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자식들을 때리는 시위대

우리들의 자식들을 때리는 시위대
아무리 사회문제가 커도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순 없어
너와 나의 문제를 겸허하게 성찰하는 지혜가 필요

필자가 여의도에 머무른 시간이 많은 날엔 길가에 상주하고 있는 시위대들이 과격한 구호와 원한에 찬 데모가들 들을 수가 있다.

그 동안 우리사회의 기득권세력들이 자신들의 몸짓을 불리고 있는 동안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해 온 이들의 아픔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한 사회가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사회정의차원에서 보상하고 정도(正道)로 이끄는 것은 민주국가의 당연한 도리이기도 하다.

시위문화의 건전한 발전도 민주주의의 척도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필자는 요즈음 한국농민시위대의 홍콩 원정 시위나, 과격한 시위용품의 사용으로 전경들에게 폭력적인 공포감을 주는 행위가 일반화된 것에 대해서는 우리사회내의 깊은 성찰(省察)을 요하는 단계가 된 것이란 생각이 든다.

오죽하면, 전경의 부모들이 나서서 자식들이 국가의 신성한 병역의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시위대들의 부분별한 폭력사태를 걱정하게 되었는가?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80년대 초반, 군부독재의 시퍼런 칼날을 몸소 느끼고 저항하는 대학문화의 한 복판에서, 과격한 시위는 일종의 민주화를 위한 몸부림으로 숭고하게 여겨지던 적도 있었으니, 지금 20여년의 시간이 지난 문민정부 하에서 사회갈등의 조정이 과격한 시위로서 모든 것이 이룩될 수 있다는 편견(偏見)도 문제라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그들에게 얼마나 큰 아픔과 답답함이 있으면 이렇게 까지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정부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국민의 귀와 눈에 직접 고소하는 지경에 왔는지를 통탄해 보지만, 순수한 목적의 노동운동이나 사회정의운동이 일정부분 특정정치세력과 연계되어서 정치구호로 연결되는 현장을 보는 국민들은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국회 앞 도로에서 데모 가를 부르며 시위를 하는 시위대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 펴져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의 눈과 귀가 데모가로 얼룩지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이 가야 할 목표가 분명해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사회적 약자를 챙기는 노력이 더 강화되고 이를 정책적으로 받침 하는 정부의 성의가 더 커져야 하지만, 형평성을 벗어난 주장이나 구호는 자칫 사회의 계층 간 위화감만 더 키우고 합리적인 정책의 틀을 통해서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이성마저도 마비시킬 수 있는 위험성(危險性)이 있음도 알아야 할 것이다.

민주정치의 본질에 대한 우리 국민모두의 객관적인 성찰(省察)이 더 요구되어지는 이 시점에 정부의 건강하고 객관적인 처방과 처신은 사회 각 세력들의 의견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생산 할 수도 있지만, 특정한 이념성에 기대어 자신들의 정치철학에 큰 무게를 두고 한국사회에서 과거에 대체로 기득권세력으로 각인되었던 보수층의 도덕적 와해를 겨냥한 정책조정이나 단기적 처방은 자칫 더 큰 국민적 분열을 가져올 수가 있는 것이다.

최근에 불거진 사학법 개정안(案)의 국회강행처리나 과거사위, 의문사진상규명위의 활동들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오늘날 우리들의 누리고 있는 이 자유와 경제적 풍요로움이 이념성에 기댄 논리적 역사조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한다는 근거는 그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가슴에 손을 앉고 우리들의 모습을 각자의 위치에서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음이다.
2006.1.13 박태우(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국제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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