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공법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풀어줘야

정공법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풀어줘야
뒤 늦게 서야 정신차린 야당대표
자본가가 모두 악(惡)은 아닐 진데

오늘 오후 국회 앞을 지나는데 항상 그랬던 것처럼 국회 앞 대로변 가장자리에는 데모 대 들이 자리를 잡고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사람이 만들어 가는 세상이 공평(公平)보다는 불공평(不公平)이 더 많다는 생각에 ‘오죽하면 이 추운 겨울에 길거리에서 저렇게 투쟁을 하면서 자신들의 어려움을 호소를 할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접점이 잘 보이지 않은 요구사항들에 정부의 어려움도 보곤 하였다.

오늘 은 국회 앞에서 하루 일정을 끝내고 택시를 타고 가다가 아주 섬뜩한 외침을 들을 수 있었다. 비 정규직 근로자들의 데모로 여겨지는 군중들 사이에서 사회를 보는 노동운동가의 구호가 가슴에 그대로 꽃 쳤다.

계속적으로 외쳐대는 구호 “ 자본가 X새끼, X 새끼” 가 여의도 상공에 메아리 치고 있었다.

자본주의를 하는 대한민국에 악덕자본가가 있다면 분명 좋은 자본가들도 같이 있을 터인데, ‘무슨 적개심으로 저렇게 자본가들에게 증오와 편가름의 욕설을 퍼 부을까’ 하는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 우리사회가 이렇게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구나?

이 상처와 아픔을 어떻게 치료한단 말인가?

반문 아닌 반문으로 극으로 치달아 가고 있는 사회계층간의 대결양상을 보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 제1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서 내일 노 대통령이 ‘개정 사학법을 공포할 경우에는 반노(反盧)투쟁을 강력하게 전개한다는 결정을 하였다 한다.

사회계층간의 균열조짐 현상은 여지없이 정치권에서도 한치의 양보가 없이 기차의 레일처럼 평행선을 달리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투쟁정국을 보고 있는 것이다.

27일 대구에서 열린 한나라당 집회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나라가 망하는데 이를 막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냐?, 내가 걸림돌이 된다면 차라리 나를 정권이 끝날 때까지 구속하라”는 일성으로 대정부 공세의 고삐를 높이 쳐들었다.

오랜만에 국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달래주는 정공법의 정치가 아닐 수 없다.

비(非)정규직 근로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생각하면 이 들의 데모를 잘 이해하다가도 상식을 벗어난 과격한 언행들을 접하면 그들이 벌이는 행위의 정당성의 많은 부분들이 퇴색하는 안타까움도 보게 되는 것이다.

누구의 잘못이 더 큰가는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가려지겠지만, 우리가 굳건히 서 있는 이 현실의 열악한 조건들을 무조건적으로 부정하는 과격한 현실인식이 가져오고 있는 증오와 반항 일변도의 투쟁노선도 문제해결에 얼마나 기여할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이 ‘개정 사학법’을 두고 투쟁하고 있는 모습은 국민들의 정서를 대부분 반영하는 옳은 선택이란 생각이며, 이러한 국민들의 목소리가 생생히 들리는 와중에서도 내일 정부가 사학법을 공포하는 일정을 강행한다면, 앞으로 정국파탄의 책임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대통령이 많이 져야 할 것이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무엇이 그리 급해서 이리 급하게 ‘사학법’ 처리를 강행하는 것인지 여당에게 묻지 않을 수 없으며, 자본주의를 하는 대한민국의 자본가를 다 악(惡)으로 규정하는 구호가 갖고 있는 이분법적 위험성이 이성과 합리성을 담은 정책을 생산 하는 데에 아무런 도움을 줄 수가 없을 것이란 우려를 해 본다.
2005.12.28 박태우(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국제정치학박사)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