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푸른 물결(1)

희망의 푸른 물결(1)
병술년 새해 아침이 밝아 온다. 우리 모두는 이 시간만큼 걱정을 지우고 희망을 노래했으리라. 정녕 지나간 해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2005년 우리를 괴롭혔던 우울함도 이제 우리 곁을 떠나도록 하자.

오직 희망으로 새해 새 아침을 맞을 일이다.

하지만 2006년은 우리에게 지난 해 보다 더 큰 시련을 안겨줄지 모른다. 먼저 정치 상황을 내다보자. 5월 말 지방선거가 있다. 기초자치단체장까지 정당공천을 배제하자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런데 영남, 호남의 지역패권을 배경으로 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하루 밤 사이에 기초의회의원까지도 정당공천을 받도록 선거법을 개악(改惡)했다.

이제 지방선거는 기초에서 광역까지 모든 정당들이 운명을 건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는 중앙정치에 더욱 예속되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 일찍이 민심을 잃고 지역기반까지 상실될 위기에 몰린 집권당이 어떤 무리수를 둘지 알 수 없다.

지방선거뿐만이 아니다. 노 정권은 앞으로도 임기가 2년이나 남았다. 그러나 이미 중심을 잃고 추진력도 떨어졌다. 잘나갈 때의 2년은 짧지만, 힘겨울 때의 2년은 너무나 길다. 집권세력 안에서 볼썽사나운 일들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게 되어 있다. 이것들이 우리 사회를 어둡게 만들 것이다.

민생경제를 보자. 국민들의 생활이 따뜻해지려면 일자리와 소득이 늘어나고 소비가 활발해져야 한다. 그래야 장사도 잘 되고 민심도 훈훈해진다. 그러나 그럴 전망이 밝지 못하다. 오히려 중산층이 더 무너지고 빈부 격차가 커지면서 사회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통합이 가장 고통스런 과제로 떠오를지 모른다. 그 통합력을 노 정권에게서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분열과 갈등이 지배하는 사회는 선동정치, 즉 포퓰리즘의 온상이 된다. 지금까지는 좌파 포퓰리스트들이 설쳐댔지만, 이제 우파 포퓰리스트들까지 등장할지 모른다. 이 또한 우리 국민이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될 도전일 것이다.

한반도정세로 가 보자. 역시 북핵문제가 관건이다. 나는 지난 해 9월 노 정권이 북경의 4차 6자회담을 마치면서 마치 북핵문제가 다 타결된 것처럼 떠들 때 그 허구성을 지적한 바 있다. 불행하게도 나의 분석이 적중하였다. 11월 열린다던 5차 회담은 해를 넘겨도 소식이 없고, 미국은 평양을 달러화를 위조하는 범죄정권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른 문제도 아니고 핵문제를 해결하는 장면에서 도대체 민족공조가 무슨 말인가. 이 해괴한 논리에 휘말려 노 정권은 대한민국을 고립시켜 놓았다. 동맹인 미국의 신뢰도, 일본, 중국, 러시아의 공조나 협력을 이끌어 낼 힘도 잃어버렸다. 이제 범죄정권으로 몰며 강수로 나아갈 미국과 이에 맞서 벼랑 끝 전술로 버틸 평양 사이에서 우리만 속수무책으로 그 충격을 견뎌야 할 판이다.

이렇게 2006년 새 해는 어려운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 도전에 대한 응전은 우리 의 몫이다. 위대한 역사는 슬기로운 응전으로 큰 도전을 극복할 때 만들어진다.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슴에 희망을 채우고 목표를 세워 땀을 흘린다면, 그 에너지로 극복하지 못할 도전은 없을 것이다. 이 국민적 에너지로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여야 할 것 없이 지역 패권정치의 기득권에 집착하는 세력을 심판해야 한다. 그래야만 나라에 헌신하고 국민에 봉사하는 희망의 정치가 태동할 수 있다. 그래야만 이 땅에서 선동정치의 싹을 자르고 건강한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다.

나는 새로운 당을 만들고 있다. 낡고 병든 우리 정치를 치유하기 위하여 새로운 정치세력의 형성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당을 만들어 5월 지방 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나는 믿는다. 신당이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한 반드시 승리할 것을.

벌써 새 해 첫 날이 저물어 간다. 모처럼 문을 열고 찾아 온 사람들에게 떡국을 대접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역시 희망이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키우는 것이 우리 민족의 저력이라는 것을 다시 실감하는 하루였다.

희망! 2006년, 병술년 새 해, 오직 희망을 키우는 한 해가 되기를!

2006. 1. 1

이 인 제

이인제 기자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