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중소 규모의 기업 일지라도 중국에 공장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정도로 중국 진출은 일반화 되어 있다. 한국에서의 인건비 상승, 인력부족현상, 새로운 시장의 필요, 노사분규, 동종업체의 중국진출영향 등으로 중국 진출은 앞으로 더욱 심화 될 전망이다. 그런데 중국에 진출하려 해도 크게 성공 했다는 이야기 보다 실패 사례가 더욱 많아 망설이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실패의 적지 않은 부분이 우리의 CEO들이 해외에 진출 할만한 자질이 부족한 상태에서 투자를 감행함으로써 생겨난 것들이다. 중국 진출을 결심 하기 전에 최고경영자는 몇 가지 중국진출에 대한 기본적 자질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첫째, CEO에 의한 명확한 목표의 설정과 비젼의 제시가 선행 되어야 한다.

동종업체가 중국으로 나가기 때문에 동반하여 나가야겠다는 결심이 아니라 CEO가 나서서 중국 진출에 대한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전사적 협력을 모을 수 없고 어려움이 닥쳐도 극복하지 못한다. 그리고 복잡하고 다양한 구호적 선언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비젼을 중국사업에 참여하는 직원들에게 제시 하여야 한다. 명확한 목표와 비젼이 제시되면 머뭇거리던 사람들도 따라오게 마련이다. 사전 목표나 비젼의 제시 없이 발령장 하나만으로 어느 날 중국으로 건너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런 인사는 현지적응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고 성공하기 어렵다.


둘째, CEO는 현지 파견 직원에게 전권을 주어야 한다.
대다수의 한국기업들은 파견된 직원의 회사에서의 직급에 기준하여 작은 일도 본사의 승인과 결재를 득하고 업무를 처리 하게 한다. 중국현지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순간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경우 한국의 결재경로를 따라 결재를 받고 업무를 처리하려면 이미 실기(失機) 한 뒤가 된다.

또한 한국의 이런 저런 보고서와 실적 독촉에 시달리다 보면 점점 의기소침해지고 실적을 높이기 위하여 외상매출을 늘리거나 애매한 허위보고를 일삼다가 결국은 문책을 당하고 만다. 최고경영자는 중국에 파견하는 직원은 직급에 상관없이 강인한 승부근성과 책임감과 도덕적 품성을 가진 활동적이고 건강한 체력을 소유한 사람을 파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믿고 파견하는 것만큼 현지기업의 경영관리는 전권을 위임하는 것이 좋다. 현지에 파견된 인사가 전권을 가지고 현지 경영을 하게 되면 현지직원들도 파워맨의 위력 하에 꼬리를 내리고 얕보지 않고 잘 따른다.

의사결정이 빠르기 때문에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경쟁업체보다 훨씬 유리한 입지에 서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은 전세계의 프로들이 경쟁하는 격전장이다. 이곳에서 전권을 위임 받고 약 3년만 생존 하는 현지파견 직원은 이미 글로벌 경영자의 자질을 몸에 익히게 된다. 그리고 최고경영자와의 Hot –Line 을 구축하여 수시로 연결하여 격려해 주고 만사를 제쳐두고, 현지책임자가 자문을 구하면 우선적으로 결정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회사 내부에는 중국현지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먼저 들어주도록 엄명해 놓을 필요가 있다. 그 일만 분명히 해 놓아도 한국 본사와의 갈등은 피할 수 있고 파견자는 쓸데없는 걱정거리 없이 현지 일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셋째, 조급하게 성과를 기대하지 말라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국제적 경영능력을 갖춘 다국적 기업들도 중국에서 적지 않은 고전을 하는 현실을 알아야 한다. 중국 진출의 90% 이상이 한국의 중견 혹은 중소기업 그리고 갓 탄생한 IT기업들이다. 경영자원이 열악한 이런 규모의 기업들이 짧은 기간 내에 성공의 소식을 전해온다는 것은 대단히 기대하기 어렵다. 최고경영자들은 조급하게 현지기업이 놀라운 성과를 이룰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 차근차근 사업계획대로 목표를 달성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한다. 중국에서의 사업은 강태공의 그것처럼 기다리고 대비하는 기업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준다. 절대로 조급한 마음을 가지지 말자.


넷째, 중국을 배우고 사랑하자.

금년 8월이면 수교14주년을 맞이한다. 수교 후 한중과의 교류는 봇물처럼 터져 이제 하루도 뉴스에서 중국 이야기를 듣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자기가 투자한 나라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면 그것 또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한국에 앉았어도 중국 TV를 시청 할 수 있고 중국관련 서적도 도처에서 쉽게 구해 볼 수 있다. 많은 자료를 접해보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 한다. 재미있는 것은 중국에 관한 공부를 하다 보면 덩달아 인격수양이 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을 배우는 가운데 인격을 닦을 수 있다면 일거 양득이 아닐 수 없다.

무엇을 하던 간에 우리는 자기가 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사랑해야 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 고금을 막론하고 자기가 하는 일을 미워하면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자기의 사업이 있는 곳 중국! 그곳을 무한한 애정을 갖고 사랑해야 한다. 사랑하는 대상이 몇 번의 실망을 안기더라도 사랑이 있으면 고난을 무난히 극복하여 사랑의 결실을 거두게 된다. 중국사업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중국에 대한 옳지 못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는 멀리하고 좋은 것과 긍정적인 것을 항상 대하면서 애정을 가질 필요가 있다. 부정적인 사고로는 중국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최고경영자가 항상 중국에 애정을 가진다는 것은 회사 내부에서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그런 마음이 전 직원에게 전염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조평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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