겨들어야 하는 대목이란 생각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사학비리는 척결 되어야 하지만 소수의 비리를 다수의 문제로 비화시켜서는 안 된다. 그 많은 사립학교 중 2%가 비리에 관련되어 있다고 해서 그것을 사회전체의 문제인양 밀어 붙여서는 안 된다. 사학전체가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나서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왜 전체목소리를 외면하고 법안을 통과시켰는지,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견해를 남겼다 한다.

구구절절(句句節節)이 옳은 말이 아닌가?

우리 사회가 이렇게 갈등과 혼돈(混沌)의 회오리바람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어려운 시련기를 맞아 외교안보적으로, 국내정치경제적으로 계속 문제를 가져가는 것은 우리 모두가 문제에 다 관련이 되어 있다는 증거이다.

집권세력의 책임과 역할이 제일 큰 것을 인정하고 겸허하게 자신들의 잘못을 고백하는 용기와 더불어서 국민 한분 한분의 큰 깨달음까지 다 합해 질 때만이 이러한 총체적 위기를 극복(克復)할 수가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오직 진실 된 삶을 살아온 김 추기경이 황우석 사태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고개 숙인 채 3분정도 눈물 흘리며 침묵했다는 사실을 우리가 간과하거나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기에, 필자와 같은 범부도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이다.

지난 번 김 추기경의 애국충정(愛國忠情)을 폄하하는 발언을 한 집권당의 일부 핵심세력들이 다시 한 번 국민 앞에 참회의 눈물을 보인, 김 추기경의 순수한 영혼에서 나오는 진실의 외침이 강하게 전달되길 바란다. 추기경의 눈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내우외환(內憂外患)의 한반도상황을 국민들과 더불어서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2005.12.22 박태우 한국민주태평양연맹 사무총장(대만국립정치대 객좌교수, 국제정치)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