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위한 변신이 되어야

나라를 위한 변신이 되어야
장관내정자 청문회의 속내는
겸손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원하는 국민을 보아야

장관임용자의 청문회 정국이 국민들의 입에서 회자되고 있다.

상식과 관례를 벗어나는 노 대통령의 고위공직자 인사스타일에 많은 의문점을 갖고 있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이 번에 진행중인 청문회는 그만큼 많은 소문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청문회 대상자들 중에서도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에 대한 야당의원들의 송곳 질문과 이를 방어하는 내정자의 논리가 우스꽝스럽게 국민들이 뇌리에 스친다.

류 내정자는 필자의 기억으로 지난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4년전 등원 첫날 잘못된 통념을 깬다는 주장으로 통상 의원들이 관례로 입어온 정장차림을 거부하고 면바지에 노타이 형의 티셔츠에 콤비를 걸치고 운동화를 신은 모습으로 의원당선자의 신분으로 기사화된 순간이 생각난다.

엊그제 행한 내정자 청문회에서는 처녀출전하던 초선의원 시절과는 정반대의 격식과 예의를 갖춘 중후한 분장과 정장차림으로 자신의 방어전에 나선 것이다.

참으로 대단한 변신이다.

어떠한 가치관의 변화로 이러한 대변혁이 일어났는지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하다.

필자는 류시민 내정자와는 과거에 아파트에서 문을 맞대고 2년여를 살아온 이웃이었기에 더욱더 유의원의 언행(言行)에 더 큰 관심 있는지 모르겠다.

그토록 짧은 시간에 정치적으로 고속성장을 하는 모습에서 부럽기고 하고 한편으론 한국정치의 기형적인 모습을 연상하곤 했다.

하지만, 공인(公人)으로서 평소에 주장을 해 온 자신의 가치관의 변화가 무엇인지 궁금한 국민들은, 왜 유내정자가 이 번엔 자신의 평소 주장이었던 형식적인 권위주의 타파를 주장하지 못하고 보수적인 사회의 관례적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는지 궁금 할 것이다.

아니꼽지만 장관이 되기위해 고대 중국의 한신이 처한 처세술처럼 잠시 가라쟁이속을 통과하는 변신을 한 것인가?

지난 2000년 4.15 총선 때, 기독교인들을 아편쟁이처럼 비유한 유 내정자의 발언이 필자의 가슴을 매우 아프게 한 기억이 다 사라지기 전에 장관내정자로서 야당의원들의 통과의례를 겸손하게 치고 나가는 그의 처세술에 필자 나름의 많은 생각을 갖는다.

이런 저런 복잡한 사연과 차이에도 불구하고 나는 유 내정자가 시종일관(始終一貫) 당당하게 일부 국민들의 비난을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 개혁가로 자처하듯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정치철학과 소신에 충실하다는 소시민들의 외침을 과거의 이웃으로서 들어 보고픈 일말의 마음도 있음이다.
2006.2.9 박태우(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국제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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